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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강해설교연구원 원문보기 글쓴이: 샬 롬
아가서 서론 (아 1:1)
1 솔로몬의 아가라
오늘은 아가서 강해 서론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아가서 강해 해보시거나 들어보셨어요? 못 들어보셨다면 오늘 들어보게 됩니다. 제가 ‘아가서 강해 바인더’를 한국교회를 위해서 출판한 지가 햇수로 올해가 21년째입니다. 아가서 연구에 평생을 기울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 중 10년은 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아가서에 몰두했습니다.
그런데 아가서는 누구나 함부로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유대인들의 전통에 30세 이상의 어른에게만 읽도록 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부부간의 애정을 다루었고, 나아가 부부의 성 문제까지도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아가서의 배경입니다.
이 배경을 모르고 한국교회가 아가서를 거룩한 책으로 본 것은 좋지만, 너무나 거룩한 책으로만 보고 솔로몬과 술람미의 사랑은 인정하지만 더 깊은 내용까지도 그 배경으로 담고 있다는 것은 알지도 못하고, 그런 내용을 말하면 공격부터 하기 때문에 강해하기 가장 주저했던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어려웠던 것은 참고할 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뒤져도 아가서를 주석한 학자들이 많지 않고 주석했어도 충실하게 주석해 놓은 책이 없고, 아가서를 전문적으로 강해한 책도 없었습니다. 요한계시록은 맞든 틀리든 너도나도 강해해 보겠다고 대들기라도 했지만 아가서는 누가 대들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야로 매달려 약 10년간, 배경 연구만 해도 성서대백과사전이 너덜너덜 떨어질 만큼 그렇게 공부하면서 아가서 강해를 펴내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380p가 되는 대작을 완성하게 해 주셨고, 한국의 유명한 분들이 추천해 주셨습니다. 하이패밀리 대표이신 송길원 목사님, 총신대 교수요 칼빈대학교 총장이신 김의환 박사님, 목양교회 이광복 목사님이 추천해 주셨고,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님께서 격려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설교가 아니고 강의에 가까워 좀 딱딱할지 모르겠습니다. 사모하는 마음이 없이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모하는 마음이 있으면 가장 흥미로운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서론이니까 하다가 끝나겠지만 ‘아가서가 무엇이다.’라는 내용만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제 강해로 들어가 오늘 본문을 읽어보겠습니다. “1 솔로몬의 아가라 2 내게 입맞추기를 원하니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나음이로구나 3 네 기름이 향기로워 아름답고 네 이름이 쏟은 향기름 같으므로 처녀들이 너를 사랑하는구나”
1절에 “솔로몬의 아가라” 이 말씀이 아가서의 제목입니다. 아가(雅歌)란 히브리어로 (םירישׁה רישׁ 쉬르 하쉬림)으로 ‘노래 중의 노래’(The song of songs)를 의미합니다. 노래 중의 노래니까 솔로몬이 지은 일천다섯 개의 노래 중에서 가장 뛰어난 노래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가장 뛰어난 노래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가서가 가장 뛰어난 이유는?
1. 성령의 감동으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이 일천다섯 개의 노래를 지었고, 그가 쓴 다른 책도 그가 하나님이 주신 지혜의 은사로 썼다는 점에서 영감이 없지 않겠지만 그중에 성경이 된 것은 잠언과 아가서 뿐입니다. 아가서에는 하나님이나 교회나 율법 등 종교적인 명칭들이 한 마디도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번도 구약교회에서 정경 목록에서 빠져 본 적이 없었고 논란된 적도 없었습니다. 이는 아가서를 단순한 연애시로만 보지 않고 예표론적인 의미 즉 신랑이신 하나님과 신부인 이스라엘의 사랑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신약으로 말하면 신랑되신 그리스도와 신부된 교회의 사랑입니다.
2. 전무후무한 지혜자의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왕상3:12에 “내가 네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너의 전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너의 후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 했습니다. 그가 지혜로웠던 것은 지식의 풍성함만이 아니라 솔로몬이 지혜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가장 많이 계시했기 때문입니다.
3. 사랑을 가장 많이 한 체험자의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의 다른 이름이 있지요. 삼하12:25을 보면 ‘여디디아’(הידידי 여디디아), ‘여호와의 사랑을 입은 자’의 뜻입니다(삼하12:25). 여러 면에서 솔로몬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많이 체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왕상3:13). 그리고 이성에 대한 사랑도 솔로몬을 따를 자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는 신약의 사도 요한과 함께 사랑의 기록자로 최적격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가장 우월한 주제인 사랑을 주제로 했기 때문입니다. 고전13:13에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일방적인 하나님의 사랑만을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아가서에서는 그 사랑과 아울러 성도들이 하나님을 향하는 사랑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나아갈 최고의 지도서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아가서를 더 훌륭하게 써보고자 합니다.
아가서의 문학적 형태를 보면 아름다운 한 편의 오페라(opera) 즉 가극입니다. 그러므로 음악적인 요소는 물론이고 시적인 요소인 대사, 연극적인 요소인 극화, 등장인물, 미술적인 요소인 배경 등의 오페라가 갖는 모든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등장 인물들에 있어서 주연은 역시 솔로몬과 술람미이고 엑스트라(extra)로는 합창단, 예루살렘여자들, 목자, 백성들, 왕후와 비빈들, 예루살렘 거민들, 술람미의 고향 사람들과 친구들, 솔로몬의 친구들, 축하객들, 신하들, 술람미의 오라버니들, 왕태후, 이스라엘의 육십 용사들, 행순자와 파수자, 기타로 되어 있습니다.
아가서의 줄거리에는 몇 가지의 학설이 있습니다.
먼저 자유주의 학설로 3인 주역극이 있는데 여기에는 약 2가지로 나눕니다. 3인 주역극 A는 (아가서를 술람미와 목자 간의 사랑으로 보고, 여기서 솔로몬은 미혹자)로 보는 설입니다. 혹은 3인 주역극 B가 있는데 (아가서를 솔로몬과 술람미의 사랑으로 보고, 술람미가 옛 애인인 목자를 그리워 함)으로 보는 설입니다. 언제 들어볼 시간이 없을 테니까 오늘은 시간을 들여서라도 이 설들을 한번 소개해 볼께요.
1. 자유주의 학자들이 본 3인 주역극 A부터 줄거리를 소개해 볼께요. ‘영화를 한없이 누린 대왕 솔로몬이 아름다운 동녀 술람미에게 반하여 사랑의 야심을 태우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 여자를 납치하여 예루살렘 궁전으로 데리고 와서 그 모든 권세와 지혜를 다 보이고 그녀의 마음을 빼앗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한다. 그러나 이미 고향 전원의 목자에게 혼인을 맹세한 술람미를 궁중의 영예도 행복도 권력도 왕의 찬탄과 아부와 추종과 감언으로도 그 마음을 돌려놓지 못한다. 끝까지 승리한 술람미는 사랑하는 목자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다. 거기서 애인들은 손에 손을 잡고 순결한 사랑과 그 어떤 것으로도 살 수 없는 사랑의 절대성을 노래하며 막이 내린다.’
재미있습니까? 남의 사랑을 훔쳐보는 재미 말입니다. 이 설은 아가서란 술람미와 목자간의 사랑으로 본 3인 주역설은 솔로몬에게 정조를 지킨 술람미의 사랑을 노래함입니다. 얼마나 그럴듯합니까?
2. 이제 3인 주역극 B을 소개합니다. ‘술람미가 삶의 터전에서 자연적으로 사귀게 된 첫 애인인 목동을 사랑하지만 두 번째로 나타난 솔로몬과 혼인의 약속을 맺고 왕궁생활을 시작한다. 그렇지만 술람미는 소시부터 동락하였던 목동을 잊지 못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목자를 찾지만 결국 만나지 못한다. 그래서 다시 눈물을 머금고 왕궁으로 돌아와 솔로몬과 결혼하게 된다.’
3. 전통적인 학설이 있습니다. 솔로몬과 술람미의 사랑으로 보는 2인 주역극입니다. 내용을 소개할 때 잘 들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스토리를 잊지 않아야 아가서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빠들의 핍박과 강제에 의해 포도원지기로 일하던 술람미는 몸과 마음이 늘 찌들어 있었다. 이즈음 자신의 유업을 돌보기 위해 다가온 목자 차림의 솔로몬은 술람미의 처지를 이해하고 온갖 배려를 다 한다. 이러한 목자의 호의를 받은 술람미는 흠모의 정을 갖게 된다. 그리고 목자에 대한 사모의 정은 날로 더하여 그가 자기에게 나타나 입맞춰주기를 날마다 사모한다.
결국 술람미는 목자를 찾아 나서 그 마음을 사로잡아 혼인을 약속 받고 두 사람의 사랑은 무르익어 간다. 그러나 시골 처녀로서 그리고 검게 탄 얼굴의 소유자인 술람미가 솔로몬의 배우자가 되는 데는 많은 장애가 뒤따른다. 그러나 시간은 지나고 왕궁의 인식도 변하고 환경도 바뀌어 두 사람은 온 국민의 환호 속에 혼인을 한다.
술람미의 신혼과 왕궁생활에는 많은 갈등과 고통이 따르지만 술람미는 이내 극복하고 왕후 중에서 가장 뛰어난 왕후로 촉망의 대상이 된다. 그리하여 술람미는 왕의 사랑은 물론 비빈들의 부러움과 온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아가서의 절정은 술람미의 고향에서 이루어진다. 즉 왕과 함께 금의환향, 왕자의 출산, 그리고 오늘이 있도록 애쓴 오빠들의 숨은 공로가 나타나면서 그녀의 오해는 풀려 감격으로 변하고, 정든 친구들이 몰려와 그녀의 왕궁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행복의 분위기는 절정에 오른다. 이제 두 사람은 사랑하는 백성들을 돌보기 위해 한 몸 한 마음 한 소망의 동역자가 되어 이스라엘의 동리를 향해 달려가다가 막이 내린다.’
재미있으시죠? 저는 이 세 가지의 희곡적 개관 중에 2인 주역설인 전통적인 개관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본서의 문맥과 구속사적인 흐름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목자와의 사랑인 3인 주역설 A를 택할 경우 저자요 그리스도의 예표인 솔로몬이 악역인 사단의 상징이 되고, 술람미의 사랑만 부각되고 그리고 점진적인 아가서의 흐름과 부합하지 않는 모순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혹은 3인 주역설 B에 대해서도 비판할 것이 많지만, 문맥의 흐름에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설대로 하면 정조를 잃은 술람미의 모습이 되고 맙니다. 이 설은 성도가 옛 애인인 세상의 그리움을 떨쳐버리고 결국 그리스도에게 마음을 두게 된다는 성화의 과정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실제로 본서는 그게 아니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사모함에서부터 출발하고 있습니다. 즉 아가서는 두 남자 사이에 방황하는 갈등의 노래가 아니라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사랑의 노래입니다.
아가서를 이해하려면 내용 분해도 잘해야 하고, 누구의 말인지 구분도 잘해야 하고, 연구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그걸 모르고 찬송가 가사를 만든다든지 그래서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2:1의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 어찌 이 말씀이 솔로몬의 말이겠습니까?
아가서에서 “내 사랑아” 내 사랑이라고 부를 때는 솔로몬의 말입니다. 반면 “나의 사랑하는 자”는 술람미의 말입니다. 아가서 본문이 화자를 분명히 구분해 주고 있는데 번역 성경들을 보면 뒤죽박죽입니다. 이것만 확실히 구분할 줄 알아도 아가서를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자들의 내용 분해를 30가지 이상 비교했는데 몇 가지만 소개하면 아가서가 대략 어떤 내용인지 감을 잡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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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처럼 아가서는 주님과의 사랑이요 깊은 영적 체험으로 안내합니다. 카나다의 리젠트 칼리지 교수인 유진 피터슨은 “아가서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기도의 비유이며 기도의 백미이다.” 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말씀과 기도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임재를 경험하기 위하여 자라가는 성도의 사랑입니다. 앞으로 아가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시고 가정의 화목은 물론, 주님이 온전히 함께하시는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