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3년 11월 28일 화요일
오늘은 '빈'이의 마지막 수업날이다. 아쉽게도 편지쓰기를 하지 못하고 책을 읽었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다. 센터이 막내인 '빈'이는 수업 시작전부터 싱글벙글이다. 퇴소하게 되어 너무 좋다고 붕붕 떠다닌다. 나이가 좀 있는 아이들은 퇴소때가 다가오면 더 고민이 많아진다.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어린 아이들은 퇴소가 마냥 좋다. '빈'이는 퇴소함에도 불구하고 글을 아주 정성껏 썼다. 책도 다 읽고 수업도 열심히 한다. 나가서도 연지 아이들과 똑같은 책을 읽고 글을 써서 보내겠다고 큰 소리 뻥뻥이다. 정말 그렇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은 한 명 한 명 다 물어보았다. 책을 다 읽었는가? 얼마만큼 읽었는가? 놀랍게도 완독한 아이는 3명... 나머지는 거의 읽지 않고 글을 썼다. 죄송하다고 하지만 죄송하지 않은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동화책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활자가 그렇게 부담스러우면 동화책부터 읽고 글쓰기로 했다. 이번에도 안되면 나의 능력이 부족한 줄 알고 선생님을 바꾸겠다고 하니 좀 심각해 보인다.
이 와중에 '아'와 '민'이 그럼에도 글 솜씨가 늘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다. 아이들도 어렵겠지? 같이 힘내보자고 화팅을 외쳤다. 잘해보자! 이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