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 노을
박 혜숙(부산)
노을꽃이 번지다가 흩어지는 하단
일웅도 강변에 앉아 굽은 손길로
빈 종이컵 만지작 거린다
산 넘는 반쪽 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이마 받쳐 들고
돌아서라고 시간을 흥정한다
벚꽃나무 아래 산책 나온 그림자도
시간 껍질 줍느라 잰그름이다
넘어가는 해를 누가 매달 수 있나
으스름 걷어내려 발굽치 드는 을숙도
버스도 길 문장 따라 지나가고
웅크린 현대미술관도 우두커니
흔들리는 건 꽃만이 아니다
숨 멈춘 채 침 삼키는 저문 무렵에
노을 넘어가는 눈길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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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시
을숙도 노을
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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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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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운글 감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