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의 이 말씀은 하나님의 본성을 알려주는 중요한 말씀이다. 그분이 지혜, 명철 그리고 조언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즉 그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물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흔히 우리는 이것을 제1원인이라 한다. 우리가 존재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 말 그리고 모든 행동에 이르기까지 그분의 작용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심각한 의문에 부딪히게 된다. 모든 것이 그분의 작용이라면 우리가 어떻게 살더라도 우리에게 책임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해서는 안 된다고 이성이 알려주는 것을 범했을 때,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진정으로 자기에게 유익한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즉, 이성이 명한 대로 행동하지 않았을 때에 그 행동과 동시에 책임(벌)을 질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이 죄의식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생각과 활동은 하나님의 작용이지만, 동시에 그에 따르는 책임도 하느님의 작용인 것이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자연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이성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려고 하지만 이성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서 가장 유익한 길을 선택할 수 없어, 충동적 감정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다. 창세기에 나오는 선악과의 교훈은 바로 이점이다. 인간이 자기 이성으로 충분히 선악을 판단할 수 없으므로 오늘 잠언의 본문과 같이 지혜, 분별력, 조언을 하나님께 의존할 때만 선악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선악이란, 유익한 것과 해악이 되는 것을 일컫는다. 여호와를 거스린 아담과 하와는 지혜와 분별력 그리고 조언을 '주'로부터 구할 것을 포기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제한된 이성과 충동적 감정(passion)에 따라 자기 방식대로의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이라도 우리의 이성을 따라 살면서 주 하나님의 방식을 앙망한다면, 반드시 생명의 나무는 다시 복원될 것이다. 물론 여기서 생명의 나무는 상징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