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조기’‘들깨’‘되살아나다’는 뜻이 있는 蘇에 ‘魚’가 쓰이게 된 까닭은?
불교의 진리를 알기 위해서는 달마대사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禪을 통하여 알아내듯이 漢字工夫를 하다 보면 어떤 글자에 그 글자를 구성하고 있는 字素가 왜 쓰이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고 窮究 끝에 모두는 아니더라도 한자를 만들었던 분들의 의도를 살짝 맛볼 수만 있다면 공부하는 재미가 있게 되고 그것을 생활에 이용하는 지혜도 생기게 되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깨어나다’ ‘소생하다’ ‘되살아나다’의 뜻을 가진 한자로서 소리가 같고 뜻이 같으며 글자 모양만 다른 한자는 ‘甦’ ‘穌’ ‘蘇’가 있다.
甦(소)는 글자체만 보더라도 다시(更:갱) 살아나다(生:생)의 合字이므로 ‘소생한다’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穌(소)는 물고기 어(魚)와 벼 화(禾)의 合으로 우선 이 글자의 부수가 무얼까? 하는 의문부터 생기게 된다. 字典을 보면 禾가 部首이고 魚가 聲部가 되는 形聲字로 어떤 사람은 ‘볏짚을 모으는 갈쿠리를 나타내는 글자’라 하기도 하고 ‘쓰러졌던 사람이 곡식과 물고기를 먹고 살아났다’ 것으로 풀이하기도 하며 제사와 관련지어 ‘제사상에 올려진 물고기와 곡식’ 이라고 하면서 돌아가신 분이 이 제사 행위에 의하여 자손들의 머릿속에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에 쓰여진 물고기 魚의 의미는 같은 뜻을 지닌 蘇와 관련이 있으므로 뒤에 알아보기로 하고 魚가 소리를 나타내는 聲部라면 왜 발음이 ‘어’ 나 ‘서’가 아닌 ‘소’일까? 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魚의 訓音은 ‘물고기 어’가 있지만 吾와도 같은 ‘나 오’도 있다. 그래서 ‘오’라는 발음에서 ‘ ㅇ ’이 ‘ ㅅ ’으로 바뀌어 ‘소’가 된 것이다.
蘇(소)는 ‘차조기 소’ ‘들깨 소’ ‘되살아날 소’ ‘깨어날 소’ .......등 여러 가지의 뜻이 있는데 ‘차조기’와 ‘되살아난다’는 의미가 대표적인 의미이며 들깨는 荏(들깨 임)이라는 한자가 따로 있지만 紫蘇 또는 白蘇라는 별칭도 있다. 차조기와 들깨는 다 같이 꿀풀과에 속한 1년생 풀로서 별칭으로 같은 紫蘇를 쓰기도 한다. 그 씨앗이나 잎, 줄기의 모양이 같은데 다만 원산지가 차조기는 중국이고 들깨는 동남아시아이며 잎의 색깔이 차조기는 앞뒷면이 모두 紫色을 띠고 있고 씨앗이 깨에 비하여 작으며 단단하다는 점이 다르다.
蘇에 대한 풀이는 알기 쉽게 ‘못 먹어서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은 야채(艹)와 물고기(魚)와 곡식(禾)을 먹으면 소생한다’ 하여 ‘깨어날 소’ ‘소생할 소’라고 풀이하기도 하지만 蘇가 차조기와 들깨를 나타내는 글자임을 고려해 본다면 字素마다 하나 하나 그 의미를 부여해 보아야 한다. ‘艹’ (풀 초)는 식물임을 나타내고 禾 (벼 화)는 곡식의 일종임을 나타낸다. 그런데 魚는 무슨 의미일까? 앞에서 穌를 설명할 때 어떤 사람은 ‘짚을 모으는 갈쿠리’의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라고 했지만 갈쿠리의 모양보다는 차조기의 쓰임을 보면 왜 魚를 쓰게 되었는 지를 알 수 있다.
약초를 다루는 책에 차조기는 해열, 진통, 이뇨, 몽정 등의 약으로 쓰며 특히 생선 및 게, 육류 등을 먹고 中毒되었을 때 그 잎으로 즙(汁)을 내 마시거나 生食 혹은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되어 있다. 즉 생선이나 게, 육류 등의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 이 차조기 잎을 먹으면 되살아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충남 금산 지방에는 각종 물고기를 넣어 끓인 어죽(魚粥)이 유명한데 이 어죽에 차조기 잎이나 씨를 갈아 넣어 끓이고 있으며 고급 생선회 집에서는 생선회에 차조기 잎을 싸서 먹으라고 내어 놓는다. 이것이 바로 ‘차조기’나 ‘되살아난다’는 의미를 지닌 蘇에 물고기 魚가 들어간 이유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차조기와 물고기와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따라서 차조기를 구할 수 없다면 그 대용으로 들깨를 게나 어류의 매운탕 요리를 하실 때 넣어 끓이는 지혜를 발휘하시라! 또한 추어탕, 보신탕을 드실 때 차조기나 들깨를 많이 넣어 드시고 횟집이나 고기집에서 고기를 드실 때에도 차조기 잎이나 깻 잎을 싸서 드신다면 음식으로 인한 피해가 덜 하리라 생각된다.
참고로 기독교에서 聖子인 예수를 한자로는 耶蘇라 하는데 여기에 되살아날 소(蘇)를 쓴 것은 예수의 부활을 감안한 것이라는 것도 알아두면 좋을 것이며 ‘깨어나다’의 ‘깨’가 들깨의 ‘깨’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면 牽强附會일까?
The Lark In The Clear Air - Daniel Kobialka
첫댓글 이곡님! 사진과 글을 복사해서 올리실때에 글을 쓰는 큰 박스 오른쪽 왼쪽 위쪽 화살표를 클릭하셔서 '에디터'인가를 확인하고그림,글,음악을복사해서 올리시면 복사하신대로 올라가고,'텍스트'에 올리시면 글씨만 올라가며, 'HTML'로 올리실때는 소스를 복사하셔서 올리셔야합니다. 설명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파아란님 수고 하셨어요^^ 역시 수고하는 파아란님^^ 차조기가 전 차조를 말하나 하고 갸웃했는데 저 보라색 잎사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