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떡 하니 명보형의 이름을 불렀지만. 사실 나를 가장 바른 자세로 만드는 사람이 바로 우리 짱 명보형이다.
나의 장난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는 다른 형들은 대회가 끝나기 얼마 전 내게 익살스러운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며칠만 참는다-!"
그러나 명보형은 예외다.
형은 우선 말이 별로 없다.
그러나 또한 형은 굳이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게 바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온 국민을 팬으로 두고 있는 명보형의 카리스마다.
사담 하나. 언젠가 우리 어머니와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근데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누구야?"
"홍명보."
"정말? 내가 아니구?"
"녀석... 명보가 왜 좋으냐면, 거... 명보는 동생들한테 잘 해주잖아.
항상 한가운데서 딱... 어?! 살림을 죄다 하잖아. 엄만 홍명보가 참좋아."
이미 예선전에서 피파랭킹 5위의 포르투갈은 미국에 어이없이 깨진 뒤였다.
6월 10일, 미국전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당시 국민들의 반미 감정은 사실 우리 선수들 사이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경기 전날, 명보형은 우리들 앞에서 색다른 제안을 했다.
그 제안은 새삼스레 말하지 않아도 다들 짐작하는 대로다.
미국전의 골 세레머니는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올림픽에서의 억울한 쇼트트랙을 재연해 보자는 것.
(이 같은 제안에 대해서 말들이 무성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그 제안의 최초 주인공은 바로 다름아니 명보형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시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씻어버리고 국민들에게 힘을 주자는 형 나름의 의미가 담긴 제안이었다.
-후략-
-앞내용 생략-
경기에서 이긴 날은 보통 승리감에 취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그럴 때면 나는 호텔 방에 혼자 누워 그날 있었던 경기의 중계방송을 보곤 한다.
나는 우리의 승리를 깨끗하게 마무리 하고 두 손을 치켜들며 환하게 웃던 명보형을 호텔방의 티브이에서 보았다.
언제나 과묵하기만 한 형의 그런 웃음을 언제 또 보았을까.
→ 앞 내용은 자축연때 신나게 뛰놀았는데, 사실을 다들 지쳐서 그럴 힘도 없었다는 내용입니다.
좋아하는 사람 유형?
착한 사람. 그런데 이건 굉장히 포괄적이다.
예컨데 영표형도 착하고 남일이 형도 착하다. 기현이도 착하고 천수도 착하다.
또 명보형도 착하고 상철이 형도 착하다.
나는 스타일에 상관없이 자신보다도 남을 먼저 생각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착한 사람'이 좋다.
그 같은 배려는 사람들의 개성에 따라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나는 남을 이용하려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이 싫다.
사실 이 책은 송종국 선수의 포토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입니다.
그래서 다른 책들에 비해 송종국 선수의 생각과 느낌들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올린 이천수 선수의 책에 비해 명보님의 이야기가 적습니다.
그래도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올립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송종국 선수의 이미지.
깔끔하고, 센스있고, 착한 사람.
읽으면서 저는 그런 것들을 느꼈습니다.
읽고난 후에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했구요.
이천수 선수의 책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두 책을 비교하자면, 두 선수의 스타일이 책 속에 많이 묻어난다는 점 입니다.
확실히 느껴지는 차이지만, 그걸로 누가 더 어떻다고 평가 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각자의 개성이라 생각하면 편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