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당한 두 번째의 3대1 패배였다. 하지만 어제 벌어진 가나와의 시합은 월드컵 직전에 충격의 패배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다.
어제의 라인업을 보면 김진규와 이호, 단 두 명의 선수만이 6월 4일 경기에 선발로 나섰던 선수들이었다. 한국 선수들을 알아보는데 문제를 겪었던 것은 가나 선수들뿐 만이 아니었다. 서울 월드컵 스타디움에 모였던 팬들 또한 한국 선수들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거라 생각된다. 박주성, 오장은, 이종민, 염기훈과 같은 선수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름들이다.
한국 언론이 베어벡 감독에게 잔인한 태도를 취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실험적인 팀을 구성해서 젊은 선수들에게 강 팀과 상대할 기회를 줘야 하는 일은 오랫동안 미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러한 일을 한 적이 없었다. 그의 임무는 히딩크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월드컵이었다. 1983년 이전에 태어난 선수가 2명뿐인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를 시작한 베어벡 감독의 결정은 박수를 받아야지 비난 받아서는 안 된다. 교체로 스타플레이어들을 투입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젊은 선수들을 향한 신뢰를 보여주었다. 이는 2000년 11월에 열렸던 잉글랜드의 경기를 생각나게 했다. 잉글랜드는 유로 2000과 2002년 월드컵 예선의 첫 경기였던 독일 전에서 (구 웸블리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다) 매우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 경기를 직접 관전했었기에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다. 비가 내리던 경기였고 케빈 키건은 수비수인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를 미드필드에 투입했다. 잉글랜드의 플레이는 끔찍했고 결국 1대0으로 패하고 말았다.
이후 키건은 사임했고 스벤 고란 에릭손이 부임하기 전, 피터 테일러가 단 한 경기를 지휘하게 되었다. 토리노에서 열렸던 이탈리아와의 친선 경기였다. 경기 전 테일러는 결과에 상관하지 않을 것이며 노장들 보다는 젊은 선수들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베컴에게 주장을 맡겼고 리오 퍼디난드, 키어런 다이어, 가레스 배리, 세드 존슨을 스쿼드에 포함시켰다. 비록 잉글랜드가 1대0으로 패하기는 했지만 용기를 북돋아줬던 밤이었고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기도 했다.
어제 경기에서는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기억되어야만 한다. 아시안 컵이 가까이 다가왔다면 최강의 팀을 구성해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하겠지만 아시안 컵은 아직도 9달이나 남아있고 베어백에게는 그렇게 할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설기현, 이영표와 같은 선수들이 가나 전에 나서야 할 필요가 없다. 잉글랜드에서 뛰는 그들은 에시앙이나 아피아 같은 수준의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나와서 가나에 이기거나 비겼던들, 베어벡 감독이 무얼 배울 수 있었을까?
1주일 전, 박주성은 광주 상무에서 즐겁게 훈련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베어벡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고 현재는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박주성은 매우 긴장한 모습으로 경기를 시작했고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감독들은 타이완과 같이 쉬운 상대보다는 어려운 강 팀과 싸워나갈 때 선수에 대해 더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K리그에게도 좋은 일이다. 선수들은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이다. 몇몇 선수들은 그만한 기량을 갖고 있지 못할 수도 있지만 몇몇에게는 대표팀에서 뛸만한 능력이 있을 것이다. 이를 알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뿐이다.
커다란 점수차로 패하게 되면 선수들의 자신감을 무너뜨리게 될 수도 있기에 이는 좋은 실험과 동시에 도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3대1은 무던한 스코어였고 그다지 부끄러운 결과도 아니다.
가나가 이길만한 팀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한국보다 빠르고 강했으며 점프를 할 때면 계속해서 위로 치솟아 올라갔다. 그 어떤 아시아의 팀도 에시앙과 아피아 같은 미드필더들을 갖고 있지 못하다. 에시앙은 세계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며 첼시 동료인 람파드보다도 훨씬 나은 선수이다. 많은 사람들은 대표팀의 람파드가 첼시에서처럼 활약하지 못하는 이유를 에시앙의 도움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아직 21살 밖에 되지 않은 이호와 같은 선수에게는 대단히 좋은 경험이었다. 그는 에시앙과의 전투에서 꽤 잘해주었다. 또 다른 긍정요소는 몇 번의 선방을 보여준 김영광과 공격진영에서 열심히 뛰어준 정조국이었다.
차두리는 어제 뛰었던 선수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였다. 그러나 그는 수비수로서의 경험이 부족했으며 위치선정과 지각능력도 불안할 때가 있었다. 수비수는 항상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고 차두리는 이런 점을 보완해야만 한다. 상대방의 골 에어리어에서는 공을 잃더라도 커버할 시간이 주어지지만 자신의 골 에어리어에서는 위험한 상황을 맞게 된다.
가나 전은 내게 매우 흥미로운 경기였다. 어제의 실험으로 단 한 명의 대표급 선수라도 찾아낼 수 있었다면 이는 값어치 있는 시합이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중요한 수요일의 시리아 전에서는 많이 달라진 팀이 그라운드에 서게 될 것이다.
한 가지 더. 어제 경기장은 만원이 아니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킥오프 시간도 부분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경기는 일요일에 열리는데 왜 밤 10시에 끝나야만 하는 걸까? 밤 10시는 월요일 아침에 일터와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집으로 돌아가기 버거운 시간이다. 나는 시간 때문에 경기에 오지 않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 그들은 일요일 자정에 집에 돌아가기를 원치 않았다. 경기가 좀 더 일찍 열렸다면 관중수는 훨씬 많았을 것이다. 축구협회에 저녁 8시가 아닌 다른 시간에 경기를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
첫댓글 -_- 듀어든이 정리하니까 이해가 돼네~ 그리고 시간때문도 있지만 명절날이라서란 이유도~
우와...정말 듀어든씨 글은 항상 고개를 끄덕이게 해요. ^^ 정말 설득력있게 잘 쓴 글이예요.
확실히 이분이 칼럼은 잘쓴다는...
야구 다끝나고 축구보게 할라고 8시에 했겠찌..... 국대 경기시간 진짜 맘에 안들더라.....
경기 내용 짜증나긴 했지만... 이해해야겠네요.........
차두리 안습ㅜㅜ
나랑 생각이 똑같그먼 ㅋㅋ베어벡 만쉐
잘읽었어욤 듀어든씨
[지금 이 시점에서는 설기현, 이영표와 같은 선수들이 가나 전에 나서야 할 필요가 없다. 잉글랜드에서 뛰는 그들은 에시앙이나 아피아 같은 수준의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 완전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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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기자 또한 차두리 욕하는군 조아^^ 차범근때문에 차두리를 옹호하는 기자들 정말 불쌍하다. 차두리 솔직히 그게 축구선수인가?? 아무튼 역시 맘에들어요^^ ㅎ
^^^피파님 다른게시물에서도 차두리선수축구선수인가??이런식으로글쓰셧는데요. 차두리선수 수비수로보직변경해서아직은 많이 부족해보여도그렇지;;가나전한경기가지고 축구선수인가??그럼 당신은 대한민국축구를사랑하시는사람맞습니까?
저게 욕하는걸로 보이는가-_-
정말 공감가고 동의합니다 듀어든씨 ㅎㅎ
굿,..
듀어든씨 감사 ^^ 너무 조아
정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눈을 가진 분이군요... 이런분이 많을수록 한국축구가 발전할텐데... 다음, 네이버 찌질이들은 이런글 어려워서 읽지도 못하겠죠? 쩝...
이런글 올라오면 '너무 길어서 패스'하는 사람들 분명히 많을 것임 ㅋㅋㅋ
공감, 특히 차두리에 관한 부분은 경기중에도 계속 생각했습죠 ..
기자 뿐만 아니라 축협수뇌부 자체를 외국인으로 해야한다니까! 감독만 맨날 외국인쓰면 뭐해. 행정가들이 개판인걸
역시 완소 듀어든. 으아이에오
정말 좋은글.. 가끔씩 어처구니없는 글들을 쓸데도 있지만 이글은 완전 동감!!
늦은것도 늦은거지만 ... 학생들 시험기간이라... 운동장 찾아갈 여유가 없었음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