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살뜰하시네여..
저는 아이들보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면 제 눈이 더 반짝거린다는 것 아닙니까..한마디로 철딱서니가 없다는 얘기죠..
일주일전, 집안의 필요한 것이 있어서 느려 빼는 남편을 재촉해 마트를 갔었는데 간만에 일요일의 한가함을 낮잠으로 즐기고 있던 남편은 계속 투덜댔어요. 실은 집안 여기저기 전등들이 흐려터지거나 아님 아예 분위기 잡아라 하는 추세였기에 난 맘먹고 모두 교체해 볼 요량으로 신랑을 앞세웠던것입니다.
문제는,내 계산으로 넉넉히 잡은 예산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집을 나섰는데 남편또한 그러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볼 일만 보았으면 무슨 큰일이었겠는가..
그러니까 마트를 막 들어서는데 입구에 점점이 반짝이가 박힌것 처럼 장식해 놓은 트리가 눈에 뜨었다 이겁니다. 사실 난 트리에 유별났던것 같아요. 아이가 없을때부터 우리집 거실에는 12월부터 전등의 불빛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트리를 한번도 빠짐없이 장식해 놓았었거든요. 그러다가 2년전 지금 살던 집으로 이사하면서 그와중에 전등의 줄들이 꽈지면서 고칠 수가 없게 되자 차일피일 미루다 새로 장만하는데 게을렀어요.
그랬다가,그날 마트 입구에서 내 눈빛이 어떠했겠는가..
발을 떼지 못하고 주저주저하는 나를 남편은 볼일이나 보자며 막 떼밀었죠...나를 너무나도 잘 아는지라..
아무튼 서너가지 전등를 사서 막 계산을 하려다 난 잽싸게 '저기요 잠깐만요..물건좀 바꿔오면 안될까요??'남편의 커진 눈을 뒤로 한채 난 포부도 당당히 트리를 크기가 중정도 되는 것으로 가슴에 안고 계산대로 돌아왔다..해해 ..에고 속없어..뒤집기 한판승~~~~땡땡땡
카드도 제대로 챙기지 않아서 할 수없이 트리만 사가지고
돌아왔지..뭐~~
입을 꾹 다문채, 두손두발 다들었다는 눈빛의 남편..
치이~~그타고 이혼할꺼야 어쩔꺼야..흐흐 같이 살아야지 이뻐해주믄서 ....
그 날 일요일오후에 난 내내 행복했드랬지요 애들 보다 더~~마니..아니??애들은 잠깐만 좋아했어요.중1정도 되니 그보다 더흥미로운게 있나봐요. 지네들 방에서 잘 나오지도 않아요..다른집들도 그러나요?~~
난 거실 불을 꺼놓구서 차 한잔 마시며 하염없이 어린 시절의 즐거웠던 기억들을 깜박이는 불빛과 함께 실타래 끄집어 내듯 풀어내고 있었어요.얼마나 애틋했게요....
그 시절에는 아주아주 부자집 담벼락에서나 가끔 보거나 아님 교회에서나 감탄하듯 우러러 보듯 바라볼 뿐이었으니까요.그런것을 내것으로 하여 눈앞에서 보는 느낌..누가 부러워?
이번에 쓰고 나서는 조심해서 잘 간수했다가 님같이 또 내년에 쓸 요량입니다..해해 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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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즈막이 아침겸 점심을 먹고,
: 작년에 쓰고 넣어 두었던 트리상자를 꺼내어 손질하고
: 아이들과 크고 작은 은색리본과 파란색 방울로 예쁘게
: 장식을 하고 꼬마전구 점등을 하였지요.
: 날씨는 아직 크리스마스 트리와 어울리지 않을정도로
: 화창하지만 일년에 한번 오는 행사(?)기에 ,
: 그동안에도 항상 12월초에 트리를 꺼내놓고
: 다음해 1월말까지 우리집 거실에서 반짝거렸기에
: 아이들 성화에 그냥...
: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종교인은 아니지만
: 나 어릴적 무미건조하게 지내며 주변 친구들이 싼타클로스
: 선물받았다며 즐거워 하던 모습이 부러웠던 기억으로,
: 우리 애들에게는 어릴적의 엄마아빠와의 추억들을 만들어
: 주고싶어, 큰애가 태어나던 그해부터
: 작지만 크리스마스 트리를 준비했었거든요.
:
: 밀레니엄이라고 떠들썩 했던 올 해에
: 첨으로 컴퓨터를 만져보고,
: 이 카페에 내 자리도 굳히고,
: 무엇보다도 사이버상이긴 하지만 정말 좋은 선배,친구,
: 아우들이 생긴것이 가장 큰 소득인것 같아요.
: 여러분들 감사해요.
:
: 그리고 어제 두통이 심하다는 저의글에,
: 같이 염려해 주시고 여러가지 도움말씀 주신 카키님,
: 그림자님, 프리지아님, 백은미님, 그리고 멜주신 우스미님
: 모두모두 고마워요.
: 저 어제 약먹고 쉬었더니 오늘은 많이 좋아졌답니다.
: 어젠 완전 죽음이었죠,눈아프고 메시껍고, 어지럽고...
:
: 에그~~~~ 지금 두 딸들 욕조에 따듯한 물 받아놓고
: 놀고 있으라 하고 이 글 쓰는데, 막 불러대네요.
: 빨리와서 씻겨달라고..
: 이따가 밤에 다시 올께요.
: 밤에 차근차근 어제부터 못 읽은 님들 글도 읽어보고.
: 좋은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