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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첫사랑은..
있습니까..?아님.. 잊어버리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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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응 그래 어. 내가 내일 원고내고 연락할께, 응 끊어.."
'타탁'
컵라면과 과자봉지따위로 매워진 내주위를 둘러 볼 틈세없이 오늘도 타자를 친다.
"그래, 이 부분을 약간 로맨틱하게 수정하면 될 것 같기도 한데..."
전화기를 내려놓고나서 나도 모르게 전화기를 바라본다.
그래도 명색이 애인이라고 오늘 5년째만남을 지속적으로 챙겨주는 애인.
반면 널려있는 원고들과 함께 살고있어서 그런 만남을 횟수로 챙기지도 못하는 나.
어쩔땐 미안하고.. 어쩔땐 고맙고.. 내가 챙겨주지못해서 되려 내가 화가날 때도 많지만,
현재는 내가 그런 신경쓸 꺼리는 못 된다.
'RRRRRRRRR-'
"여보세요."
-전데요.
"(한숨)아 , 예 김PD님.."
-원고..
"거의 다 썼어요. 내일 중으로 낼 수 있으니깐 너무 걱정마세요."
-이번에 새로운 실장이 와서 말야, 자꾸 재촉을하네. 영희씨가 수고 좀 해줘.
"새로운 실장이요?전에 있던 박실장님은.."
-아, 그 분 미국지사로 발령나셨거든.ABC방송국으로 말야.
"아,, 네. 내일 갈 때 연락할께요. 그럼 이만 ."
-그래, 수고해.
'뚜뚜뚜'
새로운 실장인지 뭔지.. 그 놈은 대체 누굴까 하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남자친구에게 미안한 맘도 잠시 접어둔체 라면 한젓갈먹고 다시 타자기에 손을댄다.
이럴땐 한심하다. 30살이 넘은체 결혼을 재촉하시는 엄마, 나도 답답하다구요!
오늘도 방에 들어온 엄마의 한마디.
"차라리 원고지인지 그 놈이랑 결혼해 이년아!"
"아, 내가 알아서 한다니깐!"
"어이구 , 퍽도 알아서 하시겠네요 응?! 그러다가 최서방 놓치면 어쩔껴!"
"엄마!"
"으그으그, 결혼하고 살림하면서 글쓰면 좀 좋아?! 방봐라 아주 쾌쾌한 냄새에다가, 으그 이게 여자방이냐?! 남자방도 너방보단 덜하겠다!"
"아, 엄마!"
"시끄러! 너, 올해안으로 결혼 안 하기만 해봐!"
'쾅-'
"아씨. 복잡해죽겠구만 왜 남의 속을 긁어 긁긴?!"
* 다 음 날 *
퀭한 눈이긴 해도, 일단 새로운 실장과의 대면인데 좀 꾸미고 가야하지 않겠는가.
"(밝은)최서방 만나냐?"
"문 닫어!"
"아침먹어 이년아!"
"맨날 이년이래! 엄마는 어떻게 딸한테 그런 소리를 하냐?!"
"시끄러! 얼른 나와!"
'쾅-'
어느새 우리집의 미운오리새끼가, 아니 미운오리어른이 된 나. 이영희
인생 참.. 불쌍하다..
# 실장실
어? 이상하다. 왜 실장실엔 젊은 사람이 앉아 있을까? 젊어도 한 30대쯤은 ..
"내가 그렇게 젊어보입니까? 뭘 그렇게 보시죠?"
"(당황)아, 그..그게.."
일어서며 말하는 남자.
"저쪽으로 앉으시죠. 박PD님은 나가주시구요."
"아, 예."
나의 불안한 눈초리를 본건지..안본건지..그냥 굽신거리며 나가는 박PD..
이 사람 인생도 참...
"뭘 그렇게 뚫어져라 문을 보시죠?"
"아..그게.."
"할 줄 아는 말이 아..그게 그 말 밖에 할 줄 모릅니까?"
"아..그게.."
또 나왔다. 또 또.. 아 이 바보 맹추!
"전, 새로운 정석훈실장입니다."
"아, 전.."
"이영희씨라구요. 익히 들어 알고있습니다. 사내에서 글 잘 쓰기로 소문나셨다구요."
언제 그런 소문이 났지?
"(웃음)아..하하.."
"나 몰라요?"
"그게..무슨..."
"나.. 진짜 몰라요?"
이 남자 왜이래. 생뚱맞게
"모..모르는데요.."
갑자기 굳어진 남자.
내가 무섭다.
"(냉랭)나가보시죠."
"(당황)아..예.."
문을 나서는 나에게 던진 한 마디.
"영희야..결혼 했니..?"
# 카페
"그런 일이 있었어?"
"응. 좀 많이 이상한 남자같아서 그냥 재빨리 나왔어."
"그래? 근데, 그 사람 누군지 몰라?"
"응? 어.. 이름은 낯설지가 않은데..."
"(웃음)그나저나, 우리 부모님 뵈어야지. 니 원고끝나기를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미안..결혼해도 나때문에 고생 많겠다.."
"내가 잘 내조해주면 되지 뭐.(웃음)그나저나, 잠 못잤구나?"
내 다크서클을 본게로구나...
아씨.. 눈밑에 분을 좀 더 묻힐껄..
"아..그게.."
"(웃음)내가 집 데려다 줄테니깐, 집에가서 푹 자. 내가 안쓰러워서 못봐주겠다."
"어? 아니..안 그래도..."
날 잡아끌며 가는 태현이.
"앞으로 우리 볼 시간 많아지니깐, 오늘은 푹 쉬세요~오랜만에 어머니도 뵐겸. 가자!"
"어? 야. 야 태현아!"
최태현, 넌 무드는 잘 잡는데 말야.
그 니가 잡은 무드는 항상 니가 깨더라. 그 생뚱맞음으로 말야.
# 실장실
영희가 쓴 원고를 보며 내내 웃음을 짓는 석훈.
"(웃음)소문대로네.."
지갑에 있는 사진을 꺼내는 석훈.
어릴적 자신과 어느 여자아이다.
* 회 상 *
# 놀이터
어린 석훈과 영희, 사이좋게 흙장난을 한다.
"석훈이 너는 나중에 누구랑 결혼할꺼야?"
"음.. 나는 나중에 영희랑 결혼할꺼야!"
"정말?정말?"
"응! 내가 영희 평생 옆에서 지켜줄꺼야! 나쁜놈들 못오게!"
"(웃음)그럼 석훈이는 나의 왕자님이네?"
"영희는 나의 공주님!"
새끼손가락으로 약속을 하는 석훈과 영희
"우리 사랑 영원히! 하늘땅 별땅 약속!"
* 회상 끝 *
"우리 사랑 영원히..하늘땅 별땅 약속...잊은..거야..?"
# 영희 집
아주 대통령 대접이 따로없구만.
옆에서 입만 쩝쩝대는 내 불쌍한 동생 영훈이.
"(웃음)영훈이 너도 먹어."
"정말요? 아싸!"
젓가락을 들고 고기를 향해 직행하는 영훈의 손을 손으로 때리는 엄마.
"너 운동해서 고기 안 먹는다며! 드가서 잠이나 자그라!"
울상이된 영훈, 젓가락을 내려놓곤 궁시렁궁시렁 거리며 들어간다.
불쌍하다. 정말.. 아니 내 주위엔 왜이리 불쌍한 사람들이 많은거야?
"마, 최서방. 양가상견례는 언제쯤..."
"어머님께서 좋으실대로 날짜 잡아주세요(웃음)"
아주 입이 찢어지시구나 아주.
이때 날 툭치며 말하는 엄마.
"(귓속말)최서방 고기좀 뜯어주그라!"
"아씨.. 엄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는 태현이.
"영희야, 내가 고기 줄께. 자 아~"
당황한 나는 뻘쭘히 있었고.
억지로 입을 열게 한 우리 엄마는
"어여들 먹고 방에 드가라(웃음)"
"나 잘껀데. 잠깐 데려다 준거야."
"(웃음)최서방, 날도 많이 어두운데, 고마 자고 가그라."
"아닙니다. 어머님. 오늘 밤에 사건이 터져서 곧 가봐야 하거든요. 다음에 올땐, 자고 갈께요."
"그래, 마. 따뜻하게 입고! 알았제?"
"(웃음)예~"
뭐가 저리 좋은지 방긋방긋 웃으며 엄마가 뜯어준 고기를 열심히 먹어주는 태훈이.
어쩜.. 자식들보다 더 아끼네, 아껴.
'RRRRRRRR-'
"여보세요?"
-납니다.
"예?"
-정석훈이요.
"아.예.. 근데 어쩐일로.."
-잠깐 만났으면 하는데요. 댁 집 앞이에요.
"(놀란)네!?"
-나올때까지 기다릴테니깐, 맘대로 해요.
'뚜뚜뚜'
아씨. 이 남자 대체 뭐야?
"누군데 그렇게 놀래?"
"어?어.. 그게.. 엄마 , 나 잠깐 나갔다 올께."
"어디가노!"
"금방 드가께~"
한소리 듣기전에 얼른 나와야지 원..
# 석훈 차 안
"무슨 일로 불렀..."
"안전벨트 매요."
"네?"
"내가 매줄까."
"아.아뇨.."
안전벨트를 매자마자 출발하는 차.
# 영희 집
창문으로 어느새 석훈의 차안을 들여다보는 태현.
이상한 느낌이 든다.
# 고속도로
"아, 대체 어디가는거에요!"
아무말없이 속력을 내는 이 남자! 누가 좀 말려줄 수 없나요?!
(( 시간이 지나고 아침 ))
# 놀이터
다짜고짜 나 끌고와서 미끄럼틀에 앉히는 정석훈.
화가 나도 제대로 났다.
"이봐요! 지금 뭐하는 짓거리에요!"
"짓거리?"
"(뜨끔)뭐..뭐하는 짓이에요!"
"여기 몰라!?"
"무슨..소릴.."
"하늘땅 별땅 약속한거 몰라?!"
"왜그러는 거에요!"
내 어깰 흔들며 말하는 정석훈.
"이래도 나 몰라?! 우리 사랑 영원히! 하늘땅 별땅 약속!"
"대체..지금 무슨 소릴..!"
지갑에서 사진을 꺼내어 보여준다.
"이..이건...!"
"이래도..나 모르겠어...?"
"서..설마.."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이때 나타나는 태현이.
언제 여기까지 쫓아온거야?
"태..태현아..여긴.."
"당신 누구십니까."
"그러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 이영희 첫사랑 정석훈인데요."
"난. 영희와 결혼할 최태현인데요."
"아직 결혼은 안했군."
"무슨 소릴 하는겁니까."
"지금와서 무리한 부탁일 수도 있는데. 영희 내가 데려가도 되겠습니까?"
'퍽-'
당황한 나와. 화가난 태현이.
"첫사랑이 와서 지금 뭘 어쩌겠다는거지?! 행복하게 결혼해서 잘 살테니깐! 애꿎은 파혼같은 일따위는 벌이지마! 알았어?! 영희야. 가자."
'탁-'
내 손을 잡는 정석훈이란 남자.. 아니.. 석훈이..
"이젠 내가 못보내. 어릴땐 힘이 없어서 보낼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젠 .. 내가 영희손 놓지 않을꺼라고!"
내 추억속의.. 아니.. 석훈이와 나의 추억의 장소에서..
우리 셋은..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안해.."
"가지마.."
"영희야 가자."
내 양쪽손목을 서로 잡은체 놔주질 않는다.
애절하게 들리는 석훈이의 목소리..
"사랑해.."
"미안해.."
"그만..그 손 놓으시죠..장석훈씨. 당신의 첫사랑은 이미 당신을 떠난 것 같은데.."
"니가 뭐래도.. 나..너 못놔..안 놔.."
"석훈아 이러지마..과거와 현재는 다른거잖아.."
"난 아니라고! 그동안 난! 너만 바라본 난!"
"나 결혼할 사람있잖아. 니 눈앞에 내 눈앞에 내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 있잖아..그만해 정석훈.."
'스르르'
결국 석훈이가 내 손목을 놓았고, 걸어가면서 뒤를 보고 또 뒤를 보았다.
슬픈 석훈이의 모습을.. 그리고 내 손을 잡은체 앞장서서 걷는 태현일 보았다.
우리 셋은..이제..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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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쓴 소설이에요 ^^
이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 ^ ^
첫댓글 번외편 써주실 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