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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한 수미 |
약력 |
사랑의전화 상담연구원 |
저서 |
심리평가는 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일련의 전문적인 과정으로서 심리검사, 면담, 행동관찰 등 여러 다른 방법에
의해 이루어진다(Goldstein, 1990). 다시 말하자면 심리평가는 심리검사 수행이 기본 요소로서 주요하지만 그외에도 면담, 자연적 상황이나 체계적 상황에서의 행동관찰, 기타 다양한 기록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심리평가는 다양한 평가결과를 종합하여 최종적으로 해석을 내리는 보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심리평가 과정은 일차적으로 자문이 의뢰된 문제를 분석하고 난 다음 적절한 평가 절차와 심리검사를 결정하고 검사를 시행, 채점하며, 심리검사 결과를 해석하고 그외 다른 자료와 종합하며 심리평가를 자문한 의뢰처나 인접 전문가 또는 피검사자에게 이러한 결과를 효율적으로 전달해주는 일련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Newmark,1985).
여기에서는 심리평가의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특히 심리검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물론 심리검사는 이론적인 배경보다 시행이나 실시법 그리고 해석하는 방법이 보다 중요한 과정이지만, 다음에서 제시하는 이론적 배경이 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과정에서는 우선 심리검사의 정의, 발달, 목적 및 심리검사에 대한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이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를 돕고자 한다.
1. 심리검사의 정의
심리검사란 심리적 현상에서의 개인차를 비교하고 개인의 전체적인 인격적, 행동적 측면을 이해하기 위한 심리학적 측정과정이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정의한다면 Cronbach(1960)는 "두사람 이상의 행동을 비교하는 체계적 과정"이라고 하였으며,
Anastasi(1982)는 "행동의 표본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측정하는 기법"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정의에서 심리검사에 대한 몇가지 주요개념을 추출할 수 있다. 첫째 심리검사는 개인의 대표적인 행동표본을 심리학적 방식으로 측정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심리학적 측정은 표준화된 방식에 따른다는 것이다. 셋째 심리검사는 체계적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 개념은 심리검사를 정확하게 인식하게 해주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그 의미를 자세하게 검토하겠다. 즉 심리검사는 개인행동을 모두 측정해보지 않더라도 소수의 표본행동을 측정하고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의 전체 행동을 예견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들면 개인의 어휘력을 평가하고자 한다면 소수의 검사문항으로 평가된 개인의 어휘력 점수와 실제의 어휘력 사이의 상관관계가 높다면 소수의 검사문항을 통하여 전체 어휘력을 평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검사 제작과정에서 문항 선정이 적절하게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심리검사 조건은 충족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지적된 점은 심리검사가 행동표본을 표준화된 방식에 따라 측정한다는 것이었다. 표준화란 검사를 시행하고 채점하는 과정이 일정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의미이다(Anastasi, 1982). 이러한 검사의 표준화는 심리검사 반응이 실시조건이나 채점방식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방지해 주고 검사 반응이 순수한 개인차를 나타낼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 다음은 심리검사의 체계적 과정이 지적되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심리검사가 여러 개인들에게 실시될 때 동일한 종류의 정보를 수집한다는 의미이다.
다시말하면 일정한 내용을 평가하기 위한 하나의 검사가 제작되므로 하나의 심리검사가 사용될 때 동일한 종류의 정보가 수집된다는 것이다.
Rapaport 등(1968)은 심리검사가 개인에 관한 자료 수집과정에서 주관적 판단을 방지해주며 개인간 비교가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을 장점으로 지적하였다. 그는 전통적으로 정신장애를 진단하는 기본적 방식인 임상관찰법과 사례과거력수집법이 임상가의 주관적 판단을 기초로 하고 있는데 반해, 심리검사는 양적 측정을 통하여 개인간 행동을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또한 심리검사는 피검자의 검사반응을 비교함으로써 개인내 비교도 가능하게 해준다. 또 다른 장점은 심리검사가 일회적인 시행을 통하여 개인의 행동을 부분적으로나 전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장기적 면담이나 행동관찰을 통하여 발견할 수 있는 내용을 일회의 심리검사 시행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은 임상 실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장점이라고 지적될 수 있다.
요약한다면 심리검사는 측정하고자 하는 특정한 행동을 체계적으로, 그리고 표준화 방식에 따라 양적으로 측정하여 개인간 비교가 가능할 수 있고 또한 개인내 비교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심리측정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2. 심리검사의 발달
심리검사는 F.Galton, J.M.Cattel, A.Binet에 의해 개발 사용되었으며 그중 심리검사를 체계적으로 제작하고 활용한 개척자는
비네이다.
심리검사가 실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집단심리검사의 필요성이 절실하였던 세계 1차 대전 때부터였다. 새로운 군대 징집자들의 정신능력과 직업적성을 평가하기 위한 집단용 심리검사에 대한 급박한 요청에 따라 1917년 집단용 지능검사인 군대용 얼파, 베타검사가 제작되어 널리 사용되었다. 1920년에는 최초의 성격검사인 R.Woodworth의 Personal Data Sheet가 제작되어 징집자들의 성격진단에 사용되었다. 또한 1, 2차 세계대전의 집단용 검사로서 개인의 특정한 능력을 평가하는 적성검사가 개발, 사용되었으며, 이후 집단용 심리검사가 특히 교육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Freeman, 1962).
1917년 미국심리학회가 결성된 이후 1920년대 부터 임상심리학자들의 활동영역은 아동병원에서 성인정신병원, 범법자 비행시설로 확대되었고 지능, 적성, 흥미, 성격검사들의 표준화가 급속도로 발전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로샤검사(1921), 주제통각검사(TAT, 1935), 웩슬러지능검사(1939), 다면적인성검사(MMPI, 1940) 등 주요 심리검사가 제작되었다.
1960년대는 투사적검사의 신뢰도와 타당도에 대한 재검토와 객관적 검사의 대표적인 사용과 전산화 작업이 추진되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대표적인 움직임으로 J.E.Exner의 로샤검사 통합작업과 MMPI의 시행 및 해석의 전산화 작업을 들 수 있다.
한편 임상이나 상담현장, 그리고 각종 자문현장에서 객관적 검사의 활용이 급증하면서 1960년대 초기 Mayo Clinic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MMPI 해석이 최초로 시도되었다. 이러한 최초의 시도가 이루어진 이후 심리검사 전산화 작업의 현황을 보면 주요 성격검사, 지능검사, 신경심리검사, 체계적 면담검사의 결과를 컴퓨터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채점하고 복잡한 분석을 통하여 임상진단 평가와 자료적 제언을 포함한 자세한 해석결과를 제시해주고 있다(Goldstein, 1990).
한편 1970년대부터 기존의 투사적, 객관적 심리검사 대신 임상진단용 면담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기본
인 객관적 검사와 투사적 검사를 한데 묶어서 바테리로 사용하던 과거 바테리형 방식을 지양하고 특정한 목적으로 제작된 진단용 심리검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임상장면에서 정신의학적 약물치료가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임상진단을 요구하는 상황에 따르는 결과라고 보여진다(Talbott, 1988). 다시말하자면 현재의 주요 치료기법에 따라 심리평가의 종류가 결정되는데 만약 행동치료가 가장 주요한 치료기법으로 이용되고 있다면 행동평가가, 인지치료가 주요치료기법으로 사용된다면 인지적평가가 주요심리평가법으로 이용된다는 것이다.현제 체계적 면담법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앞서 지적된 바와 같이 현재 정신의학적 치료가 주로 정신약물 치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진단의 주요목적은 보다 정확하고 세부적인 임상진단 평가이므로 이러한 평가에 도움을 주는 면담법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Goldstein, 1990).
한편 심리검사와 관련된 주요 사건을 정리해보면 <표1>과 같다.
<표 1> 심리검사와 관련된 주요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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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 F.Galton 런던에서 심리학적 측정 실험실 개설
1890년 M.Cattell mental test 시도
1904년 C.E.Spearman 지능의 이요인론 제안
1905년 Binet-Simon 지능검사 최초 제작
1908년 Binet-Simon 지능검사 개정
1910년 C.Jung 단어연상검사의 임상적용 시도
1916년 Binet-Simon 지능검사 L.Terman에 의해 개정
1917년 최초 군대용 알파, 베타검사 제작
1920-40년 지능, 적성, 흥미, 성취검사의 급속한 표준화
1921년 Rorschach 검사 제작
1935년 TAT 검사 제작
1939년 W - B 지능검사 제작
1940년 MMPI 제작
1960년 객관적 검사의 전산화 작업 시작
1968년 Rorschach Research Foundation 개설
1974년 Exner 로샤 통합체계 제기
1989년 MMPI-2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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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국내표준화 심리검사 제작 및 보급에 관한 내용이 <표2>에 제시되어 있다. 여기에서 보면 국내의 표준화된 심리검사
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격검사, 적성검사, 집단지능검사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일단 표준화된 심리검사의 재표준화 작업은 활발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다양한 일반성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종류의 특수한 심리검사들이 표준화되고, 표준화 검사가 실제 장면에서 활용되고 연구됨으로써 문제점이 지적되어 발전되는 과정이 있어야만 진단과 연구, 치료영역에서 진정한 심리검사의 활용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 2> 국내 심리검사 제작 ( )년도는 재표준화 연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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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 간편지능검사 정범모
1957 향성검사 이진숙
1957 표준지능성숙검사 김난숙
1959(1968) 인성검사(국,중,고) 정범모
1959 일반성격검사(중-고) 김기석
1961 표준적응검사 김호권
1961 적성종합검사 정범모
1963 KWIS 전용신,서봉연,이창우
1963(1967) MMPI 다면적 인성검사 정범모,이정균,진위교
1963 직업적성검사 중앙적성연구소
1968 자아개념검사 정원식
1969 그림좌절검사 김재은,김태련
1970 간편 MMPI(중-일반) 진위교,김형립
1970(1971) 고대-비네지능검사 전용신
1974 K-WISC 이창우,서봉연
1976 CAT 아동용주제통각검사 김태련,서봉연 외
1977 자아실현검사 김재은,이광자
1979 가정환경진단검사 김재은
1979 인성진단검사(중-고) 황응연
1980 진학적성진단검사 김재은
1984 간이정신진단검사 김광일,김재환,원호택
1985 성격차원검사 아이젱크,이현수
1987 KEDI-WISC 박경숙 등
1988 MMPI 김영환,김재환,김중술,
노명래,신동균,염태호,오상우
1990 성격요인검사 염태호,김정규
1990 이화방어기제검사 김재은, 이근후 외
1991 K-WAIS 한국임상심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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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심리검사의 목적
심리검사의 목적은 개인내, 개인간 비교를 통하여 개인의 행동이나 성격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개인의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으로 기술될 수 있다. 이러한 심리검사는 심리적 장애의 해결을 위한 치료 개입과 전력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기초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심리검사를 시행하는 목적은 일차적으로는 문제해결을 위해 개인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검사 목적을 새분화하여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Talbott, 1988).
(1) 임상적 진단을 명료화하고 세분화한다.
(2) 증상과 문제의 심각도를 구체화한다.
(3) 피검자의 자아 강도를 평가한다.
(4) 인지적 기능을 측정한다.
(5) 적절한 치료유형을 제시한다.
(6) 치료전략을 기술한다.
(7) 피검자를 치료적 관계로 유도한다. 피검자 자신이 그의 자아강도와 문제영역을 인식하도록 도운다.
(8) 치료적 반응을 검토하고 치료효과를 평가한다.
(9) 개인의 정신역동적 진단을 명료화한다.
이러한 심리검사 목적을 정리해 볼 때 크게 3가지로 묶여진다.
첫째 임상진단, 둘째 자아기능평가, 셋째 치료전략 평가이다. 이 가운데서 특히 심리검사의 주요목적은 세부적인 임상 진단평가라고 볼 수 있다. 예를들면 피검사자의 정신장애가 우울증인 경우 이러한 우울증이 구체적으로 어떤 특정한 우울장애에 속하는지를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주요 우울장애, 비전형적 우울장애, 양극성 우울장애, 기분변조성 우울장애, 우울기분을 동반하는 적응장애, 정신분열정서형장애 가운데 어떤 우울장애에 속하는지를 세부적으로 감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치료기법의 발달에 따라 보다 세분화된 치료기법이 활용될 수 있으므로 심리검사는 피검자의 임상적 특징을 기초로 하여 어떤 특정한 치료가 보다 효율적인지를 제언하여야 한다. 예를들면 피검자의 우울장애가 인지적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라면 인지적 치료가 특정하게 추천되어야 하며 만약 우울장애에 특정한 행동장애가 동반하는 경우라면 행동치료가 처방될 수 있을 것이다.
4. 심리검사에 대한 인식
심리검사는 아직 우리 사회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일반인들에게 친숙하지 못한 도구이다. 이러한 현상을 우리는 임상장면에서 흔히 부딪치게 되는데 보통의 경우 심리검사가 어떤 것인지를 몰라서 심리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상황에 부디치게 되면 매우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현재 심리검사는 전문영역에서 제한된 전문가들에 의해 활용되고 있는 도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심리검사는 일반적으로는 개인의 심리사회적 문제를 평가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도구라고 전문가들에 의해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심리검사에 대한 인식을 자세하게 검토해보면 몇가지 잘못된 잠재적인 생각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하나는 심리검사란 기계적인 절차를 간단하게 밟으면 이용할수 있는 도구이며 따라서 심리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은 단순하고 기계적인 작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심리검사란 전문적인 훈련이나 기본적인 이론적 바탕이 없더라도 기계적으로 결과를 체점하고 해석할 수 있으며 아주 쉽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검사의 시행은 단순히 기계적인 작업이 아니다. 심리검사를 시행하고 해석하고 문제해결과 연결시켜 활용하는 과정을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심리검사에 대한 이론과 실제에 대한 지식과 전문적인 훈련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심리검사를 시행하고 해석하고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는 과정은 고도의 전문적인 역할인 것이다.
또다른 잘못된 생각은 심리검사를 피검자에게 실시하는 과정이 피검자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말하자면 몇시간 동안 심리검사를 임상가가 실시하는 과정이 환자나 내담자에게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상경험에 의하면 이러한 생각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심리검사 실시가 아무리 단순한 과정에 그쳤다 할지라도 심리검사를 실시한다는 것은 환자나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을 방어하고 지키고자 하는 개인적 영역을 필요에 의해 침범하게 되는 것이고 이러한 과정이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 반드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심리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은 그럴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 심리검사가 의뢰되어야 하며 자문을 받은 임상심리 전문가는 이러한 기본적인 입장을 잘 살펴서 신중하게 환자나 내담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체적인 과정을 이끌어가야 한다. 환자나 내담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심리검사 시행을 비롯한 모든 절차가 그들에게 전문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임상심리학 영역에서 심리검사는 연구나 치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평가절하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바탕에는 다음과 같이 생각이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심리검사 시행은 연구나 치료와는 별로 관계가 없는, 이러한 역할과 동떨어진 별개의 것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심리검사 수행은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해석하여 그 결과를 자문하여 주는데 한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상심리전문가에 의해 시행되는 심리검사과정은 그 자체가 평가과정일 뿐만 아니라 바로 치료과정의 일부이며 이러한 결과들이 축적되면서 임상연구의 기초가 마련된다고 보여진다. 그러한 경우를 들어보면 심리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평가하는 과정 자체가 환자나 내담자에게 지지적으로나 통찰적으로 치료적인 상황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환자나 내담자들은 때로는 심리검사 과정이 자신들에게 도움을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함으로써 위안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심리검사 과정이 불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여 저항을 하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이러한 심리검사를 통하여 문제의 원인과 해결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면서 통찰의 기회를 갖기도 한다.
또한 심리검사가 실시 된 후 심리평가 결과를 알려주는 과정이 또한 지지적으로나 통찰적으로 치료를 보다 진행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여 줄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개인 정신치료 만큼 직접적으로 환자나 내담자에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심리검사 결과가 연구와 연결되는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심리검사는 집단검사와 달리 표준절차에 따라 개인의 반응을 집중적으로 표집하는 과정이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심리검사 반응은 마치 실험실에서 피험자의 표집하는 과정과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연구계획 단계를 거쳐서 표집된 심리검사 반응들이 축적된다면 이 반응들이 바로 연구 자료로 사용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심리검사는 표준 바테리 검사로 실시되기 보다는 자문된 문제의 성질에 따라 임상심리전문가에 의해 적절한 검사가 선정되고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헤가 지배적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견해와는 다르게 심리검사는 반드시 표준 바테리검사가 모두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있었으나 이러한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한 예를 들어보면 만약 심리검사를 의뢰하는 목적이 뇌손상으로 인한 기억장애가 지능의 퇴보에 동반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기억장애인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표준 바테리검사의 일괄적인 시행보다는 심리검사 의뢰 목적에 알맞는 특정한 검사를 선정하여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심리검사를 자문하는 의사나 정신건강전문가는 심리검사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충분하지 않눈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심리검사 자문과정에 제한적으로만 관여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는 심리학자가 심리검사를 선정하고 검사 결과를 해석하여 자문에 응답하는 것은 모든 과정을 주도하게 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점을 정리해 본다면 우리는 임상심리검사나 심리평가과정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새로운 인식에 따르면 심리검사 시행은 피검자에게 어떤 방향으로든 영향을 미치며, 연구나 치료와 연관이 깊어서 궁극적으로는 연구와 치료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심리검사 시행 자체가 치료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개인이 자신을 방어하고 지키고자 하는 기본적인 권리보다 더 우선적이라고 여겨지는 개인의 문제해결을 도웁고자 하는 전문적인 역할임을 생각한다면 심리검사를 시행하는 임상심리전문가의 직업적인 책임과 윤리의식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
심리검사에 대한 자세한 정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