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는 일단은 '복수'로 그 전투를 시작하였다. 아버지와 형제들의 죽음으로 인해 조조를 죽이겠다고 병력을 끌어모은 것이었다. 동관의 전투는 치열했다. 조조가 수염을 자르고 전포까지 내던지면서 도망쳤던 그 사건은 <삼국지연의>를 읽은 사람에게 '통쾌한' 느낌마저 준다.
진수의 <삼국지 마초전>에 나온 내용은 몇 줄 되지 않는다. 오히려 마초의 군세가 열세라는 느낌이 강했고 또한 실제로 그러했다. 이 무슨 '재미없는' 글인가!!!
중국의 인민들은 이에 대해 무척이나 아쉬워하면서 살과 잎을 붙여서 그럴듯한 나무로 만들었다. 이름하야 '할수기포(割鬚棄袍)'의 이야기이다. 이정도는 되어야 소설로서의 스릴과 서스펜스(이거 여기에 쓰는거 맞나???)가 넘치는 글이 될 것이다.
물론 눈치 챈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글은 단순히 <삼국지연의>만을 가지고 쓴 글이기 때문에 '정사에 보면...어쩌구...'하는 사람들은 인터넷 제일 위에 '뒤로'라는 것을 눌러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2. 아버지의 복수 그 차이점
일찍이 조조도 아버지의 복수를 하였고 손권도 아버지의 복수를 하였다.
조조는 아버지가 서주 영역을 지나다가 도겸의 부하였던 '황건의 똘마니'인 장개의 부하들에게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고우영씨의 <삼국지>를 보면 조숭의 첩과 정을 통하던 장개가 발각이 되자 조숭의 일가를 죽이는 것으로 나온다.) 조조는 군사를 일으켜 서주의 인민들과 살아있는 것은 모조리 다 죽이는 '만행'을 저지른다.
손권도 아버지의 복수를 한다. 손견은 전국 옥새를 가지고 형주를 지나다가 유표가 보낸 황조의 군대에 의해 전투에서 목숨을 잃는다. 이후 강동에 세력을 얻은 손권은 강하에 주둔한 황조를 습격하여 죽인다.
마초도 아버지에 대한 복수이다. 이에 대해 연의에서는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조조와 손권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것은 아버지를 위함이지, 임금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사로운 것이다. 마초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 한 것은 아버지를 위한 것이지만, 또한 임금을 위한 것이니, 공적인 것이다. 마등은 의대혈조로 인해 죽음을 당했으니, 충신이다. 마초는 의대혈조에 죽음을 당한 아버지를 위해 조조를 토벌했으니 마초는 효자이며 충신이다. 그러나, 앞의 역사책에서는 (아마도 진수의 <삼국지>를 일컫는 듯) '도적'으로 잘못 기록이 되어버렸으니, 매우 크게 잘못한 일이다. 만약 <춘추>의 의기(공자가 <춘추>를 기록했을 때의 의로움)가 있었다면 이렇게 기록해야 할 것이다. '마초가 서량에서 병력을 일으켜 조조를 토벌하다.'라고 말이다.(제58회 '마맹기는 복수하려 군사를 일으키고, 조아만은 수염을 자르고 전포를 내던지네' 에서)
마등을 죽인 조조는 천자의 칙명을 어긴 사람이다. 그를 죽이는 것은 '효'이기 이전에 '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앞의 조조나 손권의 복수와는 다른 개념으로 작용한다.
쪼만한 세력이 거대한 세력과 맞붙어 '아작'을 내는게 어디 쉬우랴. 봉건주의 왕권에 휘둘려 힘없는 인민들에게 하나의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것은 아닐까????
3. 선은 베푼대로 받고 악은 저지른대로 받는다ㅡ자업자득
일찍이 조조는 황제를 능멸하고 나라를 독단적으로 정치하는 '독재자'가 되어 있던 것이었다. 중국 왕조는 대대로 '덕치'를 추구하였다.(물론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유가의 영향이다.
덕치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감화되는'것을 이르는 것이다. 형법이나 군사력으로 인민을 가두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그래놓구선 자기네들은 언제나 '덕치'이다.)
일찍이 조조는 황후와 국구를 죽였고, 덕이 있는 선비를 모함하여 죽였으며, 임금을 속이고 인민을 우롱하였다. 그가 지은 죄이다.
그런 그를 응징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유비와 손권인것이요, 동관의 마맹기가 그러한 사람이다. 그들은 '충'으로서 천자를 보좌하려 하였으며 '의'로서 조조를 응징하려 했던 것이다. '의'는 '충' 다음으로 가는 덕목인것이다. 이런 것으로 중국인민들은 스스로를 '충'과 '의'에 짜맞추려 했으며, 또한 그것이 우리네 민초들에게도 적잖이 작용되었던것이 아닌가...한다.
고대소설의 하나의 특징이다. '권선징악'. 악의 세력은 언젠가 그 벌을 받게 되어있다. 반동인물인 '악역'인 조조가 '할수기포'할 정도로 기겁을 하고 도망쳤으니 얼마나 통쾌한가!!
4. 이틈을 타서 허도를 습격했더라면???
분명 연의는 유비를 중심으로 쓴 소설이다. 우리의 '히어로'인 유비가 허도를 기습공격했더라면 '혁명'은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그것에 대해서도 우리의 '이야기꾼'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마초가 동관에서 싸웠을 때에 마땅히 손권과 유비는 허도가 텅 빈틈을 타서 습격해야만 했었다. 이 어찌 통쾌한 일이 아닐소냐. 그러나 손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유비 또한 그러했다. 이 어찌된 까닭인가? 대개 동오의 군사는 단지 적을 맞이할 뿐이지 적을 능가할 수는 없었다. 합비도 함락시키지도 못했는데, 어찌 허도를 바라겠는가? 또한 단지 형주에만 욕심이 있었을 뿐이었으니, 중원에 뜻이 없었던 것이다. 유비는 병력을 길러 서천을 취하려 하였으니 동오에 구원만 바랄 뿐이었다. 또한 아군에게 가벼운 일을 하려 하지 않았기에 어느 겨를에 허창을 습격하겠는가? 중원에 뜻만 두었고 서천을 아직 취하지 않았으니, 감히 중원을 도모할 수 없었던 것이다. 조조는 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두 세력을 누를 수 없었으니, 오호라! 그릇된 하늘이여!!(출전ㅡ위와 같습니다.)
손권은 한쪽 귀퉁이만 차지할 욕심으로 있었고, 유비도 마음은 있었지만 군사를 양성하면서 쉽게 먹으려는 일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를 듣는 청중들은 한숨을 쉰다. 아쉬운 것이다.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어 내심 '유비가 성공했으면'하는 바램인것이다. 중국 인민들의 마음인 것이요, '썰'을 좋아하는 우리네의 마음인 것이다.
어쩌면 유비는 조조와 '짱뜨고' 싶었던 것이었나보다. 전투에서 조조의 목을 베어 천자에게 진상하여 천자의 근심을 풀어주는 것이 그에게는 '지상과제'였던 것이었다. 남에게 손을 벌려 적을 물리치는 것은 그에게는 '안어물리는' 행동이었던 것이었던것 같다.(적벽대전을 말씀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유비도 적벽대전의 한 일원이었고, 또 유비와 제갈량으로 인해 적벽대전의 승리가 있었던 것이다.)
5. 마치면서
마초의 동관전투. 스토리에 빠져있는 사람에게는 '조조가 마초 손에 잡혀 죽었으면'하는 바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만화영화를 많이 봐서 너무나도 잘알고 있다. '악당은 쉽사리 죽지 않는다.' 왜??? '조조가 죽으면 스토리는 밋밋해 질것이며, 또한 삼국지라는 소설이 끝이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또한 전쟁을 통한 힘없는 민중들의 카타르시스를 터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한 것이 바로 이 동관전투인 것이다.
그 전투를 통해서 마초는 진정한 '마초맨'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고, 삼국지 동아리에 있어서 '마초'라는 닉네임을 선점할 수 있는, 그러면서 삼국지 게임을 할때 마초를 죽이지 않고 등용하게 되는 당당한 이유가 되지 않겠는가? ㅡ終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