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경찰제가 태어난 뒤 처음으로 전세계 수백개 경찰서가 시민들의 합동 점검을 받는다.
국제 사법·경찰 관련 연구소의 연합체인 ‘알투스’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국제 경찰서 방문평가 주간’ 행사를 연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다섯 나라가 참가한다. 북미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전 대륙에 걸쳐 23개 나라에서 경찰서 500여곳이 시민들의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의 종로서·은평서 등 14개 경찰서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0여개 경찰서가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평가단은 해당 경찰서 관할구역 안에 살거나 직장이 있는 시민들로 구성되며, 경찰서 한 곳에 3~8명씩 방문할 계획이다. 이들은 △시민 접근도 △시설 충족도 △투명성과 민주적 책임 △구금 시설의 적정성 △인종·국적·성적 소수자 등을 얼마나 공평하게 대우하는지 등 20개 문항을 가지고 점수를 매긴다.
주최 쪽은 나라별 평가를 종합해 좋은 점수가 나온 경찰서에는 세계 순위별 시상을 할 계획이어서, 한국 경찰의 대민 행정이 세계 속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서 있는지를 점검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별 나라 안에서도 경찰서별 순위가 공개된다.
한국 쪽 행사를 대행하는 자치경찰연구소의 문성호 소장은 “평가자들은 평가 문항을 숙지한 뒤 경찰서를 방문해 관찰과 민원인 면담 등을 통해 평가자료를 모으게 된다”며 “각자 평가표를 작성한 뒤 전체 토론을 거쳐 별도의 종합평가를 함으로써 공정을 기하도록 프로그램이 짜였다”고 설명했다. 한국 쪽 행사는 한겨레신문사가 후원한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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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투스 국경을 넘어 사법체계와 경찰을 감시한다는 목표로 2004년 결성된 국제 엔지오. 현재 미국·러시아·인도 등지의 6개 연구소와 전세계 20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사무국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다. 알투스는 라틴어로 ‘더 높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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