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의 건선치료일지.(01호)
안녕하세요.
김성기입니다.
20여년간의 건선투병으로 인한 몸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초등학교 1학년에 발병한 병으로 그동안 마음의 상처와
보이지 않는 대인기피증상들.
병원치료일지가 초보 건선환자에게 조금의 도움이
오래된 건선환자에겐 충고의 말씀을 듣는 그런
기록이 되었으면 합니다.
거의 17년 만에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저의 지금 상태는 몸의 앞배와 가슴, 양팔, 양다리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상태이고, 머리에도 나 있습니다.
모양은 화폐상처럼 보이며, 붉은 상태는 아니고,
약간 하얀 색을 띠며, 목욕을 한 후에는 몸이 많이 당기는 듯한
느낌이 오고 있으며, 그래서 가끔 오일을 바르곤 했답니다.
직장을 다니는 저로선 시간을 내기가 여간 곤욕이 아닙니다.
넌 먼데 근무시간에 나가냐. 이런식의 눈초리가 절 아주 안절부절하게
만드는군요. 하지만 전 병원에서 기획.홍보일을 하기에
외부로 다니는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병원 오너도 잘 이해해주시는
편이고... 직장다니시는 분들이 치료에 시간을 많이 투자 못하시는 것은
아마 이러한 이유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깐 지난 화요일(12월 1일)
직장에서 가장 가까운 전문 광선클리닉을 내원했습니다. 다행히 굉장히
가까이에 있었고, 시설도 종합병원에 뒤떨어지지 않게 전문적으로
건선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병원들이 요즘에는 의료시장개방과 의료보험수가 문제로 경영난에
시달려서 그런지. 한가지 종목을 전문으로 진료하는데는 찾아보기 힘든일입니다.
이 병원도 마찬가지로 대머리클리닉, 여성 피부클리닉을 함께 운영하고 있더군요.
기본적인 문진을 간호사와 같이 하고(형식적인 질문 약, 주사, 광과민성, 현재의
건강 상태 등), 한 30여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비교적 젊은 의사분이셨고, 건선 환자들을 많이 대한 듯
보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옷을 벗고 보였죠.
일주일에 두 번은 나와서 치료를 받으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약에 대한 부작용을 물어봤더니,
어느 정도는 부작용이 있다, 그러나 무슨 약이던지
부작용을 지니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환자들을 보살피는 일이다. 맞는 말이죠.
한 5분간의 면담 후 비디오 방같은 곳에 들어가
광화학요법에 대한 비디오를 감상하였습니다.
(처음에 들어갔을 때 웃음이 나와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진짜 비디오방 같더라구요. 간호사가 들어와서 커텐치고
비디오 틀어주고, 인터폰으로 다보고 나서 전화하라구. 하하하.)
건선치료실에 내려가니 자외선 치료기가 3대가 준비가 되어있더라구요.
UVA, UVB 등등 그리고 머리용 자외선 치료기(참 신기했습니다.)
간호사의 설명을 듣고(일반적인 주의사항), 제가 건선이 20년 되었다니깐
약간 머쩍은 투로 잘 아시겠네요.하더라구요. 그 간호사가 80년생이니깐
그 간호사 태어날때부터 건선에 시달린거죠.-간호사는 참 친절했습니다.
또 이쁘고요..
준비해 둔 면봉과 오일(이름이 뭔지 모르겠습니다.)을 가지고
창고와 같은 방으로 이동해서 옷을 다 벗었답니다.
그리고 환부에 오일을 발랐습니다. 간호사가 등쪽에 손이 않닿는 곳에
발라준다고 했는데, 챙피하고, 쑥스러워서 내가 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음에는 발라달라고 해야겠습니다.
안경과 얼굴가리개를 하고 양팔을 약간 벌린 후, 약 10-20여초 조사를 했답니다.
자외선 종류는 UVB. 파장은 단파장이라고 말하는, 313nm(나노메타)를 가지고
했습니다. 자외선 치료할 때 그 약간 소독약 비슷한 냄새가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옷을 다시입으면서, 굉장히 서글픈 생각이 들더군요.
옷 갈아입는 곳의 환경이 열악하고(이건 다음에 가서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어설프더라구요.
다음은 머리치료. 빗처럼 생긴 자외선 등을 가지고 와서 10분 동안 머리 빗듯이
살살 문지르라고 하더군요. 그거 하면서 이마에도 약간 자외선을 받았는지,
이마가 당기는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고 나서 저녁에 술자리가 있었는데,
온 몸이 약간 빨갛게 되고, 당기고해서 술자리를 일찍파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지금 상태는 자외선이 거의 않 닿는 겨드랑이,
엉덩이 등의 연약 부분이 약간 빨갛고, 나머지는 썬텐을 한 느낌이 납니다.
그리고 살 타는 냄새도 나고요.
여하튼 처음 받는거여서 그런지. 느낌도 좋고, 벌써 많이 완화되었답니다.
돌아오는 월요일날 다시 가서, 요번에 종합적으로 혈액 검사를 하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날 준 연고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밖으로 들어나 보이는 곳에 바르는 연고(얼굴용)와
몸통용이 있었습니다.
약은 시험삼아 팔에 만 발랐는데, 효과가 있더군요. 몰라보게 호전되더군요.
일단 팔에만 발라보고, 그 추이를 지켜볼랍니다.
병원의 치료비는 초진비 3,200원, 치료비 4,260원이 들었고,
다음부터는 한번 오는데 4,000원 정도만 가지고 오면 된다고 합니다.
처음 치료한 전체적인 느낌은 만족스럽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담은 지속적으로 계속 병원을 다녀야 한다는 것과
피부에 대한 세밀한 관찰, 약에 대한 부작용의 주의 등
신경을 쓸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죠.
오늘은 그냥 있는 그대로를 적었는데,
다음 부터는 정리를 좀 해서 적겠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김성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