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열사 추모식에 다녀와서
작성자 오순이 (othogi)
번호 12 조회수 17 크게보기
작성일 2002-05-07 오후 11:32:57
어제는 이철규열사 13주기 추모식에 온가족이 다녀왔다.
흩뿌리는 비처럼 수많은 생각들이 어지럽게 나를 흔들어놓았다.
13년전 봄 공안의 서슬퍼런 칼바람에 당시 학생운동은 비폭력 평화시위로 대응하면서 연일 5.18학살주범 노태우정권의 퇴진을 외치며 연좌,연와시위로 세상은 떠들썩했다. 전경들이 휘둘러대는 방패에 찍히고 곤봉에 얻어맞으면서 일말의 두려움속에서도 학생들의 시위는 점점 열을 더해가던 핏빛 5월 7일.
그날도 학교앞 거리에서 연좌시위를 하며 터지는 최루가스를 견뎌내며 투쟁을 하고있는데 이철규열사의 죽음이 알려졌다. 너무 분하고 서러운 감정이 복받치면서 터져오르는 오열을 주체못하며 통곡을 했던 그때.
명동성당에서 있었던 이철규열사 사인 진상규명을 위한 단식에 참가하며 7일간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면서 조국의 자주,민주,통일의 그날까지 나의 일신의 안일보다는 조국앞에 내 목숨 바치겠다던 때의 각오가 새삼 나의 뇌리를 어지럽게 했다.
이철규열사의 부릅뜬 반란의 그 눈동자를 잊지 않겠다던 그때의 각오는 어디가고, 초라하게 돈벌어 잘사는길만을 쫒고 있는 내자신을 발견하면서 열사의 무덤앞에 죄인아닌 죄인으로 섰다가 왔다.
아직도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희생당한 수많은 열사들의 죽음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 사과한마디 받지 못했는데 우리는 마치 남의 일처럼, 아니 까마득한 과거의 빛바랜 기억처럼 쉽게 잊고 지냈는지, 어떻게 그런수 있었는지 나또한 내자신이 용서가 안되었다.
남이 외면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동지들에게 늘 떳떳한 체 하진 않았는지 오늘 나의 비겁한 삶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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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이> 이철규열사 추모식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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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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