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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의 기능
지구상의 모든 동물은 중력을 감지하는 기관이 있다. "전정"이 바로 그것이다. 전정 안에는 칼슘덩어리로 된 이석(耳石)이 있어서, 추의 역할을 한다.
<그림> 물고기의 측선에 있는 전정기관. 전정기관의 중심에는 이석(耳石)이 있다. 물고기는 측선으로 중력을 감지한다.
"전정"의 위치
<왼쪽 그림> 전정기관은 두개골 내부에 있다. 전정기관은 "전정"과 3 개의 반고리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정의 의학명칭은 vestibule인데, 번역하면 앞마당이란 뜻이기 때문에, 한자로 前庭(앞 전, 뜰 정)으로 번역하였다.
<중간 그림> 전정은 귀 안쪽에 있으며, 내이(內耳)를 이루는 구조물이기도 하다.
<오른쪽 그림> 전정은 눈, 대뇌, 소뇌와 상호협동하여 평형기능을 담당한다.
"전정"의 구조
<왼쪽 그림> 전정기관 (전정과 반고리관) 안에는 임파액으로 가득차 있다. 그림에서, 잠수부가 물 속에 떠있는 곳이 전정을 나타낸 것이고, 물안경을 벋고 있는 잠수부가 있는 곳이 외이도이고, 문은 고막을 나타내고 있다.
<오른쪽 그림>전정 안에 있는 이석이 중력을 감지하여, 몸이 쓰러지지 않고 적절한 자세를 취할 수 있게 한다.
전정기관의 질환
좌측 전정 신경염에서의 안진(눈떨림)
Vestibular neuritis (전정 신경염)
역사적 배경
어지럼을 호소하는 질환 중에 양성 돌발성 체위성 어지럼(BPPV)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한쪽 혹은 양쪽 온도안진 검사(caloric test)에 이상을 보이면서 어지럼을 호소하는 질환들을, 난청이 없는 특발성 "급성 한쪽 말초성 전정장애(acute unilateral vestibulopathy)"라는 질병군으로 묶어서 다루는데, 전정신경염, 미로염, 신경미로염, 현훈을 동반한 돌발성 난청 등이 있으나 병리적인 확진이 어렵고 증상과 회복과정이 비슷하므로, 전정신경염이라는 하나의 질환명으로 통일하여 사용하고 있다. 1952 년에 Dix와 Hallpike가 Vestibular neuronitis 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하였으나, 1999 년에 Brandt가 Vestibular neuritis라는 용어로 통일할 것을 제안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원인
대부분의 전정신경염은 원인을 찾기가 어렵지만, Schuknecht(1981)나 Hirata(1989)는 전정신경이나 미로의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일 것이라고 하였고, Duncan(1975), Huang(1985), Magnusson(1991) 등은 내이를 공급하는 혈관분지의 허혈이 원인일 것이라고 하였다. Bohmer(1996)에 의하면, 남녀의 차이는 없고 30대에서 발병율이 가장 높았으며 평균연령은 41.5세였는데, 이런 사실은 바이러스 감염이 주 원인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하였다. Brandt(1999)는 전정신경염이 전체 어지럼의 원인 중에 BPPV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라고 하였다.
증상
전정신경염에서의 어지럼은 갑자기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BPPV의 어지럼과 비슷하다. 그러나,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마치 술취한 것처럼 주위가 빙빙 돈다거나, 주위가 병변 쪽 방향으로 휙휙 돌아간다는 느낌이 하루 종일 지속된다고 호소하는 점은 BPPV와 다른 점이다. BPPV 환자는 누워서 머리를 돌릴 때, 또는 누울 때나 일어나 앉을 때 1분-3 분 정도 어지럽다고 호소한다. 심한 어지럼은 2-3일 정도 경과하면 사라진다. 전정신경염의 급성기 때에는 Romberg, stepping 검사에서 병변쪽으로 넘어지는 소견을 많이 보이다가, 2-3 일 경과하면 시고정에 의하여 넘어지지 않게 된다. 만약에 24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뇌간, 소뇌, vestibulobasilar insufficiency 등과 같은 중추성의 원인을 의심하여야 한다.
진찰
전정신경염에서의 안진은 정상쪽을 향하는 "수평 회전성 자발안진"이다. 주로 앞 반고리관, 수평 반고리관, 난형낭(utricle)을 침범하기 때문이다(그림 21). 병변쪽으로 누우면 더 어지럽다 (Alexander law). 만약 안진이 순수한 수평성분만을 보인다면 BPPV의 가능성이 더 크고, 순수한 수직성분이나 순수한 회전성분만을 보인다면 중추성일 가능성이 더 크다. 전정신경염의 발병 초기에는 자발안진을 관찰할 수 있지만 보통 3-5일 경과하면 자발안진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에는 head-shaking nystagmus test (두진 후 안진 검사)를 한다. Frenzel glass를 씌우고 관찰하면 1 달 후에도 자발안진이 관찰되는 경우가 있고, 두진 후 안진 검사시에 사용하면 안진이 더 잘 보인다. 전정신경염에서는 두진(head-shaking) 후에 정상쪽을 향하는 안진을 보인다. 발병 후에 수 일이 경과하면 정상쪽을 향하는 안진이 짧게 끝나고 병변쪽으로 향하는 reverse pahse nystagmus(역상기 안진)가 더 뚜렷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 병변을 진단하는데 혼란을 겪기도 한다. 전정신경염을 진단하고 경과를 추적하는데 가장 유용한 검사법은 thermal caloric nystagmus test (온도 안진 검사)이다. Okinaka(1993)에 의하면 발병 1 개월 뒤에 90 %, 6 개월 뒤에 80 %에서 전정기능의 마비를 나타내었고, Meran(1975)에 의하면 2 년 뒤에는 28 %에서만 전정기능의 저하를 보였다고 하였다. 어지러운 느낌은 보통 6 주 후에는 사라지지만, 머리를 움직일 때에 느끼는 2-3 초간의 어지럼은 오래 지속된다(Brandt 1999).
<참고>Okinaka Y, Sekitani T, Okazaki H, Miura M, Tahara T. Progress of caloric response of vestibular neuronitis. Acta Otolaryngol Suppl. 1993;503:18-22.
전정신경염이 회복되는 도중에 심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탈보상(decompensation)이라고 한다. Alcohol이 decompensation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Brandt 1999). 필자의 경험으로는 과음, 피로, 다른 질환 등에 의하여 신체의 기능이 떨어질 때에 유발되는 듯 하다. 어지럼이 회복되다가 다시 심해지는 경우에는 다른 질환이 생겼는지 의심해 보아야 하는데, 전정신경염을 앓았던 환자에서 흔히 BPPV가 발병하기 때문이다.
(Recovery following vestibular loss may be fragile. Symptomatic relapse may occur with extreme fatigue or stress, prolonged periods of inactivity, illness, or even change in medication. [Shepard NT, Telian SA. Programmatic vestibular rehabilitation. Otolaryngol Head Neck Surg. 1995 Jan;112(1):173-82.][[Herdman SJ, Whitney SL. Treatment of vestibular hypofunction: Is recovery maintained after the exercises are stopped? In: Herdman SJ. Vestibular rehabilitation. 2nd ed. F.A. Davis Company.
치료
전정신경염의 치료는 시기에 따라 다르다. 급성기에 어지럼과 구역이 심할 때에는 머리를 움직이지 않게 하고, 주사제로 증상을 경감시키는 데 주력한다. 구역이 사라지면 dimenhydrinate이나 benzodiazepin으로 경구투약을 시작하면서 전정기능의 compensation(보상)을 촉진하는 운동을 시작하도록 권유한다. Benzodiazepin은 안압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Vestibular rehbilitation(전정재활)은 Cawthorne과 Cooksey(1940)가 처음 시작하고 1980 년대부터 활성화되었다. 지금의 전정재활은 Cawthorne과 Cooksey가 고안한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Hamid(1992)가 고안한 방법도 함께 사용되고 있는데, 발병한지 2-3 일 후에는 누워서 안구와 머리를 반복하여 움직이는 운동을 하고, 그 다음날에는 앉은 자세에서 운동하다가, 4-5 일 지나면 서는 연습을 하고, 점차 걷거나 계단을 오르게 한다. 눈을 감고 운동함으로써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나이가 많은 환자는 회복이 늦다. 재활운동 시작 3 개월 이내에 호전이 없으면 재활치료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정하고 중단한다.
일상생활에서의 치료
전정기관의 기능어 저하된 사람들은 물체를 바라볼 때, 고개를 움직이지 않고 몸이나 허리를 움직여서 물체를 바라보려 한다. 주위에 움직이는 사람들이나 차들이 많은 곳에서는 바닥을 보고 걸으려 한다. 이렇게 되면 회복이 느리게 된다.
따라서, 시각과 체성감각으로 균형을 잡는 훈련을 해야한다. 이 훈련은 "전정 재활 운동"이라 불리는데, 고개 운동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시야를 안정시키는 능력을 키우고, 보행연습을 하면서 몸의 균형감각을 회복하게 한다.
VEDA(The Vestibular Disorders Association). Vestibular rehabilitation Therapy (VRT). http://www.vestibular.org/vestibular-disorders/treatment/vestibular-rehab.php
*탈보상(decompensation)
보상이 진행되는 과정이나 완료된 상황에서 때때로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말한다. 피로, 스트레스, 약물복용의 변화, 중추의 다른 질환에 의해서 유발되는데, 전정질환 자체가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Chronic or recurring Vertigo are usually due to decompensation from peripheral vestibular disorders or central vestibular pathology. There are often secondary symptoms of anxiety, fatigue and neck pain due to muscle tension.
[http://www.bris.ac.uk/depts/ENT/dizziness,%20vertigo%20and%20facial%20nerve.htm]
첫댓글 감사합니다.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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