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음악인들을 키워냈으며 또 동시에 그 음악인들에 의해 성장한 빈소년 합창단. 그들은 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부끄럽지 않은 계승자가 되고자 오늘도 엄격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서 잠시 그들의 일상생활을 엿보기로 하자.
오늘날 빈 소년 합창단이 본거지로 하고 있는 것은 빈 구시가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광대한 정원에 둘러싸인 아우가르텐 궁정이다. 이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을 이곳에서 공부와 연습으로 보내며, 토요일 정오가 되어야 비로서 맞으러 오는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월요일이 되면 다시금 아우가르텐에서의 고된 1주일이 시작된다.
이들의 일과표는 아주 엄격하고 규칙 바르게 짜여져 있다. 우선 기상은 아침 6시30분. 취침은 밤 9시로 정해져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즉시 얼굴을 씻고 옷을 갈아 입은후 아침식사.
8시부터 12시까지는 보통의 학교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정규 교과목의 수업을 받는다.
음악수업은 점심식사후인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로서, 합창이나 화성, 독창의 레슨이 행해진다. 이렇게 한참 목청을 사용한 다음은 소년들 대망의 간식시간이다.
빈 소년 합창단 단원들은 예의범절이 엄격하고 행실이 단정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언젠가 취재차 방문했을 때 이 간식시간을 보고는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앉아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이 모두들 이리저리 뛰어다니거나 서로들 재잘거리면서 과자를 오물거니는 모습이 갈데없는 개구쟁이 소년들이었던 것이다.
그후 7시까지는 피아노나 바이올린등 악기의 레슨을 받는다. 빈 소년 합창단 단원들은 노래 이외에도 무엇이건 한 가지씩은 악기를 습득하게끔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 되면 아우가르텐의 오래된 석조 건물은 여기저기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현이나 건반악기들의 메알리 울려퍼져, 일순 중세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그것이 끝나면 아침부터 계속되어온 일과표에 따른 생활돠 단체행동은 드디어 종말을 고하고 남은 것은 취침 전까지의 즐거운 자유시간이다. 점심시간 후에도 약간의 휴게시간이 주어지는데, 그때 마다 이들은 어린이들답게 촌각을 아껴가며 놀이에 열중한다. 구기종목에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리는데, 유럽인들이 다 그러하듯 그중에서도 축구는 특히 인기가 있다. 야구도 꽤 많이들 하지만 축구만큼은 진지하게 몰두하지 않는 듯하다. 그 다음으로는 뭐니뭐니해도 스케이트보드,.
아우가르텐의 넓은 정원을 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종횡무진으로 누비는 보습은 가히 장관이다. 밖에서 놀고 있지 않는 소년들은 아우가르텐 성내에 있는 근사한 실내 풀장 가에 모여든다. 모두들 수영의 명수들인 모양으로 '맥주병'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현재 빈 소년 합창단은 하이든, 모차르트, 슈베르트, 브루크너 라는 이름의 4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들 그룹은 각각 25명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빡에 하나의 예비 클래스가 더 추가되어 있다. 언제나 이들중 적어도 한팀은 공연차 세계 어긴가로 나가 있는 것이 보통이자만, 아무리 일정이 빽빽하더라도 한그룹만은 항상 빈에남아 호프가르텐 궁정예배당의 미사에서 찬송을 담당하며 그들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이 호프가르텐 예배당은 합스부르크 왕조 역대의 황제들이 대대로 사용해온 유서깊은 건물로서, 빈 소년 합창단은 매일 이곳에서 소편성 관현악단의 반주로 미사를 노래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성가대석이 예배당의 후방부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아래에서 미사를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들이 노래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저 높은 곳으로부터 들러오는 이들의 청아한 목소리는 '천사의 목소리'바로 그것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이들의 본임무는 종교곡에 있음을 실감케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이 미사의 입장권은 일반인에게도 판매되지만, 최근에는 이 천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전 세계로부터 관광객들이 쇄도하는 바람에 입장권을 입수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음악팬들에게 다행한 일은 오늘날은 합스부르크 왕조시대와는 달리 이 예배당 밖에서도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처음 연주여행에 나선 것은 1926년. 인스부르크와 잘츠부르크, 라이헨할을 거쳐 스위스에 이르는 여정이었다. 다음해인 1927년에는 독일과 체코슬로바키아, 1930년에는 스웨덴 원정에 나섰으며 이후 프랑스, 미국등으로 차차 활동범위를 넓혀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레슨 광경을 견학 할 수 있었던 운 좋은 어느날의 일이 떠오른다. 마침 7-8명의 단원들이 합창가운데서 어려운 한 소절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연습하고 있는 참이었다. 드디어 전원이 제대로 노래 할 수 있게끔 되었으나 꼭 한 사람, 아무리 해도 교사의 지시대로 노래하지 못하는 소년이 있었다. 마침내 선생님은 그 소년만을 일대일로 철저히 지도하기 시작했다. 필사적으로 마스터하려고 노력하는 학생, 끈기있게 가르침을 되풀이하는 선생님. 그러나 피아노를 반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다른 단원들은 결코 그 소년을 도와주려고 하지 않는 반면 그렇다고 조금도 지루해하거나 하는 태도 또한 보이지 않은 채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 문제의 소년까지 포함하여 전원이 다 그부분을 습득하고 선생님이 "자아 오늘은 이것으로 끝!"하고 외친다. 그러자 그들은 마치 보통때와 다른 일은 무엇하나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또 다른 클래스에서는 독창의 연습이 진행중이었다.
선생님은 소년의 머리 위로부터 천장을 향하여 마치 한 줄의 실을 천천히 잡아 빼는 듯한 모양으로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잡아 끌어 보인다. 목소리를 머리위로 울려 퍼지게 하는 연습이다. 똑 같은 구절을 계속 반복하여 연습한다. 일곱 번째, 여덟 번째.... 제대로 되지 않는 다. 다시 한번선생님의 꼼꼼한 어드바이스가 있은 후 다시 한번 시작한다.
아홉번, 열번.. 이쯤되면 듣고 있는 이쪽이 답답해질 정도다.
그러다 갑자기 낭랑한 종처럼 하늘을 울리는 듯한 목소리가 허공을 깨뜨렸다.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바라보니 "그래, 바로 그거다. 해보니까 되지 않니, 자, 다시한번 해보자"라고 말하면서 선생님이 그 소년의 어깨를 마구 흔들고 있는 중이다. 선생님도 기쁜 모양이다. 다시한번 노래했을 때는 그 가성은 이미 완전히 자신에 차있음이 완연한 소리로 머리 위의 허공을 울리면서 뻗어나갔다. 나는 감격한 나머지 그만 박수를 쳤다. 선생님은 "지금은 수업중이니 조용히 해 주십시오"라고 점잖게 말씀하고 레슨을 계속했지만, 노래하던 소년은 약간 수줍어 하면서도 박수에 대해 가볍게 인사를 해 보였다.
빈 소년 합창단의 저 경탄스러운 가성은 바로 이와 같은 매일매일의 고된 연습과 연마를 거쳐서 비로서 탄생하는 것이다.
첫댓글 우와~~
감동이 ~~~~~~~~~~~~~
ㅠㅠㅠㅠㅠㅠㅠㅠㅠ목소리가 또 듣고싶어지네요ㅠ
흐흑......아름다운 목소리가 나오기까지 그런 고난이 있었다니.....
아름다운것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군요;ㅛ;
역쉬 최고가 되기 위해선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는군 ..
아 밀려오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동이........ 빈 소년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ㅠㅠ 으응 조운말이다 ㅠㅠ
대단....+_+
우와~그 "낭랑한 종처럼 하늘을 울리는 듯한 목소리" 실제로 듣고 싶다..ㅡㅜ
아..진짜 멋지다...멍..
루크와 케빈은 무슨 악기를 연주 할까..궁금 하네요..
아우...왜 눈물이 날려고하지..ㅠ..ㅠ
오늘 싸인받는데 영어로 말을걸었더니 대답을 해주는데 목소리가 완전 구슬굴러가는소리드라구요 ~
안 그래도 예쁜 소년의 미성이 더 갈고닦는데 아름다워지지 않을리가 있나요ㅠ 그리고 소년들은 다 애정을 가지고 연습하는것 같아요^-^
ㅎ.....보고싶네요, 아이들 얼굴뿐만이 아니라, 뛰어노는 모습, 정원, 성 등;; 크면, 한번 비행기 타고 가볼 수 있을라나?
감동적이에요ㅠㅠ어리고 순수한 예술가들의 숭고한 노력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ㅠㅠ정말 동경합니다
ㅜㅜ 너무 멋져요잉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꺄 > <
싸인받으신분좋겟다 ㅠㅠ!!
잠 많을 아이들이.. 참 고생 많겠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