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구간종주기..복성이재-중재..
복성이재(540)-치재(700)-꼬부랑재(680)-다리재(840)_봉화산(918.8)-광대치(820)-월경산(980.4)-중재(640)-중재마을(운산리)...(11/13)
2006.10월 14일 당일..
07:00 잠실 출발
11:27 복성이재
11:45 치재
13:03 돌계단.
13;10 봉화산정상
13;11 중계탑 억새밭
13:12 억새밫 핼기장
13:20 역광속에서.. 억새숲 사진촤영
13:32 백두대간 등산 안내도(서부지방 산림청)
14:00 능선위 소나무밑에서 점심식사.
16:33 :중치(복성이재12.1KM, 백운산 4.6KM): 이정표
16:56 중기리 마을
17:12 인디안놀이 사진. 식사.소주.
17:50 석양
21:22 분당 중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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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보니 11시를 넘어서고 있다.. 차창 밖으로는 아담한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흥부 발원마을 운운.. 하는 것을 보니 벌써 지리산 자락에 든 모양이다.. 오늘 출발지인 복성이재에 다 온 것 같다..
백두대간 땜빵을 시작하였다.. 그간 박점장이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이곳 국제 산악회에서 매월 2.4주 토요일 당일 산행 팀이 이제 막 시작하여 우리에게 맞는 것 같단다.. 좋다고 하고 손박사에게도 연락하니 같이 가자고 하여 오늘 처음으로 이 산악회 산행에 참가한 것이다..
아침 7시 반경에 잠실 역에서 박점장을 만나 산악회 버스에 오르면서 쭉 한번 같이 가실 분들을 훑어보았다.. 전에 우리가 다녔던 삼각산 산악회 회원보다 일반적으로 젊으신 것 같다.. 4~50대가 주력이신 것 같고 간간히 젊은 여성분들도 보인다.
총무와 대장님은 나이가 드신 것 같고 여러 번 많이 해본 솜씨들인지 진행이 아주 매끄럽고 세련되어있다.. 정이 들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전에서 손박사가 타고 고속도로에서 버스가 전용차선을 타면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자 오늘 총무님이 산행지도를 나누어 주고 코스에 대한 설명을 하신다.
오늘 갈 봉화산 억새밭은 민둥산 억새밭에 비할 것 없이 더욱더 볼만한 것이니 그리 아시란다. 굳이 산행차수를 바꾼 것도 이 억새평원을 보기 위함이라고 하신다.. 잔뜩 기대가 된다.. 오늘 멋진 사진하나 박으려나?? ..
참..이제 부처는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고 박는 것이라고 하자.. 그래야 내가 찍사에서 박사가 되지... 듣기도 훨씬 좋고....후후.. 우리 고교 동문인 백산 선생의 설명이다... 오!! 고마울시고..
해는 중천에 떠있는데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한창 달리는 버스 안이 아닌가?? 좀 묘한 기분이다. 지금 이시간이면 한창 땀 흘려가며 산등성이 어디를 걸어가고 있을 시간인데... 매번 대간 산행을 무박으로 하다가 요번에 오랜만에 당일치기로 하니 처음에는 좀 어색하다..... 빨리 적응해야지..
도착임박을 알리면서 총무님이 한마디 하신다.. 오늘 날씨가 가을답지 않게 초여름 날씨이니 간식과 물만 갖고 가시란다..
참 요만 때의 복장이 한창 까리하다. 더구나 최근의 날씨는 가을 가뭄과 함께 한낮에는 25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아닌가.. 그래도 계절이 가을인지라 윈드 파카를 갖고 왔지만 입을 엄두는 나지 않고 이것을 배낭에 넣고 가야할지 말지가 망설여지는데 총무의 이 말씀을 듣고 과감히? 배낭에서 꺼내 버렸다.
하지만 추동용 조끼는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내복과 함께 배낭에 넣고 갔다.. 그래도 무박에 비하면 배낭무게가 한결 가볍다.. 우선 물병이 하나이상 줄어드니 말이다..
11시 반에 드디어 복성이재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회원님들이 대간 종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요번이 3행차라 하신다.-- 그런지 저마다 복성이재 말뚝 이정표에서 기록 사진을 찍느라고 야단이다. 내가 대간 종주 처음 시작할 때가 생각나서 속으로 빙그레 웃는다.. 이중에 얼마만큼이나 끝까지 다 하실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어디서나 마찬가지지만 처음에는 약간 경사지를 오르기 시작한다.. 왼쪽으로는 철조망이 쳐져있고..아마도 목장인 것 같다.. 고막고막한 일반적이 우리 전형적인 산길이다.. 푸근한 육산의 편안함이 발끝에서 느껴진다.. 이제껏 강원도 골산?만을 타다가 오랜만에 푸근한 육산을 타니 기분이 한결 푸근하다.
날은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사정없이 내려쪼이는데 마땅한 그늘은 별로고.. 땀이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조끼를 벗고 긴소매 티 하나를 입기 잘했다고 생각하며 부지런히 올라간다.
11시 45분쯤에 치재(700)를 지나고 소나무 숲을 지나니 엄청난 철쭉의 군락지대가 나온다.. 키를 넘어서는 철쭉군락을 지나려니 여기저기 걸리는 것이 신경이 쓰이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다. 단지 군데군데 날카로운 가시 넝쿨이 간간히 얼굴을 위협한다. 뒤따라오시는 후미 대장님이 복분자 넝쿨인데 외래종이라고 하신다.
박점장은 일찌감치 앞으로 치고 나가고 손박사는 어찌 힘에 부치는 것 같다. 그간 한 달여 동안 체력관리를 소홀히 하셨나?? 뒤따라 두 분의 아주머니께서 팀을 이루고 올라오시는데 한분이 영 힘들어하신다. 혼자말로 심장이 안 좋으시단다. 그래서 빨리는 못가고 천천히 가셔야 한단다.. 속으로 우리 손박사 오늘 외롭?지는 않겠다하고 생각한다..
손박사나 나나 둘 다 아장아장 걷는 스타일로서 도무지 속도에는 자신이 없지만 이날따라 우리 손박사 더 아장거린다.. 뒤따라가던 내가 나도 모르게 너무 가까이 다가섰는가.. 그만 손박사 몸을 맞고 뒤로 치고 올라오는 가시 넝쿨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얼굴에 생채기를 내고 말았다.. 역시 안전거리는 자동차 주행에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안전거리 미확보로 얼굴을 까실리고 말았으니..
지도상으로 꼬부랑재(680)와 다리재(840)를 지나고 -- 왜 지도상으로라고만 하냐면 이곳에도 이정표가 없었다.. 봉화산 봉우리에 오르고 나서야 아.. 이 두 고개를 지났구나 하고 알게 되었으니...
봉우리 몇 개를 지나고 나니 생소한 화강석 돌계단이 나온다.. 계단이라고 하기에는 좀 엉성한 것이었지만 어쨌든 이제까지의 푸근한 육산에는 어울리지 않는 생경한 돌계단 이였다..
나중에 봉화산 정상의 커다란 표시석을 보고나서 느낀 것인데 아마도 정상 표시석을 깎으면서 다듬고 남은 돌을 이용하여 흙을 다듬고 계단석으로 만든 것 같다.. 화강암의 재질이 너무나 닮았기에 말이다..
1시 10분에 봉화산 정상에 도달하였다. 표시석이 엄청나게 크고 하얀 화강암을 봉화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봉화 모양으로 잘 다듬어서 세워놓았다.. 뒤에는 한반도 지도상에 백두대간 표시를 해놓았고..
기념사진을 박으면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억새풀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앞으로나 뒤로 온통 사방이 억새밭인데 저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로 풍경이 멋지다..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면서 삿다를 누르는데..
어찌 하리요.. 해가 중천에 이미 올라와 있어서 인지 도무지 각도가 나오지 않는다.. 그 하얀 억새 풀밭이 왜 이렇게 사진으로는 희뿌옇게 나오는지.. 답답한 마음에 이리저리 사진을 박고 있는데.. 앞서 가던 박점장이 빨리 오라고 부른다.. 여기가 좋으니 이곳으로 내려오란다..
부리나케 달려 내려가 보니 정상을 뒤로하고 억새 풀밭이 한참 펼쳐지는데 .. 눈으로는 그야 말로 장관이데.. 역광이 아닌가... 더구나 밑에서 위로 쳐다보면서 각도를 잡으려니 그 광활한 억새밭의 모양이 영 안 잡힌다.. 아.. 아깝다.. 달빛 속에서 여기를 한 번 더 올 기회가 있으면 그때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을까... 등등 생각하면서 이리저리 사진을 박다보니... 또 늦었다.. 앞서간 손박사와 박점정은 저만치 보이지도 않는다.. 얼른 카메라를 넣고 다음 고개인 광대치로 향한다..
한 20분쯤 내려오니 백두대간 등산 안내도라고 서부지방 산림청에서 세워둔 큼직한 안내판이 보인다.. 조금 더 능선길을 내려오는데 저만치 조그마한 소나무 아래에 앞서간 두 사람이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시간은 두시가 다되어간다..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우선 먹어야지.. 베낭속의 김밥을 꺼내든다..
점심을 서둘러서 먹고 계속 나아간다.. 길은 뚜렷이 나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는데.. 이제부터는 시야가 거의 트이지 않는 답답한 잡목 숲으로 접어든다.. 그간 간간히 보이던 산 아래 마을도 보이지 않고.. 이정표 하나 보이지 않고.. 그저 손에든 적당히 그려진 지도만 하나보고 가자니 내가 지금 어디쯤에 와 있는지 알도리가 없다..
후미 대장님은 보이지 않고.. 박점장은 일찌감치 치고 나가고... 손박사는 뒤로 쳐지고.. 예전 같으면 손박사와 보조를 맞추어 뒤로 쳐져오는데 오늘은 후미 구룹이 앞에 말한 아줌마 두 분과 여러 분이 이미 구룹을 형성하신 것 같아서.. 그리고 손박사도 굳이 같이 가자고 하지도 않고..
끝나고 알았지만 손박사는 전에 다니던 산악회 후미 대장님보다 여기 대장이 더 좋단다.. 왜냐하면 별 말씀 없이 그냥 묵묵히 따라와 주기만 하시니 한결 마음이 편하단다..
잡목 숲 속의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계속 걸어가는데.. 거기가 거기고 도대체 앞뒤 풍경이 변하지도 않고.. 조망은 벌써부터 잡목에 막혀 보이지도 않고.. 그 애타게 찾으려는 막대 이정표는 하나도 없고.. 시간은 벌써 4시가 다되어가는데.. 마지막 봉우리인 월경산은 물론이거니와 그전의 광대치도 안온 것 같고..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있는 이정표도 없고... 주위의 누구에게 물을 사람도 없고.. 등등..은근히 걱정이 앞서지만 부지런히 걸어갈 수밖에..
조금 더 가니 앞서 가던 다른 한 팀이.. “이제 다 왔습니다..수고 하셨습니다.”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가만히 들어보니 오늘산행의 마지막 재인 중재(640)에 도착했다는 것이 아닌가..아니 그러면 벌써 광대치와 오늘 산행 코스 중에 제일 높은 월경산(980)을 지나왔단 말인가??
한참 의아해 하면서도 너무 늦지 않아 다행이다 하는 안도감이 밀려들면서.. 한편으로는 좀 싱겁다는 생각도 든다.. 뒤에 알았지만 월경산 정산은 대간 종주 길에서 약간 비켜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몰랐나??
중재에 도착하니 4시 33분이다.. 말뚝이 이정표를 사진으로 박고 버스가 기다리는 중재 마을로 향한다..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임도가 잘 나있는 훤한 길이다..한참 내려오다 보니 계곡의 물소리가 들린다. 가을 가뭄이 한창이라지만 역시 산은 산이다. 수량이 만만치 않게 잘 흐른다.. 여름이라면 알탕?하기에 적당했으련만..
얼마 내려오지 않아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 안내 할 때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져 버스기 대기할 것이라고 했는데 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버스가 올라와 있다.
먼저 와있던 박점장이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겉으로 보기에 몸을 이미 씻은 것 같다. 버스가 주차하고 있는 다리 주위로 시원한 냇물이 흐르고 있다. 여름이라면 풍덩하고 들어가고 싶지만 아직 때가 때인지라 조금 위쪽으로 올라가 몸을 씻는다..
아 시원하다..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버스가 있는 곳으로 와서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는다.. 국에다 밥 한술 훌훌 말아서 김치 조각과 먹는데 어떤 밥보다도 맛이 못하지 않다.. 막걸리가 없는 것이 조금 서운하지만 소주로 대신하여 한잔 마셔본다.. 이곳 산악회에서는 소주가 전통인 모양이다..
밥을 한참 먹는데 후미 대장과 손박사가 여럿 후미 그룹과 같이 도착한다.. 시게를 보니 5시가 다되어간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의 동네 할아버지기 이곳에서 생산한 고구마를 박스에 담아 와서 파신다. 이곳 마을의 전설과 다음 대간 코스인 백화산의 이야기도 곁들여가면서..
참, 이곳은 경상남도 산청군이지?? 그러니 경상도 사투리가 완연할 밖에.. 올라올 때는 남도 사투리 지역 이였는데... 이 또한 대간 타는 또 다른 맛이랄까?? .
버스타고 서울로 올라오는데 지리산 자락의 석양이 곱다.. 당일 산행이라 일출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석양으로라도 달래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