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면적 12㎢이다. 여수와 제주도 중간 지점에 위치한 다도해의 최남단 섬이다. 서도·동도·고도의 세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도만을 거문도라 부르기도 한다. 옛이름은 삼도·삼산도·거마도 등이었으나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섬에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문장가들이 많다는 뜻인 거문(巨文)으로 개칭하도록 건의하여 거문도가 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1396년 흥양면(현 고흥군)에 속하였고, 1701년에 통영으로 군정을 이관하여 별장을 두다가 1855년 흥양현으로 복귀하였다. 1885년(고종 22)에는 영국이 러시아의 남하를 막는다는 구실로 이 섬을 불법 점령한 거문도사건이 일어났으며, 이때에는 해밀턴 항구라고도 불렸다. 1896년 거문진을 폐하고 초도, 손죽도를 상도, 거문도를 하도라 하여 돌산군에 편입시켰다. 1910년 상·하도를 합해 삼산면이라 하였다. 1914년 여수군에 편입되고 1949년 여천군에 속하였다가 1998년 여수시로 통합되었다.
세 개의 섬이 병풍처럼 둘러쳐서 1백만 평 정도의 천연적 항만이 호수처럼 형성되어 있는 곳을 도내해(島內海)라고 하는데, 큰 배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항구 구실을 하고 있다. 입지적 여건 때문에 거문도항은 옛부터 빈번히 열강의 침입을 받아왔다.
최고봉인 동도의 망향산(247m)을 비롯하여, 서도의 음달산(237m)·수월산(128m) 등 비교적 경사가 급한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해안은 작은 돌출부가 많고 드나듦이 심하다. 대부분 암석해안이며 동도의 남쪽 해안은 높은 해식애로 이루어져 있다. 1월 평균기온 2℃ 내외, 8월 평균기온 25℃ 내외, 연강수량 1,361.7㎜ 정도이다.
주요 농산물로는 고구마·감자·마늘·보리·콩·유채·참깨·양파 등이 생산된다. 연안 일대에서는 삼치·멸치·장어·도미·갈치 등이 주로 잡히며, 자연산 굴·미역·조개류 등이 채취된다.
백도
지명 유래
섬 전체의 봉우리가 백(百)개에서 하나가 모자라 ‘백도(白島)’라는 지명이 붙었다고도 하고,
멀리서 보면 섬 전체가 흰 빛을 띠고 있어 ‘백도’라 불리게 되었다고도 한다.
전설에 따르면 옥황상제의 아들이 못된 짓을 하여 아버지의 노여움을 받아 이 세상으로 내려왔지만,
용왕님의 딸에게 반해 풍류를 즐기며 세월을 보냈다.
시간이 흐른 뒤 옥황상제가 아들이 그리워 신하들을 보내 아들을 데려오게 하였으나,
신하들마저 돌아오지 않자 아들과 신하들을 벌주어 돌로 변하게 하였는데,
그것이 크고 작은 섬인 백도가 되었다고 전한다.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28km쯤 떨어진 백도(白島)는 망망한 바다 위에 점점이 뿌려진 39개의 크고 작은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무인 군도이다. 백도는 다시 상백도와 하백도로 나뉘는데 상백도 수리섬에 있는 무인 등대는 일제 강점기인 193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백도의 중심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백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관광객이 들어갈 수 없다. 1987년 문화재청이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존을 위해 국가 지정 문화재 명승 제7호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그 덕택에 원시적인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백도 안에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눈향나무, 석곡, 소엽풍란, 원추리 등 353종의 아열대 식물과 천연기념물 제215호인 흑비둘기를 비롯해 가마우지, 휘파람새, 팔색조 등 뭍에서는 보기 힘든 30여 종의 조류와 희귀 동물도 서식하고 있다. 해양 생물 또한 붉은 산호 등 170여 종이 서식하고 있어 ‘남해의 해금강’으로 불린다.
거문도까지 가서 백도를 보지 못했다면 안 간 것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거문도 절경의 절반 이상이 백도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거문도에서 관광 유람선을 타고 백도로 향한다. 하늘이 도와서인지 바람이 잔잔하고 파고가 낮다. 오전의 안개 또한 걷혀 맑은 날씨에 먼 섬에 외따로 펼쳐진 신비로운 바다의 경치를 마음 놓고 즐겨 본다.
관광 유람선이 하백도로 접어들자 입을 다물 수 없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웅장하게 솟은 바위벽은 세로로 골골이 파여 있어 오묘한 모습을 보여 준다. 관광 유람선은 하백도와 상백도를 리본 모양으로 운항한다. 바위섬들마다 파도 위로 솟구쳐 오른 각시바위, 서방바위, 병풍바위, 곰바위 등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을 웅장하면서도 고고하게 저마다의 전설을 품에 안은 채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모든 것이 바다와 세월이 만든 예술품이다. 그야말로 바다에 솟아 있는 꽃, 비경 중의 비경이다. 이쯤 되면 용왕이 시샘을 부리고도 남을 정도가 아닐까.
긴 여운을 주는 약 한 시간 삼십 여 분의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백도 유람선 선장 황대성 씨를 찾아간다. 매일 아름다운 비경을 보며 일하는 그의 마음은 어떨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황대성 씨는 백도가 좋아 사랑하는 가족과도 떨어져 살며 25년을 한결같이 관광객을 안내했다고 한다. 백도에 다녀오면 공감이 갈 수밖에 없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