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월 우리영농조합 소속 조합원 이동춘입니다.
첫 모임 참여 이후에 실질적인 참여를 하지 못하고, 인테넷 카페에도 글 한 점 올리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영월에서 같이 생활하지만 주중에 영월에 있지 못한 관계로, 유양종씨 의견에 대한 제 생각을 이 카페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 신당 참여 건에 대하여
신당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대안농업연대회의가 실질적인 성과물들을 내놓고 있진 못하지만 농업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대안을 편협한 정치적인 관점에서 탈피하여 논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인적이고 제한된 조직적 차원이지만 농업현실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실천을 현장에서 꾸준하게 진행해온 점은 새롭게 재편되는 정치적 조건에서 소중한 자산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그러한 고민과 실천적인 현장의 대안들을 정책적인 대안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라도 신당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동안 민주노동당의 농업정책은 전농에게 거의 맡겨지다시피 하였는데, 이 문제는 민주노동당이 넓게 보아서 민주노총과 전농의 합작품이라는 조직적인 문제에서 출발하는 것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노동그룹의 각 정파내에 여전히 농업문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부재의 폐해를 한미 FTA를 통해 살펴보자. 한미FTA의 농산물 분야의 핵심쟁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영월우리영농조합은 한미FTA가 수면위로 떠오르기 직전에 농산물 분야의 문제를 전 세계적인 식량수급과 인구문제, 물 문제와 연계하여 토론한 바 있었는데, 쌀은 결코 농산물 분야의 핵심쟁점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것은 평야지대가 아닌 영월의 지역적 특성때문이 아니고, 식량안보의 중요성이나 쌀의 문화적 가치를 몰라서도 아니며, 민족주의적인 감정에 편승하기를 거부해서도 아니다. 다만 한 가지 위에 고려한 여러 문제들로부터 오히려 당장에 식량대란에 대비해야 하며, 미국의 제반 조건이 쌀은 단지 20억달러짜리 쇠고기 시장을 열기위한 전술적인 무기에 다름아니라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후에 진행된 농산물 분야 협상은 철저하게 큰 떡을 팔기 위하여 5천만달러짜리 작은 떡(쌀)을 가지고 계속 지렛대로 활용하며 흥정하였음을 보여준다.
이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은 농산물 협상의 핵심쟁점에 대한 투쟁을 '전농'측에 거의 위임하다시피 하였는데, 결과는 항 상 그렇듯이 오직 '쌀'이었다. 나중에서야 부각된 소고기 수입은 일부 전문가들만이 등장했고, 소사육농가들은 그나마 '먹고 살만한'농가들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소고기는 이미 서민들의 식탁에서 떠난 식품이라 그런지 소고기 협상 반대 투쟁에는 전농의 깃발이나 활동가들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물론 소고기에 집중하였다 하더라도 소고기를 막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료를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면서 식량수급을 압박하는 기업형 축산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식량생산과 소비를 둘러싼 세계적인 동향과 전망에 대해 나름대로 준비가 되었더라면, 식량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2-3년안에 실질적인 효력을 상실할 것이 뻔한 쌀 시장을 일부 개방한다 하더라도 광우병의 위험을 안고 있는 뼈가 붙은 소고기까지 개방해야 할 절박한 상황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 협정문이 비준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곡물가격이 천정부지 뛰어오르고 있는 현실을 보라. 레스터 브라운이 이미 90년대 초에 한 경고를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은 결과는 참담하다.
둘째, 위 문제와도 관련이 있지만, 진보신당에서는 농업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미 농업문제는 주력군의 파트너로서 인식되는 농민들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위의 문제는 주류가 여전히 과거의 인식에 붙잡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농업은 에너지 대란에 이은 식량대란이라는 파국이후의 새로운 사회질서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평등, 평화, 생태, 연대의 모든 가치가 농업에 절절하게 녹아들어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오염된 토양에서 농약을 많이 친 농산물을 먹고자란 아동들의 지능저하와 집중력 저하는 이미 일반적인 사실이다.
그렇다면 무농약농산물, 유기농산물을 누가 먹을 것인가?. 점점 심해지는 양극화상황에서는 상위 20% 이내정도에서만 소비가능하다. 현재처럼 생태적인 철학부재내지 부족상황에서 고가의 친환경자재를 사용하면서 생산되는 고가의 농산물은 저소득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농산물이 아니다. 이미 친환경농산물은 판로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 만큼 해가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진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좋은 농산물을 누가 먹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당연히 일하는 노동자들, 저소득층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가의 친환경자재와 대규모 에너지 사용으로부터 벗어나 작물과 잡초와 기타 모든 생명을 동등하게 대하는 다양성 존중을 통하여 토양의 자연력을 회복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친환경농업에 대한 교육에 앞서 절절하게 평등의 가치를 농업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쓸모없음으로 여겨지는 대지의 수호자 잡초를 어떻게 볼 것인지, 나아가서 이 좋은 농산물을 10%의 부르조아가 아니라 학생과 저소득층, 노약자들에게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상극을 벗어나 상생과 다양성의 가치, 평등과 평화의 가치를 내포한 농산물을 먹고 자란다는 것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등등, 가장 기초적인 현장에서 위의 네 가지 가치들을 실현할 수 있는 철학적인 고민과 실천이 계속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신당에서 농업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식량문제만 하더라도 폐쇄적인 '식량안보'의 차원이 아니라 단 한톨이라도 국제시장에 대한 한국의 식량의존도를 줄여서 전세계 저소득 민중들이 단 1원이라도 싼 가격에 국제시장에서 식량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곡물메이저들의 영향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국제연대의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 연대회의의 역활에 대하여
첫째,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현재의 역사적인 시점에서 농업이 현재 및 향후 어떠한 위상을 가지는지 정립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당의 핵심인자들이 농업을 대하는 관점을 파악하고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하여 농업에 대한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위의 네가지 가치들을 농업현장에서 구현해내야 한다.
예를 들면
평등, 평화의 가치는 소극적인 무농약농업에서 적극적인 공생과 다양성의 농업으로의 전환을 통하여
연대의 가치는 좋은 농산물을 누가 먹도록 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한 집중적인 고민을 통해서
넷째, 한미FTA 이후 계속되는 여타 자유무역협상에 여타 전문가들과 함께 기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
다섯째, 이러한 활동을 위한 기본역량을 확보하기 위하여 각 농민회나 지역 단위에서 꾸준하게 정기적인 다양한 학습을 유연하게 조직하는 일. 이를 전국적으로 걸러서 좋은 선례들을 끊임없이 전파하여 시행착오를 최소함으로써 각 지역적인 다양성은 존중하되 편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일.
* 3월 16일 모임에 대하여
모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당일 참석불가능하여 의견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이상 부족한 의견 올립니다.
안동 이동춘 합장
첫댓글 의견 감사합니다. 3월 16일 오프 모임은 3월 10일 전후로 앞당기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