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구절에서“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였거든”이란 표현을 봅니다. 여기서 보는“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다”“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였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은 하나님처럼 하나님이 된다는 말인지요. 그래서 사람이 신이신 하나님처럼 신인 하나님이 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겠는지요. 사람은 신이신 하나님이 창조한 피조물로 신이 아닌데, 피조물인 사람이 창조주 하나님이신 신이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인가요. 대체적으로 본 구절을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을 작은 하나님, 작은 예수라고 말하며, 작은 하나님으로 작은 예수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일에 예수님을 믿는 신자들이 이러한 생각을 가진다면 이는 고대 근동 신화에서나 말하는 것에 있는 것에 다름 아닌 것으로 심히 잘못된 것입니다. 고대 근동의 신화에서는 사람도 신이 됩니다. 창세기에서 노아 때의 홍수 사건을 바빌로니아의 홍수 설화인 길가메쉬 서사시에서도 보게 되는데. 여기에서의 주인공 우트나피스팀은 노아와 같은 사람이면서도 홍수 이후에“신들”과 같은 생명을 얻어 죽지 않는 불사(不死)의 존재로 바뀝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창세기의 노아는 600세 때에 무릇 숨 쉬는 모든 것은 죽음을 당하는 홍수를 겪으며 구원을 받아 산 자로 있는 이후에도 신적 존재가 아닌 여전한 사람으로 350년을 더 살고 950세에 앞서의 모든 사람이 그랬듯이 그 또한 똑같이 죽음을 당하여 세상을 떠났습니다(창 9:28-29). 이렇게 모든 사람은 노아에게서 보듯이, 그리고 노아보다 더 오래 산 969세를 산 므두셀라에게서도 보듯이(창 5:27) , 아무리 오래 살았을지라도결코 하나님이신 신이 되지 못합니다. 참된 신이신 하나님은 오직 한 분이시며, 사람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입니다. 그러한 사람이 신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왜“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다”,“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였다”라는 말씀을 하셨는지요.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게 된 것을 알기 위해서는 예수께서 이 구절의 말씀을 하신 배경인 구약성경 시편으로 가 봐야 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이 구절은 그것을 인용하여서 하신 말씀이며, 그렇게 하시는 것을 통해서 예수께서는 정작 하실 말씀을 해 주시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하물며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사 세상에 보내신 자가 나는 하나님 아들이라 하는 것으로 너희가 어찌 참람하다 하느냐”(요 10:36)라고 말씀하시며,“만일 내가 내 아버지의 일을 행치 아니하거든 나를 믿지 말려니와 내가 행하거든 나를 믿지 아니할지라도 그 일은 믿으라 그러면 너희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음을 깨달아 알리라 하신대”(요 10:37-38)를 말씀해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구약성경을 인용하신 말씀인“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였거든”는 시편 82편에 나오는 것입니다.
시편 82편 1-6절 / 1하나님은 신들의 모임 가운데에 서시며 하나님은 그들 가운데에서 재판하시느니라 2너희가 불공평한 판단을 하며 악인의 낯 보기를 언제까지 하려느냐(셀라) 3가난한 자와 고아를 위하여 판단하며 곤란한 자와 빈궁한 자에게 공의를 베풀지며 4가난한 자와 궁핍한 자를 구원하여 악인들의 손에서 건질지니라 하시는도다 5그들은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여 흑암 중에 왕래하니 땅의 모든 터가 흔들리도다 6내가 말하기를 너희는 신들이며 다 지존자의 아들들이라 하였으나 7그러나 너희는 사람처럼 죽으며 고관의 하나 같이 넘어지리로다 8하나님이여 일어나사 세상을 심판하소서 모든 나라가 주의 소유이기 때문이니이다.
시편 82편은 아삽이 지은 시입니다. 아삽은 다윗왕 때 왕궁에서 궁중음악을 지휘하던 사람입니다. 아삽은 이 시에서 불의한 자들에게 억압당하는 자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여기에 등장하는‘하나님의 회’는 문자적으로는‘신(하나님)의 모임’을 의미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그 회에 우뚝 서셔서 통치자들 가운데서 재판(판결)하신다는 내용이 말해지고 있는 것을 보아 하나님이 참석하여 판결을 내리시는‘하나님의 법정’으로 말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조선시대에 모반·대역·강상죄 등 중요범죄를 신문하기 위해 왕명에 의해 국청을 개설하고 친국하는 것에서 보게 되는 것과 같이 하나님은 법정을 여시고 통치자(권력자)들 친히 심문하시어 판결을 내리시는 재판 광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이 이처럼 법정을 여시는 것은 통치자들을 재판하기 위해서입니다.“재판장들 중에서 판단하시되”에서의‘재판장들’은 문자적으로는‘하나님’을 뜻하는‘엘로힘’이란 단어가 쓰이고 있으나 여호와이신 하나님(God)과는 구별되는‘신들’(the gods)을 말하는 것에서‘엘로힘’이란 같은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는 2절에서 그들이 하는 일인‘불공평한 판단을 하며’에서 이야기 되고 있는 바인 불공평한 재판을 중지할 것, 즉 공정한 재판을 할 것에서 보게 되는 백성들을 재판하여 판결을 내리는 힘 있는 자들인 재판관 또는 통치자의 역할을 하는 직책에 해당하는 자들입니다. 가령, 고을 수령, 포도대장, 의금부사, 삼정승 등과 같이 말입니다. 그러기에 한글성경은‘신들’이라고 번역하는 것 외에‘재판장들’이라는 번역의 입장을 취했습니다. 우리말성경은‘신들’로 번역하면서 이들을 재판하는 회의인‘하나님의 회’를‘강한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번역하여 신들이 누구인지의 성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비슬리-머리는 주석 요한복음 10장 36절 해석에서 시편 82편은 이스라엘의 재판장들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그가 엘로힘(신들) 중에서 한 재판장이시다’는“하나님은 재판자들 중에서 한 재판장이시다”로 해석될 수 있는 것으로,‘신들’(엘로힘)이 재판장들이라는 말 외에 무엇을 의미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들 가운데 서셔서 이들을 재판하는 모습에 계신 것은 백성들이 억울함에 없게 공명정대해야 할 이들이 악한 자들의 편에 서서 불공평한 재판을 함으로써 불의를 행하기 때문입니다. 가진 것 없는 경제적으로도 힘이 없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약자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약한 자와 고아, 압제 당하는 자와 가난한 자가 말해지고 있는데 이들의 호소하는 소리를 듣고 변호하며 도움을 주며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어 죄 없음을 드러내 주는 일을 하는 것에 재판장들에게 주어진 지혜와 힘을 써야 할 것인데, 엉뚱하게도 백성을 해하는 칼과 화살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들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너희는 신들이며 다 지존자의 아들들’이라고 부르셨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표현하고 있는‘너희는 신들이며’는 우리 한글의 표현이기에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나님은 이들을‘너희는 다 신들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너희는 신들이며’라고 말씀하신 것에서의‘신들’은 히브리어 원문 그대로는‘엘로힘’입니다. 이 단어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서는 여호와이신‘하나님’을 뜻하기도 하지만, 이 세상 사람들이‘신’으로 삼고 있는‘신들’인 각종의 우상을 뜻하기도 하며, 가장 높은 관리를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고, 통치자 및 재판장들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위탁받은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그러면서 최상급으로서는 천사들을 말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뜻에서 엘로힘으로 불리고 있는 것은 이들은‘능한 자’, 그러니까 힘 있는 자, 강한 자, 위대한 자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단어를 사용하여서 하나님께서는 기름 부어 세운 자를‘너희는 신들이며’라고 말씀하신 것은 그들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셔서 그들이 하나님이 세우신 바의 일을 해 나갈 것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심으로 하나님이 위임하신 일들을 수행해 나갈 신적 지위(직분)를 부여받은 자들이라는 것을 나타내 주시는 것에서‘엘로힘’이라고 부르셨습니다. 대표적인 사람들이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이들을 하나님과 같은 동등한 권능과 지위를 지닌 신들이라고 말씀해 주시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위임하신 신적 지위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들을 보살피시는 하나님의 일을 하나님의 지혜에 의해 지혜롭게 해 나갈 백성의 지도자, 곧 백성의 통치자, 백성의 재판관(재판장)으로 세우셨다는 것에서‘엘로힘’이라고 부르신 것이며, 이는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에 있는 자들을 포함하는 포괄적이며, 광의적인 의미를 띠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그러한 것에서 재판장을‘엘로힘’으로 말씀하신 구절을 몇 군데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출애굽기 21장 6절.“상전이 그를 데리고 재판장에게로 갈 것이요 또 그를 문이나 문설주 앞으로 데리고 가서 그것에다가 송곳으로 그의 귀를 뚫을 것이라 그는 종신토록 그 상전을 섬기리라.”
출애굽기 22장 8절.“도둑이 잡히지 아니하면 그 집 주인이 재판장 앞에 가서 자기가 그 이웃의 물품에 손 댄 여부의 조사를 받을 것이며”
출애굽기 22장 28절.“너는 재판장을 모독하지 말며 백성의 지도자를 저주하지 말지니라.”
이상의 세 군데에 사용된 밑줄의 단어는 모두 같은 한 단어인‘엘로힘’이며, 이를 개역개정판 한글성경은‘재판장’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글킹제임스는 두 곳에서는‘재판장들’이라고 번역하였는가 하면, 한 곳에서는“너는 신들을 욕하지 말며 네 백성의 치리자들을 저주하지 말지니라.”(출 22:28절)에서 보듯이‘신들’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이렇게‘신들’은 이스라엘의‘재판장들/재판관들’, 또는 그들과 같이 백성을 위해서 일하는 지도자들(통치자들)을, 또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위탁받은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시편 82편은 이렇게‘엘로힘’을 하나님께서 세우셨으나, 그들은 하나님이 자신들을 세우신 직무에 따라 일하지 않고 하나님의 입으로 말하는 것처럼 말하며 하나님의 손으로 행하는 것처럼 권세를 부리며 마치 자신을 신적인 존재처럼 군림하면서 백성을 괴롭혔습니다.
그러한 그들을 하나님은‘사람처럼’또한‘고관의 하나 같이’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개역성경에서는‘사람처럼’을‘범인 같이’로,‘고관의 하나 같이’는‘방백의 같이’로 번역하였습니다.‘범인’은‘사람’으로 번역한 것에서 보듯이 원문이‘먼지’또는‘티끌’,‘흙’의‘붉음’에서 유래하여‘사람’을 뜻하는‘아담’입니다. 하나님의 영에서 떠난 있는 엘로힘, 하나님의 말씀이 그 입에 없는 엘로힘은 단지 사람인 육체일 뿐이니 아담이 처한 처지, 방백들이 처했던 처지에 처해질 것이어서 먼지요 티끌로, 그렇게 흙으로 돌아갈 뿐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한글성경들은 그들은 보통 사람처럼 죽을 것이며, 여느 지도자들과 다를 바 없이 쓰러질 것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하나님의 법정에 세우시고 친히 재판관들의 재판장이 되셔서 그들을 재판(심판)하여 판결을 내리셔서 도움을 청할 곳도 없는 약한 자들 의지할 곳도 없는 고아들, 억압당하여 괴로움을 겪으며 궁핍으로 허덕이는 자들의 구원이 되십니다. 그래서 재판장들이 보이지 못하는 의를 보이시고 재판장들이 하지 못하는 자비를 베푸십니다. 이러한 시편 82편은‘하나님은 구원이시다’,‘의로우신 하나님이 베푸시는 자비’를 시적인 표현을 통해 찬양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