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주소설 논의
오돈서(吳敦序)
간의 소설 기능이 부족한 때에는 이로 인해 “울(鬱)”하게 된다. 그렇다면 간의 소설은 태과(太過)함이 있는가? 이에 대한 작자의 대답은 긍정적이다.
간주소설의 이론은 내경(內經)에서 유래한다. 소문(素問)․오상정대론(五象定大論)중에 “토기는 소설하고 위기를 창달케한다.”라 기재되어 있다. 즉 목기(木氣: 生氣)가 위로 오르면 토체(土体)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경(內經)이후 한, 진, 당, 송의 의서 중에는 간주소설의 문제에 대한 언급은 드물다. 원(元)의 주단계(朱丹溪)는 격치여론․양유여음부족론(陽有餘陰不足論)중에서 간이 소설의 기능을 맡는다고 하였지만 주로 간의 정액(精液) 소설 작용에 대한 것을 가리킨 것뿐이다. 실제로 간주소설의 작용은 단지 정액을 주설(走泄) 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인체 기기(氣機) 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유지하여 혈, 진액과 각종 물질의 유통을 추동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만일 소설 기능을 잃으면 억눌리어 기가 통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를 “울”이라 칭한다. 울증은 매우 많은데 주단계는 일찍이 기, 혈, 담, 화, 습, 식(氣血痰火濕食)의 육울설을 제시하였다. 풍현손(馮顯遜)은 육울은 서로 원인이 되지만 기울(氣鬱)이 주가 된다고 인식하였다. 간이 수달(修達)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서 기가 막히게 되고 기울이 만들어진다. 기가 울하면 혈도 뭉치게 되어 혈울(血鬱)이 생기게 된다. 기울이 화(火)로 화(化)하면 곧 화(울)이다. 화의 성질은 염상(炎上)인데 진을 마르게 하여 담이 되고 담(울)을 형성한다. 목불소토(木不疏土)하면 비(脾)의 운화기능이 상실되며 습(울)과 식(울)이 이를 따라서 생겨난다. 내경에는 목화토금수의 五(鬱)설이 있다. 조헌가(趙獻可)는 의관울론중에서 “동방은 먼저 목에서 생하니 목은 생하는 기인 즉 화기는 공간중에서 화가되니 목(木)중에 붙어서 목(울체)한즉 화도 역시 목중에서 그러하다(울한다). 이처럼 특수하지는 않다. 화(울페)이면 토(土)도 자연히 그러하다(울체) 토(울체)이면 금도 역시 그러하다(울체) 금(울체)이면 수도 역시 그러하다(울체). 다섯가지 울체가 서로 원인이 되는 것은 자연한 이치이다.”를 제시하였다. 오(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울)인데 목울을 인체에서 말하면 곧 간(울)이다. 육(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울)인데 기(울)는 주로 간의 소설 기능을 잃은 것이 원인이 된다. 그래서 “무릇 (울)은 모두 간병이다.”라 한다.
간의 소설 기능은 정신과 정지 활동의 조절 작용을 갖고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간의 소설 기능이 정상이면 기의 흐름이 순조롭고 정신이 유쾌하다. 만일 소설의 기능을 잃게 되면 정지가 억눌리는데 이런 상태를 “인병치(울)(因病致(鬱))”이라 칭한다. 외부의 정신 자극도 종종 사람의 기의 흐름을 문란하게 한다. 일찍이 소문(素問)․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에서 “노상간(怒傷肝)”이라 제기하였고 소문(素問)․거통론중에 “노하면 기가 역상하고 …… 노하면 기가 궐역하고 심하면 피를 토하고 잔설한다. 그러므로 기가 역상한 것이다.”라고 진일보한 논술을 하였다. 그러나 이것을 간의 소설 기능과 연계시키지는 않았다. 명대에 와서야 사람들은 정지와 간울의 관계에 대해 점점 인식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손일규(孫一奎)의 치량경내인안(治亮卿內人案)에서는 날이 더워져서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유방통(乳房痛)이나 옥호(玉戶:가슴 부위의 혈자리)가 당기거나 아프고 대변이 3일간 나오지 않고 아울러 오후에 발열하고 두통과 신동 등이 있게 된다. 소간(疏肝), 사간(瀉肝)과 겸해 청서(淸署)한 약을 사용하면 3일이면 낫는다고 하였다. 손씨는 “의사를 거스르는데서 인하여 일어난다.”, “심유가 모두 창만해진다.”를 소간해(울)(疏肝解(鬱))의 치료방법에 연관하여 “인(울)치병(因(鬱)治病)”을 설명하는 일정한 인식이 있었다. 청대 섭천사(葉天士)는 정신 자극과 간주소설의 관계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논술을 하였다. 그는 “고뇌하고 노하면 간이 울결된다.”, “근심하여 억울되면 간기를 동하여 병이 된다. …… 소설이 직능을 잃는다.”, “기가 울체되어 펴지지 않으면 목기가 조달하지 못한다.” 라 하였고 유악정(兪岳貞)은 섭씨의 간 치료법을 “치간이십법(治肝二十法)”으로 귀납하였는데 그중 소간해(울)법(疏肝解(鬱)法)은 상술한 병기(病機)를 위주로 하여 만들었다.
간이 소설 기능을 잃음으로 인해 야기되는 간(울)의 원인은 성내는 것과 우울한 것 이외에 동양국(董襄國)씨는 또한 3종의 원인이 있다고 인식하였다. 1.다른 장의 병이 간에 미친것 예를 들면 신수(腎水)의 허(虛)로 간목(肝木)을 자윤해 주지 못한 것 혹은 중초(中焦)의 습곤(濕困)으로 기의 승강(升降)을 막는 것 모두 간(울)에 이를 수 있다. 2.혈이 간을 자양(滋養)하지 못하는 것 3.약을 잘못 사용한 것 예를 들어 향조(香燥)한 약을 많이 사용하여 기음(氣陰)을 상하거나 또는 자이(滋膩)한 약을 많이 사용하여 기의 유동을 방해하면 또한 간울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였다. 이외에 왕수겸(王樹謙), 심문규(瀋文奎) 등은 또한 간기가 虛(허)하거나 간양(肝陽)이 허할 때 간의 소설 기능이 부족하여 온양(溫養) 역시 약해져서 간의 소설 기능을 잃은 증상에 이를 수 있다고 하였다. 단 이것은 일반적인 정지(情志)가 (울)하게 된 것과 허실(虛實)의 구별이 있다.
간은 소설을 주하여 기기의 조창, 승강출입 및 흐름을 자연스럽게 한다. 만약 간이 소설 기능을 잃으면 간과 간경(肝經)의 기혈 불통(不通)이 가장 먼저 나타나고 흉륵(胸肋), 유방, 소복(少腹)에 창통(脹痛)이 나타나고 여성은 혹 생리통이나 폐경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울결(鬱結)이 너무 심하면 다른 장에 영향을 주는데 비위(脾胃)에 대한 영향이 가장 크다. 간의 소설이 정상일 때에는 목은 토를 통하게 할 수 있어 비기(脾氣)가 스스로 올라가고 위기(胃氣)는 스스로 내려가니 기기가 유창하고 운화가 자유롭다. 만약 간이 소설 기능을 잃으면 목이 토를 소통시킬 수 없어 기기는 옹체(壅滯)되고 막히니 비기가 올라가야 하는데 올라가지 못하면 운화할 수 없고 위기는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가지 못하면 조화를 잃는다. 간이 소설 기능을 잃으면 비의 운화기능의 실조(失調)도 따라 일어나는데 이를 간비불화(肝脾不和)라고 한다. 간울증상이 일어나는 것을 제외하고도 납소(納少), 복창(腹脹), 장명(腸鳴), 변당(便糖), 실기(矢氣 방귀)등 비기가 승청하지 못하고 운화하는 기능을 잃게 된다. 간기울결(肝氣鬱結)하면 위의 강(降)하는 기능을 잃게하여 간울 증상이 있는 외에도 액역(呃逆 딸국질), 애기(噯氣 트림), 탄산(呑酸 신물), 조잡(嘈雜 증상이 종잡을 수 없음), 위완창통(胃脘脹痛)등 위가 탁한 것을 내리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일반적으로 간위불화(肝胃不和)라고 한다. 간울이 비위에 영향을 주는데 대하여는 섭천사가 아주 상세히 논했는데 임증지남의안(臨症指南醫案)에 “목승토(木乘土)”의 구절이 있고 또 “치간가이안위(治肝可以安胃)”의 명구가 있는데 바로 이 이론으로 부터 나온 것이다. 왕태림(王泰林)의 “치간삼십법(治肝三十法)”중에는 “배토설목법(培土泄木法)”과 “설간화위법(泄肝和胃法)”이 있는데 모두 이에 대하여 세운 것이다. 이 이론과 치법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임상에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고 또한 발전의 여지가 있다.
간과 담(膽)은 서로 표리가 된다. 담즙은 간의 여기(餘氣)가 화(化)한 것이므로 간의 소설은 담즙 분비와 배설을 촉진시키는 작용이 있다. 전재선(田在善)씨 등이 소간해울약(疏肝解鬱藥)을 마취 하의 쥐의 위에 투여하였더니 소간약중 대부분이 담즙 분비 량의 증가와 담즙중 고체 성분의 배출을 촉진시키는 이담(利膽)작용이 있음이 실제로 나타났다.
현대 중의학계는 보편적으로 간주소설이 주로 인체 기기(氣機)가 조창(調暢)하도록 유지하는 것이라 인식하고 있다. 기는 혈과 진액을 흐르게 할 수 있으므로 기의 흐름에 막힘이 없으면 혈과 진액의 흐름 또한 순조로워진다. 기기가 조창하면 사람의 정지 또한 상쾌해진다. 기기가 조창하면 장부기(臟腑氣)의 승강출입(升降出入)이 정상으로 되고 비(脾)는 승청(升淸)할 수 있어 운화기능이 좋아지고 위(胃)는 강탁(降濁)하여 조화로워지며 담의 분비와 배설 또한 좋아진다. 반대로 간의 소설이 부족하면 간실소설(肝失疏泄)이라 하는데 기 순환의 장애를 조성한다. 기가 울하면 혈이 막혀서 또한 진이 정체(停滯)하여 담이 되고 정지가 억눌릴 수 있다. 기가 울하면 장부기의 승강출입이 문란해져 비는 승청하지 못해 운화에 이상이 생기고 위는 강탁하지 못해 조화를 잃고 담의 분비 배설에도 장애가 생긴다. 이미 소설 부족이란 것은 있는데 소설 태과(疏泄太過)가 없을 수 있겠는가? 적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소설이란 소통(疏通)과 소창(疏暢)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소창하려면 반드시 정지(停地)하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 소설의 기능은 움직임을 통해 실현된다. 간은 목에 속하고 그 성질은 승(升)이니 동(動)인 동시에 또한 승의 추세가 있어서 소설하려면 곧 승, 동함이 있다. 승과 동함을 조절하는 것은 간의 정상적인 생리 활동을 진행시키는데 필수적인 것으로 승, 동하지 못하면 소설의 기능도 없어진다. 승과 동은 모두 양에 속하고 소설 또한 양에 속한다. 만일 태과하면 태과에 대해 상대적인 잠강(潛降)과 정장(靜藏)이 불급해져 이에 따라 기혈이 위로 올라(급히 움직이는 형세를 수반한다.) 두창(頭脹), 두통(頭痛), 안화(眼花), 면홍목적(面紅目赤), 조급하고 쉽게 성내는 등의 증상이 출현하는데 일반적으로 “간양상항(肝陽上亢)”이라 한다. 만일 승동함이 과도하면 기의 승동함이 너무 급해져서 풍(風)이 발생하고 현훈(眩暈), 진전(震顫), 동요(動搖) 심하면 추축(抽搐) 혹은 갑자기 쓰러져 인사불성(人事不省)이 되는 증상이 출현하기도 하는데 섭천사는 그것을 일컬어 “내풍은 이에 신체 중에서 양기가 움직여 변한 것이다.”라 하였고 “양화내풍(陽化內風)”의 증상을 일반적으로 “간풍내동(肝風內動)”이라 하였다. 다만 옛사람들이 “소설태과(疏泄太過)”라는 말을 매우 적게 언급하였고 현대의 문헌 해석 또한 그다지 명료하지 않아 사람들은 “간기소설태과(肝氣疏泄太過)”의 표현법을 개념상 모호하게 인식하고 있어 이론에 있어서 모순을 초래하여 중의학 이론의 정확성과 통일성에 장애가 되었다. 우리는 간주소설의 기능이 태과하고 또한 불급함이 있음을 안다. 임상에서 간실소설(肝失疏泄)한 기체(氣滯)와 혈어(血瘀)는 치료에 마땅히 소통시키고 소설이 태과하여 승동함에 절제가 없어 간양이 항진되어 간풍내동한 것은 치료에 마땅히 잠강(潛降)과 전정(鎭靜)을 사용하니 이것은 모두 객관적인 실제 사실이다.
역자 황상웅 구진숙 / 교정 여진주
원 저 : 상해중의약잡지 1985년 3기(85133039)
論肝主疏泄
주 제 : “간주소설”의 이론은 내경에서 유래한다. 그후 한(漢), 진(晋), 당(唐), 송(宋) 때에는 언급함이 드물었다. 명 청에 이르러 이 이론이 전면적으로 발전하였다. “간주소설”의 작용 : 1.전신 기기(氣機)의 흐름이 막히지 않게 유지하며 혈(血)과 진액(津液)등의 물질 유통을 추동한다. 간이 소설 기능을 잃으면 “육울”(六鬱)이 이어서 생기고 또한 다른 장(腸)을 “울(鬱)”하게 만든다. 특히 비(脾), 위(胃)에 대한 영향이 가장 커서 비가 운화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2.정신(精神), 정지(情志) 활동을 조절한다. 3.담즙의 분비와 배설을 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