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크루즈 여행
尹 光 德 (前 kotra 시드니 무역관장)
사람들은 가끔씩 꿈꾸지 않을까 ? 우연한 만남을 꿈꾸고, 우연한 사랑을 꿈꾸고, 히말라야 등반을 꿈꾸고, 프로 바둑 기사나, 홀인원을 꿈꾸고, 또 기막힌 로또 당첨을 꿈꾸고... 나도 모든 것 다 잊고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을 벗 삼는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꿈꾸곤 했었다. 꿈이 없다면 어찌 그 꿈이 이루어 질수 있을까 (If you don't have a dream, how does the dream come true?) 라는 영어 속담처럼 드디어 내가 꿈꾸던 일을 실현시킬 기회가 온 것이다.
독일 뮌헨 근교에서 미군 소령이며 치과 군의관으로 근무하는 사위와 딸 부부의 손자 돌잔치 끝내고 로만틱 가도 등 독일 바이에른 지역을 돌아 본 후 이태리 베니스에서 출발하는 동 지중해 크루즈 여행에 참여하게 되었다. 아드리아 해에 위치한 베니스 항에는 내가 타고 여행할 Costa Serena 호 외에도 또 다른 코스로 떠나는 4척의 크루즈 선박이 출항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세레나 호의 주요 제원을 보면 총 톤수 11만 2천 톤, 전장 290 메타, 전폭 39 메타, 탑승 여행객 수 3천명, 승무원 수 1,100명 등으로 큰 아파트 몇 동에 해당하는 어마 어마한 호화 유람선이다. 객실 모니터에 나오는 운항 속도는 시속 42 킬로로 큰 덩치에 비하면 속도가 무척 빠른 편이다. 참고로 FIFA 규정 국제 축구 경기장 규격은 길이 105 메타, 폭 68 메타이다.
식사는 하루 7번 제공되어 자기가 원하는 시간대에 맞추어 마음대로 골라 먹을 수 있고 심지어는 한 밤중 자정 뷔페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선내에는 식당, 바는 물론 극장, 공연장, 수영장, 헬스 클럽, 미용실, 마사지실, 카지노장, 오락장, 쇼핑 등 모든 시설이 두루 갖추어져 있다. 선상 댄스 파티도 매일 밤 열리고 그 외 마술 쇼, 라스 베가스 쇼, 최신 영화 상영, 탁구, 배구 등 각종 경기 대회, 미인 선발 대회 등이 열리고 요가 교실, 댄스 교실 등 강습과 심지어 다이어트 법, 치아 건강 법 등 건강 세미나도 개최된다. 가끔씩은 책도 읽으라고 독서실도 있다.
금번 여행 코스는 베니스(이태리), 바리 (이태리), 카타콜론 (그리스), 이즈미르 (터키), 이스탄불 (터키), 두브로브니크 (크로아티아), 베니스로 이어지는 총 7박 8일간 일정이다. 방문지가 모두 중세 및 고대 문화 유적지로 역사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5월의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최상의 조건이었으며 여행 내내 하루도 비가 오지 않아 정말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을 벗 삼는 낭만적인 여행이었다. 특히 지중해 바다, 그 중에서도 동 지중해, 아드리아 해, 에게 해 그리고 보스포러스 해협으로 이어지는 바다는 잔잔한 호수와 같아 전혀 항해의 느낌을 받을 수 없는 정도이었다.
금번 여행 코스 중 베니스와 이스탄불은 과거에 3-4 번 방문한 적이 있으나 바리, 카타콜론, 이즈미르, 두브로브니크는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 기대가 많았다. 특히 금번에 여행하는 대부분의 지역이 유네스코 역사 유적지로 지정될 만큼 문화,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도시들이었다. 다시 찾은 물의 도시 베니스는 여전히 아름다웠고 산 마르코 광장과 리알토 다리 위에는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비었으며 운하 골목, 골목을 누비는 곤돌라에서는 테너 가수 뺨치는 아리아가 연이어 들려오고 있었다. 아드리아 해에 면한 이태리 남동부 해안의 소항구 도시인 바리는 이태리의 숨겨진 보석으로 포도주, 올리브 유등이 유명하다.
다음 기항지인 그리스의 카타콜론은 제우스를 찬양하기 위해 4년에 한 번씩 고대 올림피아드가 열렸던 도시로 가는 관문이다. 두 차례의 큰 지진으로 매몰되었던 유적을 19세기 후반 독일, 프랑스 조사단이 발굴하였으며 아직도 여타 유적을 발굴중이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이 시작된 이곳을 기념하기 위해 근대 올림픽 성화는 이곳에서 발화하여 봉송되고 있다. 터키의 이즈미르는 이스탄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로 고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에페수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을 방문하였다. 신약 성서에 에베소로 기록된 이 도시는 BC 11세기에 건설된 유서 깊은 도시로 소아시아 상업의 요충지로 번영하여 가장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 사도 바울, 사도 요한, 성모 마리아가 살았다고 전해지며 19세기에 발굴되었으며 이태리 폼페이 유적의 7배, 아크로폴리스의 30배에 달하는 거대한 도시이었다.
다음 기항지인 이스탄불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두 대륙에 걸쳐있는 도시로 3천년의 역사를 갖은 유서 깊은 도시이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운데 두고 유럽과 아세아 대륙에 걸쳐있는 이스탄불은 비잔틴, 동로마 제국, 오스만 터키 3대 제국의 수도로 동서양의 절묘한 조화가 깃들어 있는 도시이다.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성 소피아 사원과 아름다운 블루 모스크, 토카피 박물관등을 관람했다. 마지막으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는 700년 된 성벽으로 마을이 둘러 쌓여있는 아름다운 고 시가지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크루즈 여행은 일반 여행보다 확실히 경비가 많이 드는 여행이다. 먹여 주고, 재워 주고해서 비용이 절약되는 것 같아도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다. 우선 크루즈 선이 기항지에 도착하면 현지 관광비용은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기항지에 따라, 관광 코스에 따라 가격이 다르나 대개 1인당 40 유로에서 100 유로 까지 다양하다. 또 4 - 5 시간 관광 코스라면 괜찮으나 하루 종일 소요되는 관광 코스라면 점심 식사비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그 외에 선상 팁이 하루에 1인당 6유로 (미화 10불) 씩 자동 결제된다. 일단 크루즈 선에 승선하면 Ship Card 로 모든 결제가 이루어져 현금 사용은 안하며 마지막 날에 신용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알뜰 여행객을 위한 절약 방안도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란다. 우선 우리나라 여행사를 통한 크루즈 여행은 제일 비싼 것임을 각오 하시고 인터넷 시대인 만큼 크루즈 선사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이 가장 저렴하며 그 것도 사전 예약 기간이 빠르면 빠른 수록 가격이 저렴해 진다. 또한 바다가 안 보이는 Interior Cabin Room을 사용하면 더욱 저렴한 여행이 될 수 있다. 보통 크루즈 선은 Interior Cabin, Ocean View Cabin, Balcony Cabin, Suite Cabin 으로 나누어지며 가격에 차이가 많다. 크루즈 선은 저녁에 출항해서 아침에 새로운 기항지에 도착하므로 잠잘 시간에 꼭 바다가 보일 필요는 없다. 실제로 선상에서 만난 한국 신혼부부는 6개월 전에 인터넷을 통해 예약했다고 했는데 나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크루즈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내가 만난 이태리 부부는 크루즈 여행만 10 차례 했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그리고 자기 경험에 의하면 크루즈 선사, 여행지에 따라 크루즈 여행 맛이 다르다고 한다. 또 카리브, 알라스카 등을 여행하는 미국 크루즈는 유럽 크루즈와 또 다른 분위기라고 한다. 크루즈 여행의 매력은 일상의 번거로움을 벗어나 마음껏 쉬고, 먹고, 즐기는데 있다. 따라서 여행객도 대부분 직장에서 은퇴한 노 부부 위주가 많은 편이다. 일반 여행은 비행기 갈아타고 자동차로 원 거리이동 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있으나 크루즈 여행은 밤에 자고 나면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해 있어 편리하다. 갑판에 올라 바다 한 가운데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 그리고 한 밤 중에 바다에서 쳐다보는 달과 별의 감흥도 잊기 어려운 추억으로 남는다. 이태리 부부의 말처럼 이제 또 다른 크루즈 여행을 꿈꾸며 크루즈 여행을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첫댓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내년에는 크르즈 여행에 꼭 도전 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크루즈는 여행의 마지막 단계라고 하였지요. 좋은 글 잘 읽고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