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지역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허생원과 동이가장돌뱅이로 돌던 순서 그대로 5일장이 이어져 열리고 있다.
봉평장이 2일과 7일 열리는 것을 비롯해 진부장이 3일과 8일, 대화장이 4일과 9일, 평창장이 5일과 10일에 어김없이 난전을 개설하고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맞는다.
이 가운데 봉평장은 최근 전국적인 문화축제로 자리잡은 효석문화제에 맞춰 새로 개설한 시가지 도로를 이용해 전통미를 살린 재래장터로 조성돼 축제기간인 8~9월에는 성시를 이루고 있다.
봉평장은 지난 1770년대 발간된 동국문헌비고에도 기록돼 있을 만큼 300~400여년이 넘는 유수한 역사를 지닌 전통 장터로 전국에서 알아주는 대장(大場)으로 소문났던 5일장이다.
더욱이 봉평에서 태어난 가산 이효석 선생의 문학혼이 서린 효석문화마을과 가산공원 생가터 등이 관광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가산공원 입구에 마련된 장터는 관광객들에게 옛 5일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봉평시장 안쪽부터 동서남북 사방으로 길게 이어져 열리는 봉평 5일장은 대형마트와 교통발달로 전성기에 비해 초라할 정도로 축소되긴 했지만 지역 특산물인 메밀과 온갖 산약초, 잡곡 등을 구할 수 있는 토속적인 장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원목 아치형태의 봉평재래장터 표지판을 설치하고 효석문화제의 볼거리로 들여온 당나귀 등에 봇짐을 싣고 소설속 장돌뱅이의 복장을 한 지역 노인들이 당나귀를 끌고 다니는 장터는 아직도 상인들의 넉넉한 인심과 구수한 사투리가 배어나는 전통 5일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더욱이 주변에 산재한 관광문화 자원과 함께 종합휴양 리조트인 보광휘닉스파크를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전통장을 체험하려는 발길이 이어져 주말이 겹친 5일장은 제법 대장의 면모를 되찾고 있다.
특히 봉평 최고의 특산물로 가장 인기있는 메밀로 만든 '메밀국수'와 '메밀묵' 등을 장터 도로 위에 손바닥만한 깔판을 깔고 앉아 먹는 시골장터만의 멋도 즐길 수있다.
가을 서리가 내린 후에 거둬 들이는 메밀은 예전에는 구황식품으로 취급받았지만 지금은 메밀묵, 메밀 부침개, 꼴두국수, 메밀국죽, 메밀전병 등으로 만들어져 별미 중 별미로 자리잡고 있다.
봉평 5일장에서는 또 미전과 채소전, 약초전 등이 골고루 갖춰져 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성인병 예방을 위해 잡곡이 인기를 끌면서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미전에는 찹쌀과 팥, 콩, 조, 수수, 녹두, 옥수수 등 다양한 토종잡곡을 만날 수 있다.
봉평 5일장터는 봉평면 소재지를 지나 100여m 가면 도로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