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로 혼성주라고 하는 리큐르(Liqueur)를 한마디로 간단하게 정의하기는 힘듭니다. 위스키, 럼, 진 등의 증류주에 여러 가지 과일이나 꽃, 향료 식물 등의 향을 배합하고 착색하여 당분을 첨가한 감미로운 술들을 총칭합니다. 원래는 유럽의 귀족들이 식후에 한 잔씩 즐기던 식후주인데 지금은 각종 칵테일의 재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칵테일 바에서 여러분이 좋아하는 각종 칵테일의 다양한 맛과 향 그리고 색을 내기 위해 베이스가 되는 기주나 주스, 탄산 음료 외에 예쁜 병에 담긴 색도 멋진 여러 종류의 이름 모를 술들이 가미 되는 걸 보신적 있으시지요? 바로 리큐르들입니다.
리큐르의 기원 및 어원
(좌측 사진 : 유명한 커피 리큐르 모짜르트) 리큐르의 정확한 기원은 알지 못합니다. 다만 고대 그리스의 의사인 히포크라테스도 약용으로 리큐르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적어도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하겠지요. 중세 연금술사들은 십자군 전쟁을 통해 아랍에서 전해진 증류 기술을 이용하여 리큐르를 제조하였는데 주로 약용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기록에 나타난 최초로 증류에 의한 리큐를 생산한 사람은 13세기의 아르누도 빌누브(Arnaude de Villeneuve)와 그 제자 레이몽 류르(Raymond Lulle)라고 합니다. 16세기에 프랑스 왕가에 시집간 이태리 피렌체의 유명한 메디치가의 카테리나를 수행한 요리사가 Populo라는 리큐르를 프랑스에 선보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후 18세기 서구 상류 사회가 사치스러워지고 식도락에 신경 쓰면서 다양한 리큐르가 생산되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식후주였는데 19세기 이후 새로운 다양한 주조법의 발전과 더불어 칵테일의 폭발적인 발전과 함께 리큐르도 질과 양 양면에서 크게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리큐르의 어원 역시 불분명한데 녹는다는 의미의 라틴어 리큐화세(Liquefacere)에서 유래된 말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등 유럽권에서는 Liqueur, 독일에서는 Likor, 미국에서는 Cordial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합니다.
리큐르 제조 방법
오늘날 각국의 수많은 회사에서 각기 다른 개성의 수백종의 리큐르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그 주조 방법을 한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크게 원료인 과일, 꽃, 향료 식물 등의 성분을 우려내는 방법(Infusion Method)와 여과해내는 방법(Percolation)의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Infusion Method는 다시 원료 식물을 베이스가 되는 증류주(주로 곡식의 스피리츠) 원액에 담구어 함께 끓여 증류해내는 증류법(Distilled Process)과, 원료 식물을 증류된 스피리츠에 담구어 그 성분이 알코올에 완전히 용해되어 나오게 하는 Cold Method의 두가지 방법으로 크게 대별됩니다. Distilled Process의 경우 처음부터 원료 식물을 원액에 넣고 함께 증류하는 방법과 1차 증류한 원액에 원료 식물을 넣고 2차 증류하는 방법이 있지요.
전통적인 여과 방식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생각하시면 되는데 증류 시 증류포트의 내부 맨 위에 허브 등 원료 식물을 넣어 두고 아래의 증류주 원액을 가열하면 가열된 알코올이 기화되어 위로 올라가는데 이때 상부의 원료 식물 사이를 수증기가 지나며 그 성분을 추출해 품고 있다가 냉각관을 통해 식으며 다시 액화되어 내려와 원하는 스프리츠-리큐르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때로는 끓고 있는 액체 스피리츠 자체가 위로 분출되어 향료 식물들에 닿게 하는 방법도 사용됩니다.
독일 등에서 Essence Process라 하여 주정에 천연 또는 합성의 향료를 단순이 배합한 후 사카린을 넣어 리큐르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값싸고 질이 낮은 제품이 주로 얻어집니다.
이렇게 얻어진 리큐르 스피리츠 원액에 설탕, 시럽, 꿀 등을 첨가하여 최소 2.5% 이상의 당분을 갖도록 조정합니다. (대부분의 리큐르는 35% 정도의 당도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색소를 첨가하는데 색소 첨가 후 다시 여과 시킵니다. 미도리의 초록색이나 바나나 리큐르의 노란색을 보시고 메론이나 바나나에서 바로 얻어진 색으로 착각하지 마세요. 최초 증류 시 과일의 향은 얻어져도 색은 진이나 보드카와 같은 무색입니다. 여기에 색소를 넣어 착색한 것이지요. 일부 리큐르는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는 것도 있습니다.
리큐르 제조 방법이 진과 유사하지요? 사실 진이 대량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주류라 별도로 분류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리큐르의 일종이라 할 수 있지요. 많은 나라에서는 진을 리큐르의 일종으로 간주하기도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