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를 혈통경주라고 말한다. 경주능력이 혈통과 비례한다는 의미이다. 실제 통계상으로 그렇다. 혈통이 좋은 말은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 그래서 영국 더비나 미국의 켄터키더비, 브리더스컵 등 세계적인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면 당장 천문학적인 거액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하고 씨수말로 전환하면 한번 교배해주는데 억대 교배료를 받는다. 이런 말의 자마가 경주로를 휩쓸기만 하면 교배료는 더욱 올라가 자국은 물론 전용기를 타고 해외를 돌아다니며 씨를 뿌려 마주는 돈방석에 올라앉는다. 혈통이 좋지 않은 말이 잡종강세처럼 좋은 성적을 내는 수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말이 씨수말로 전환, 후세를 낳을 경우 후세마들이 데뷔하면 더이상의 잡종강세는 나오지 않고 집안수준의 하위 그룹을 맴돌다 마침표를 찍는다. 반면 혈통이 좋은 말 가운데서 부진마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은퇴후 씨수말로 전환할 경우 그 자마들은 혈통 값을 한다. 좋은 씨수말들은 교배 상대도 가려가면서 한다. 씨암말의 혈통과 경주력이 좋아야 씨를 뿌려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능력이 부진한 자마가 태어나는 수가 있고 그렇게 되면 교배료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국내 경주마 생산업계에서도 외국에서 비싼 씨수말을 수입, 국내산마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마사회는 미국에서 27억원을 주고 사온 엑스플로잇 등 30억원 안팎의 씨수말을 수입해다 생산목장 씨암말들에게 교배 지원을 해주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씨수말의 몸값이나 혈통과는 무관한 것 같다. 씨수말 뉴스프린터를 예를 들어보자. 이 말은 과거 제주도 중앙목장이 미국에서 5만달러(약 5000만원)를 주고 샀다고 한다. 뉴스프린터는 세계적인 씨수말 미스터프로스펙터의 손자이지만 경주마시절 미국의 하위그룹 경주에서 11전2승을 거둔데 그쳤기에 이처럼 싼 값에 팔려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뉴스프린트의 자마 중 머니카와 선봉불패가 대상경주를 한차례씩 제패했고 메들린스피드도 최근들어 경주력이 살아나 3연승을 거두며 정상을 향해 쾌속질주하고 있다. 뉴스프린트의 자마들의 총 성적은 46전15승, 2착 7회로 승률 32.6%, 복승률 47.8%를 기록하며 자마들의 평균 상금이 1억1100만원이나 되는 반면 엑스플로잇의 자마는 386전42승, 2착 49회로 승률 10.9%, 복승률 23.6%, 평균상금 3150만원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엑스플로잇의 미국과 국내 자마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엑스프로잇의 미국 자마들은 경주로를 휩쓸고 있다. 그중 하나가 국내에 수입돼 왔는데 그 말이 플라이퀸이다. 플라이퀸과 국내에서 생산된 엑스플로잇 자마들의 경주력을 비교해보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씨암말들의 수준 차이와 생산 육성 기술및 환경 차이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싶다. 씨암말들의 수준이 미국에 비해 뒤지고 생산및 육성 기술도 뒤진다고 봐야 한다. 또 우리나라 경주마 생산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제주도는 화산지대이기에 화산석 위에 흙이 덮인 상태라고 한다. 이런 곳은 경주마 생산에 좋은 환경이 되기에는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산마의 혈통을 경주력과 비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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