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과학은 자연 현상이 인과법칙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원인과 결과의 관련이 통계적으로 입증되고 규칙적이며 재생 가능한 사건인 경우만 그 현상이 하나의 원리로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세상에는 우연이라고 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며, 심지어 그것이 어떤 다른 규칙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만큼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인과적 규칙성과는 다른 또 하나의 법칙성을 일컬어 융은 동시성의 원리라고 했다.
동시성 현상이라고 하는 것은 내적인 심리적 사건과 외부의 물리적 사건 사이의 의미상의 일치가 있고 전혀 인과 관련을 찾아 볼 수 없어 우연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말한다.
동시성 현상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 첫째는 무의식적인 상(像)이 직간접적으로 꿈이나 착상, 예감으로 의식에 나타나는 것. 둘째는 그 내용과 일치되는 객관적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융은 동시성 현상이 무의식의 독특한 기능, 즉 시간을 초월한 심적 조건인 무의식의 원형들의 작용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았다. 원형이란 인간 정신의 선험적 조건이며 정신작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원동력이다.
무의식에는 의식의 제약된 시간과 공간 조건을 초월하여 이를 상대화하는 기능이 내포되어 있다. 특히나 집단적 무의식은 의식보다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것이므로 의식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지각할 수 있다. 융은 무의식이 어떤 선험적 앎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절대지(絶對知)라고 불렀다.
동시성 현상의 큰 특징은 이런 절대지, 어떤 감각기관으로도 매개되지 않는 앎의 작용이다. 역(易)이나 타로에 물을 때 피검자의 의식은 완전히 속수무책이다. 이 절대절명의 조건에서 외부에서 차단된 의식의 에너지는 내면, 즉 무의식으로 흘러가고 강렬한 정감을 띤 원형들을 배열시키면서 무의식의 절대지를 환기시킴으로써 동시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곤경에 처한 사람이 의식의 한계에 도달하여 진지한 마음으로 설시( 蓍;주역의 괘를 얻는 방법)를 하거나 카드를 뽑을 때 그러한 물음, 행위, 답 사이에 의미상의 일치가 있게 된다. 융이 말하는 무의식의 절대지는 의식의 힘이 약하면 약할수록 선명하게 드러난다. 과학의 실험이 우연을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 이루어짐에 비해 역이나 타로는 우연을 중심에 놓고 정보원으로 삼는 것이다.
역(易)이나 타로의 물음은 자기원형의 의도를 찾아가는 물음이다. 즉, 모든 원형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며 모든 심적 요소를 조정하는 '자기원형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우리는 모두 동시성 현상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친구를 생각하고 있을 때 그 친구로부터 전화가 온다거나, 지난 밤 지인이 죽는 꿈을 꾸었는데 다음 날 그 사람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된다거나 하는 등등. 이런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현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거의 상실해버렸다. 때때로 내면으로부터 오는 그 메시지들은 암호화되어 우리에게 그 의미가 해독 불가능한 것이 되곤 한다. 타로는 우리의 영적인 영역의 이미지와 상태들에 대한 하나의 열쇠로서 이용될 수 있다. 동시성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데크로부터 당신이 뽑은 카드의 그림들은 그 순간의 당신의 내적 상태(정신적 영적 상태또는 에너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카드는 그 위에 그려진 심벌들의 에너지를 표현하고 전달하며 당신 자신의 에너지와 일치 교감하게 된다.
타로의 그림과 심벌들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매개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당신의 에너지의 통로인 손이 카드들 위를 움직일 때 상응하는 에너지를 지닌 카드를 뽑게 되는 것이다. 』
『타로카드의 유래 : 타로카드의 유래에 대해서는 언제 생겨났는지 확실하게 문헌상으로 증명할수 있는 역사적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지금부터 4천년 전에 처음으로 이집트에서 만들어 졌다는 설과 유럽의 선조인 컬트족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고 하는 추측정도의 설이 있을 뿐이다.
타로(TAROT)이란 말의 뜻은 원래는 이집트의 두루마리 상형문자에서 생겨난 말로서 수레바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런대 그 수레바퀴의 상징은 하늘의 태양으로 보며 또한 인생을 지금도 수레바퀴에 많은 비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지만 놀라움을 금할수 없다.
또한 타로카드에 나타나는 그림이나 색상들은 고대의 거대한 사원들에서 나타나는 것들과 연관성이 있다고들 하며 이집트의 스핑크스나 피라밋에서 나오는 벽화나 색상들과도 연관지어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으로 타로카드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는 귀족이나 왕족의 전용물로서만 사용되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점은 동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 동양에서도 점을 보는 일은 지배층 계급이 담당하고 있었다. 그 후에 재정이 분리되면서 권력과 제사를 지내는 계급이 갈라져 나갔었다.(예 ;고조선의 단군왕검)
그후 십자군 시대와 문예부흥기 시대에 가장 발달하였다. 특히 사원의 승려들이 많이 사용하였다가 점차적으로 일반인들에게 광범위하게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전유럽으로 퍼져 나가게 되었다.
그러다가 18세기 초반에는 로마 교황청의 기독교 문화에서는 기독교의 정신적인 삶에 해악이 된다는 이유로 금서로 되고 점술사들을 마녀사냥이라는 명분으로 사형시켰던 시절에는 상당히 쇠퇴해져서 비밀리에 일부의 사람들에게 비서로 전수되었다가, 18세기 중반이후부터 다시 세상에 유행되기 시작했다.
즉 1760년대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면서 귀족 사회로부터 시민 사회로 대 변혁이 일어나는 가운데 타로카드도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햇빛을 보게 되어 시민들에게 다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되었다.
원래 타로카드는 총 78장으로 이루어졌었는데 시민 혁명과 산업 혁명으로 유럽인들이 세계각국으로 뻗어 나가면서 타로 카드도 함께 세계로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타로 카드가 원형 그대로의 의미와 모습으로 전파되었던 것이 아니고 그 나라의 문화적 배경이나 시대적 환경에 따라 변형되면서 전파 되었기에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종류가 있다고 한다.
그 후에도 타로 카드는 계속 보급 발달되어 왔으면 20C에 들어와서는 거의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타로 카드로 점을 보는 것이 일반화가 되었다. 요즈음 가장 인기 있는 타로 카드는 1930년대에 만들어진 라이더 웨이더(RIDER-WAITE)타로 카드로서 일반인들이 많이 접해본 타로 카드이다. 마르세이유(MARSEILLES) 타로 카드는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가장 오래된 진본 카드로 알려져 있다. 동양으로 비유한다면 주역의 원본이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점을 보러 다니는 인구가 많고 점술사도 많지만 아직까지는 동양의 점술(사주, 관상, 풍수)등에 밀려 서양의 점술이 제대로 소개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지금 여러분에게 소개하는 타로카드는 그동안 일부 유학생이나 교포들에게만 한정적으로 알려져 있다가 불과 2-3년 전부터 급속도로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우리나라의 환경이나 문화 또 역사적 배경에 맞는 타로 카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인구중에서 30대이하의 사람들은 TV나 비디오, 특히 컴퓨터에 친숙한 세대들이다.
다시 말하면 시각적 매체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동양 점술의 발달도 좋지만 서양의 시각적 효과에 의한 타로카드가 앞으로 많이 발달되어 보급되었으면 좋겠고 한국의 점술가중 역학적 지식이 있고 민중적 민족적 의식이 있는 훌륭한 사람이 나타나서 한국의 문화나 환경에 맞는 타로카드가 만들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