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를 위한 감상곡 CD vol.1
<섬집 아기>
사전적 의미로는 어린이들의 생활감정이나 심리상태 등을 아동문학용으로 표현한
정형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뜻하는 ‘동요’는 1920년대 민요와 직접적인 연관 없이
외래음악에 뿌리를 둔 양악의 일종으로 발생했다. 외국의 어린이 노래는 주로
그 문화의 민요와 맥을 같이 하면서 굳이 양식화를 꾀하지 않았던 반면
한국에서는 동요가 하나의 창작양식으로 정착하게 되었던 것이다.
동요라는 장르가 탄생되기 이전까지 우리가 불렀던 서양의 노래,
또는 서양식의 노래 모두는 ‘창가’라는 용어 속에 포괄되었었다.
그러나 동요라는 장르가 탄생되고부터 동요는 조선의 어린이의 심성에 맞게
조선사람이 만든 신식노래라는 뜻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렇듯 한국의 동요는 1920년대 시작되어 30년대에 활성화되면서
한국의 서양음악이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장르로서의 역할을
해냈고 정형화되었다.
무엇보다 동요는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노래라는 의미 이상으로
한국의 당대 정서를 담아내는 음악적 그릇이었다.
따라서 기존에 동요는 당대를 대변하는 한국 양악의 명곡으로 남게 되었다.
비록 시대는 달라졌지만 미래 세대를 일구고자 하는 음악 영재들을 위해
동요를 소재로 한 CD를 하나의 교재로 만들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CD에는 ‘엄마야 누나야’, ‘퐁당퐁당’, ‘봉선화’, ‘섬집아기’, ‘어머니 마음’
‘아리랑’ ‘산너머 친구에게’ 등 우리에게 익숙하게 남아 있는 동요들을
합창과 같은 형식을 비롯하여 다양한 악기와 합주의 형태로
작·편곡되어 수록되어 있다.
총 13곡의 동요들은 다양한 악기의 색채 다루기 연습,
선의 구조와 그 변형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연습,
리듬을 늘리고 줄이며 시간에 변화를 주는 방법 등을
배우기에 아주 적합한 교육적 도구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흥렬 작곡의 ‘섬집 아기’는 소박하고 애잔한 음색으로 바꾸어
기타와 함께 노래하고 있고, 이영조 작곡의 ‘섬집 아기의 판타지’는 오케스트라 곡으로
변형되어 꿈속에서 바닷가를 거니는 환상적인 정경을 제공해준다.
한편 홍난파의 ‘퐁당퐁당’, ‘무지개’ 2곡을 묶어 피아노 3중주로 만든
홍난파 작곡 · 이영조 곡의 ‘퐁당퐁당’은 간단한 동요가 작곡가의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서 어떻게 예술적인 기악곡으로
발전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봉선화’의 서정적인 선율이 큰 규모의 기악작품으로 변하는
‘봉선화 변주곡’ 역시 흥미로운 곡이다.
이렇듯 동요가 한국 양악을 대변하는 명곡이라는 생각을
이 CD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이러한 교재가 가능했던 것은 한국의 역사 속에 있었던 주옥같은 곡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지닌 작곡가 이영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동요의 가치와 작곡 연습의 한국적 가치에 대한
고유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9월부터 새로 개원 되는 국립 예술영재교육원 초대 원장직을 맡아
미래의 예술영재교육을 책임지게 된 것은
그래서 든든한 일이다.
음악영재를 위한 교재로 만들어 진 <섬집아기> CD 를 들어보면
순수한 이상과 감성, 소리의 생김새와 문학적 가치가 공존하는 음악이
어떤 것인가를 우리는 깊이 느낄 수 있다.
글: 김 춘 미
(음악미학 박사/한예종 협동과정 교수,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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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7.2 기록
가져온곳 : http://blog.daum.net/osowny/15968796
어머니의 마음 해설
양주동 박사
작사자 : 양주동(梁柱東, 1903-1977)
작곡자 : 이흥렬(李興烈, 1909-1980)
양주동 선생은 “자칭 국보(國寶)” 발언으로 유명하다. 그는 수많은 저작을 남겨 자타가 공인하는 국보적 존재였지만, 말년에 이런 말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내가 70평생 많은 일을 했노라고 자부했지만, 그 모든 것이 다 잊혀지더라도「어머니의 마음」 이 노래만 남아 있다면, 내 인생은 그것으로 족하다."
선생은 그의 수필집『人生雜記, 탐구당 1990, 104 p. 이하』“어머니 回想”이란 수필에서 이 노래 작사 이야기를 이렇게 썼다. 국한문으로 썼지만 한글로 적고 한자를 병기한다.
(전략) 옛날 중국 사람들은 시경(詩經)의 요아편(蓼莪篇, 나를 낳고 길러 준 부모의 은혜를 노래한 시)을 읽고 효심을 발하지 않는 자는 사람이 아니라 했거니와 (고려 가요)「사모곡(思母曲)」한 편을 읊조리고 유연(悠然)히 모성의 사랑을 느끼지 않는 자는 그야말로 인성(人性)을 잊거나 없었다 하리라. 어머니의 사랑이란 그처럼 만인에게 보편적인 것이요, 모성(母性)이란 지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 중에 제일 숭고한 찬미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나와 같이 불행히 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자가 이 노래를 읊조릴 때에 그 감회가 어떠한가. 옛날 중국 진대(晉代)의 학자 왕포(王褒)가 어려서 어머니를 잃어 평생에 몹시 그녀를 사모하므로 제자들이 시경(詩經)을 강하는 중에 특히 전기 요아(蓼莪) 편만은 폐하였다 한다. 나도 게까지는 이르지 않는다 하여도, 대학에서「사모곡」을 강의할 때마다 미상불 처연(悽然)한 생각을 금할 길이 없다.
요즘 또 어느 잡지에 소설가 모씨의「어머님 회상기」를 읽고 감회를 깊이 하였다. (중략) 더구나 사람이란 나이가 차차 들어감에 따라, 늙어감에 따라, 어버이-특히 돌아간 어머니를 회상하고 추모하는 마음이 더 간절해지고, 또 근본적으로「어머니」자체, 곧 모성(母性) 자체에 대한 연모(戀慕)가 더욱 심화되어 가는 듯하다. 기독교의 성모 숭모가 그 초년기부터였는지 노년기에서였는지 자세히 모르거니와, 내 개인적 체험으로 보아서는 연래(年來)로 나이가 지긋해감에 따라 연모(戀慕)의 도가 짙어감을 느낀다.
잠 안 오는 밤 누워서 곰곰 어머니를 회상하여 보다가 일어나 몇 가지 기억을 적어 봄으로써「모성의 讚歌」를 대신하는 것이다.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우며
손 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는 ―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오리,
어머님의 사랑은 가이 없어라 !
어려선 안고, 업고, 얼러 주시며,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맘,
다칠까, 그릇될까,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 위에 주름이 가득 ―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오리,
어머님의 은혜는 끝이 없어라 !
<「어머니」노래>
서울 종로에 있는 중앙감리교회 노아속회에서 속회별 찬양경연에 이 노래를 불렀다
이후에도 7쪽에 달하는 글이 이어지지만 생략한다. 양주동 선생의 호는 무애(无涯). 경기도 개성(開城) 출생이다. 1928년 일본 와세다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였는데, 그 이전인 1923년에 시지(詩誌)『금성(金星)』을 발간하였다. 1928년 평양 숭실전문학교 교수에 취임하고, 1929년 『문예공론』을 발간, 1940년 경신중학교 교사로 취임했다. 1945년 동국대학교 교수가 되고, 1954년 대한민국학술원 종신회원에 선임되었다. 1958년 연세대학교 교수에 취임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고, 1962년 다시 동국대학교 교수가 되어 동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대한민국학술원상을 수상하고 정부로부터 문화훈장 ·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수여되었으며, 신라 향가(鄕歌) 등 한국 고가(古歌)를 연구하여 초기 국어학계에 큰 업적을 남겼다.
이흥렬 선생 탄생 100돌 기념 음악회
[한겨레신문] 2009년 06월 25일(목)
이흥렬 장로의 음악 가족
‘바우고개’ ‘섬집 아기’ ‘어머니의 마음’ 등 수많은 애창곡을 남긴 작곡가 고 이흥렬(李興烈, 1909~80) 선생의 탄생 100돌 기념 음악회가 다음 달 2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엠씨어터에서 열린다.
1909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이 선생은 일본 동양음대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음악교사로 근무하면서 첫 작곡집을 출간했다. 여기에 수록된 곡 중 ‘바우고개’는 일제 치하의 비운을 노래한 곡으로 지금까지도 애창되고 있다. 그는 한국작곡가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자장가’, ‘고향 그리워’, ‘코스모스를 노래함’, ‘꽃구름 속에’, ‘부끄러움’ 등 동요와 가곡 430여곡을 남겼다.
특히 그는 두 아들 이영조(66·한국예술영재교육원장) 영수(58·영남대 교수)씨와 며느리 김정희(61·메조 소프라노)씨를 비롯해 피아니스트인 이현주(36)·혜주(26)씨 등 음악을 전공한 손자·손녀 8명까지 3대째 음악 가족을 이룬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날 음악회도 가족들이 직접 꾸몄다. 이영조·영수 교수가 편곡한 ‘나비노래’, ‘꽃동산’, ‘어머니 마음’ 주제에 의한 클라리넷 변주곡, 네 개의 손을 위한 피아노 연탄곡 등이 연주될 예정이다.
♬ =「어머니의 마음」에 의한 변주적 小曲 해설 (해설 : 아들 이영수 교수)
이 곡은 1997.11.17 서울 횃불회관에서 <이흥렬 가곡 “어머니의 마음”에 의한 변주적 소곡>이란 제목으로 연주된 곡이다. 이 날은 편곡자의 부친 17주기 추모 음악회였고, 작곡을 전공하는 아들과 손자가 각자 선친이 지으신 가곡 중 하나를 택하여 기악곡으로 연주하자는 계획 아래 만들어진 곡이다. 이 곡은 원래 클라리넷과 피아노로 연주되었고, 나중에 중간 부분을 약간 확장하여 신디사이저로 연주되었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