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군종교구
제43회 군인주일 담화문
(2010년 10월 3일)
군인들에게 복음을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43회 군인주일을 맞이하여 전후방 각지에서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는 육해공군 장병들, 또 이들을 돌보는 군종 사제들과 그 동안 군사목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기도와 지원을 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사랑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콜로 3,15)
올해는 36년이란 일제의 기나긴 압박에서 해방되고 5년 만에 또다시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이 이 땅에 일어난 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3년여 동안 있었던 6.25 전쟁의 포성은 우리 국군 62만여 명과 유엔군 15만여 명의 숭고한 자기헌신에도, 삼천리 금수강산을 폐허로 만들고 천만 이산가족의 아픔을 만들어내고서야 비로소 멈췄지만, 이 평화는 완전한 평화가 아니었습니다.
1.21청와대 기습사건(68.1.21)을 비롯하여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침투사건(68.10.30), 판문점 도끼만행사건(76.8.18), 미얀마 아웅산묘소 폭파사건(83.10.9), KAL858기 폭파사건(87.11.29), 강릉 잠수함침투사건(96.9.18)과 남침용 땅굴(제1.2.3.4) 굴착(74.11~90.3), 제1연평해전(99.6.15), 제2연평해전(02.6.29), 천안함 사건(10.3.26) 등 정전협정(53.7.27) 이후 60여 년 동안 북한은 끊임없이 수많은 대남도발을 통해 이 땅의 평화를 위협해 왔습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
그러기에 우리의 아들딸들인 대한민국 국군 장병은 오늘도 전후방 각지에서 묵묵히 자기의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며,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는 말씀에 힘입어 이 땅에 완전한 평화를 이룩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또한 군종교구 내의 모든 사제들과 교구민들은 비록 군 사목을 위한 성직자들이 부족하고 재정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도 모두가 하나 되어, ‘평화의 봉사자’인 장병들에게 주님께서 약속하신 참된 평화와 행복을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도약 60! 세계 평화로”
우리 군은 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올 한해 “도약 60! 세계 평화로”라는 기치아래 시대와 세대를 넘어 우리 민족의 아픈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민족의 통일과 번영, 더 나아가 세계 평화의 선도를 위한 도약의 계기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6.25 전쟁 당시 21개국에서 지원을 받던 동양의 작고 가난한 나라였던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11대 무역대국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며, 세계 7개국 8개 지역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UN PKO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마다 받은 은사에 따라, 하느님의 다양한 은총의 훌륭한 관리자로서 서로를 위하여 봉사하십시오.”(1베드 4,10)
6.25 전쟁으로 초토화된 대한민국의 발전은 초개와 같이 자신의 생명을 바친 수많은 국군 장병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우리 군종교구는 이러한 국군 장병들의 위국헌신에 크나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1951년 4월 11명의 사제가 무보수 촉탁 문관 신분으로 6.25 전쟁터에서 군종활동을 시작한 이래, 2009년 교구설정 20주년을 보내고 이제는 2011년 군선교 60주년을 준비하고 있는 군종교구는 ‘군 복음화 25%’라는 목표 아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군종교구’(2006년), ‘말씀으로 성장하는 해’(2007년), ‘전례와 교리를 배우고 실천하는 해’(2008년), ‘성사의 삶을 사는 해’(2009)를 살아왔습니다.
특히 2010년 올해는 ‘기도와 봉사의 삶을 사는 해’를 살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기도함으로써 주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화와 일치를 더욱 깊이 체험하며, 이를 통해 전후방 각지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을 온전히 헌신하는 봉사의 삶을 살아 “군생활로 조국에 대한 봉사에 헌신하는 사람들은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가톨릭교리서 2311항 : 사목헌장 79항)이라는 우리의 사명에 맞갖도록 더욱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 23,1)
마흔 세 번째 맞이하는 군인주일에 여러분들이 주시는 기도와 관심, 그리고 재정적 지원은 장병들은 물론 이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군종 사제들에게 힘이 되고, 그들이 군에서 만들어갈 참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하늘나라 건설에 큰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 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이어라.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가 저에게 위안을 줍니다. 당신께서 저의 원수들 앞에서 저에게 상을 차려 주시고 제 머리에 향유를 발라 주시니 저의 술잔도 가득합니다. 저의 한평생 모든 날에 호의와 자애만이 저를 따르리니 저는 일생토록 주님의 집에 사오리다.”(시편 23,1-6)
6.25 전쟁 60주년을 맞는 지금 이순간도 바다 위에서, 하늘에서, 해안과 GOP 철책에서 국토방위를 위해 젊음을 온전히 봉헌하고 있는 많은 장병들에게 주님의 평화와 축복을 간구합니다.
또한 다시 한번 형제자매님들의 기도와 격려와 아낌없는 지원을 부탁드리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가 언제나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0년 10월 3일
한국 천주교 군종교구
교구장 유수일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