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지기 칼럼 2)
캄보디아 연구의 방법론에 관하여
1. 방법론은 왜 필요한 것인가
본 카페가 “연구보존센터”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은 운영의 하드웨어적 측면을 체계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운영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할 것인데, 그것은 바로 “연구방법론”입니다.
흔히 “방법론”(Method 혹은 Methodology)이라 하는 것은 어떤 분야의 전문적 연구가 하나의 “학문”(學問) 혹은 “~~학”(~學, ~logy)으로 불릴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체계화된 연구의 틀입니다.
가령 정보의 양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세계적인 언론매체들의 인터넷 사이트를 능가할만한 곳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자료는 그저 “자료”(source, material)로 불릴 뿐, 그것을 대학교수나 학문적 연구자들이 발표한 논문처럼 “연구성과물” 혹은 “연구결과물”(academic work)로 부르지는 않습니다. 물론 언론사의 기사 중에도 간혹 연구결과로 부를만큼 수준높은 기사들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사실들을 보고하는 자료로서 가치를 가지며, 보다 심도있게 “가공된” 정보라고 부르기엔 아직 무언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본 카페가 본격적인 학문적 수준의 “연구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바로 “캄보디아”라는 연구대상(object)에 대해 어떤 연구방법론으로 접근할 것인가 하는 데서 차별화가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주 새로운 모험(enterprise)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연구센터”라는 물적 토대와 “연구자”(카페 운영자)라는 인적 토대를 통해 연구의 하드웨어는 갖추었지만, 문제는 불과 서너달 전만 해도 이 “연구자”가 “캄보디아”라는 연구대상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를뿐만 아니라 관심조차 없었던 “완전한 무지”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그 점은 어쩌면 저와 함께 탐구여행을 계속해나가실 초보 여행자가 계신다면 오히려 흥미로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캄보디아”라는 특정한 대상에 대해서 무지할 뿐, 어떤 대상이 새롭게 다가온다 할지라도 적용가능한 “연구방법론”이란 도구를 통해 이러한 핸디캡을 극복해보고자 합니다. 연구에 있어서 정교한 “방법론”이란 것은 마치 무술에 있어서 힘을 조절하거나 자르고 베는 기본기와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본기가 잘 정립된 무술가라면 단도를 쥐어주던 장검이나 쌍절곤을 쥐어주던, 가장 적합한 움직임과 힘의 조절을 통해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사용을 하곤 합니다.
그렇기에 학문적으로 “완전한 무지”에서 출발하는 본 카페가 먼저 방법론에 대한 사색을 하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방법론적 틀을 통해 향후 우리가 연구하게 될 많은 주제들에 대해 어떤 일관된 체계 속에서 사색하는 일도 가능하게 해줄 것입니다.
2. 지역학으로서의 캄보디아 연구 혹은 크메르학
우리가 다루려하는 연구대상 “캄보디아”는 “주권과 영토, 그리고 국민을 가지고 현존하는 지역적 실재”, 즉 하나의 “국가”입니다. 그렇기에 현대의 학문체계에서 본다면, 캄보다아를 연구하는 일은 크게는 먼저 “지역학”(area studies 혹은 regional studies)의 범주에 속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역학”이란 학문의 구체적인 틀은 확고하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재 소위 “지역학”이란 이름으로 연구하는 제도적 장치인 대학이나 연구소들의 활동을 살펴보면 특정 지역의 이름 하에, 그곳의 언어를 연구하는 언어학자, 그곳의 정치나 사회경제를 연구하는 사회과학자(정치학자, 법학자, 행정학자, 경제학자, 경영학자 등등), 또 역사를 연구하는 지역전문 역사학자와 전통과 관습 등을 탐구하는 인류학자, 생태 등을 관찰하는 생태학자나 생물학자 등등 수많은 학문적 분과들이 공통된 지역의 이름 밑에 “물리적으로” 모인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카페는 여러 학문분야의 진정한 “화학적 결합” 형태인 “학제간 연구”(Inter-disciplinary studies)를 연구의 틀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학제간 연구라는 것은 우선 각 분야의 정통적인 학문적 방법론이 철저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행해져야만 진정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기에, 그 심도에 대해서는 앞으로 우리가 탐구여행을 진행하면서 확보해야할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방법론이 보편타당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것을 아주 일반화시키는 작업은 필요할 것입니다. 가령 이와 동일한 작업을 “캄보디아”가 아닌 저 러시아 연방의 “체첸”이나 아프리카의 어느 생소한 국가에 대해서도 완전히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시킬 수 있는 어떤 모델과 같은 작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일정 정도 우리의 탐구여행이 진행되면, 이러한 모델이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이 방법은 처음부터 무지한 연구자와, 초보 혹은 연구자보다 오히려 더 많은 지식을 가진 컴패니언들과 함께 이루어지는 지적 여행이란 점에서 모험심을 발동시키기도 합니다.
3. 캄보디아를 바라보는 방법론적 스펙트럼 5가지
학제간 연구에서 자칫 산만해지기 쉬운 관점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우리의 방법론적 메타-시스템은 다음의 5가지 측면을 통합적으로 살핌으로써 적절한 시각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1) 물질적 측면
(2) 역사적 측면
(3) 제도적 측면
(4) 정신적 측면
(5) 언어적 측면
(1) 물질적 측면
물질적 측면이란 캄보디아 사회가 가진 물적, 자연적 토대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자연환경, 기후, 인구, 자원 등이 포함됩니다.
(2) 역사적 측면
역사적 측면은 21세기 현재의 캄보디아인들만이 아니라, 과거 크메르 민족이 걸어온 발자취와 축적된 결과물들을 살펴보고, 그 기원을 탐구하는 활동에서 바라보아야 할 측면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에 대한 역사학적 연구만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그들의 일상 속에 흐르고 있는 삶의 모습을 다룰 수 있도록 인류학적 연구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의 연구가 “캄보디아연구” 혹은 “캄보디아학”이란 명칭과 더불어 “크메르학”이란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도 이 부분에서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제도적 측면
제도적 측면에는 법률체계, 기관과 조직, 정치구조, 경제구조, 그리고 그것을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Network)을 검토하는 일이 포함됩니다. 아마도 현재 캄보디아에 관심을 가진 많은 이들이 가장 흥미롭게 생각할 부분일 것입니다.
(4) 정신적 측면
정신적 측면을 살펴보는 일은 크게는 2가지입니다. 하나는 관념적 부분의 이해를 위해 사상 및 종교를 연구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아름다움”이라는 미학적 주제에 대한 탐구, 즉 문화, 예술과 같은 미학적 탐구가 될 것입니다.
(5) 언어적 측면
언어적 측면은 “소통”(communication)이란 관점에서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그 언어가 오랜 역사와 전통의 축적물(accumulation)이란 점을 감안하면 고도의 추상적 영역에 속합니다. 그런 점에서 언어에 대한 면밀한 고찰은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보다 고차원의 이해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란 점에서 그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5가지 측면의 고른 이해를 통해, 우리는 편협하거나 경망스럽거나 속되지 않은, 캄보디아에 대한 비교적 온전한 이해를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를 통해 우리가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캄보디아라는 시공간에 대해 구체적인 존경과 그 가치를 평가해보고자 합니다.
4. 사전과도 같은 카페
마지막으로 저는 우리의 카페가 캄보디아에 관한 사전(Dictionary)과 같은 카페이길 희망합니다. 즉 스피드와 양적으로는 아주 천천히 나아가지만, 10년이 흐른 뒤에도 사람들이 다시금 들러 복습하고 싶은 내용들로 가득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 다른 자료들을 보면서도 우리 카페의 어느 페이지를 펴놓고 참조하고 대조해나가며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정보들에 대해 보다 정교한 지식을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계속해서 우리의 탐구여행에 즐겁게 동참해주시길 기대하면서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카페지기 울트라-노마드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