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몇차례 계획했지만 매번 다른 행선지에 밀려 아직껏 산행 실행이 되지 못했다. 언젠가는 가겠지. 정병윤선생이 추천한 곳인데 자꾸 밀려나 버렸다.
10시 30분 증심사 주차장에서 집결.
눈이 쌓여 여자분들이 걱정해 한다. 갑영이 형과는 목적지를 장불재로 이미 결정해 놓았는데, 여자들이 걱정하는 바람에 일단 중머리재까지는 가기로 하다. 눈밭에 아이젠까지 착용했으니 평소보다는 더 힘들 수밖에.
길이 편한 곳을 택하기로 하여 증심사를 거쳐 봉황대에 도착 잠시 숨돌리고 백운암터를 지나 중머리재에 도착하다.
중머리재에서 간식을 먹은 후 장불재로 강행하는데, 여자들이 힘들어한다. 본인 이철환이도 간밤에 배탈이 났는데 아직껏 뱃속이 불안하다.
장불재가 힘들다고 하여 용추삼거리에서 중봉쪽으로 방향을 돌리다. 중봉의 겨울바람은 꽤나 매섭다. 김옥택 선수 중봉에서도 바람이 가장 쎈 곳을 골라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까기 시작한다. 그 곳이 식사하기에 가장 넓다나-.
바람 속에서도 김밥은 입으로 들어간다. 컵 라면이 이렇게 맛있는 줄은 아무도 모를 거고, 따끈한 커피에 소주도 여러 잔씩.
기왕 중봉까지 왔는데. 바로 하산하기는 아깝고, 동화사터로 해서 하산하자고 제안했더니 일행들이 별로 토를 달지 않는다. 아마도 그 길을 모르나 보다. 길이 거의 평탄한 수준이라 별 불평들은 없다. 눈 덮힌 동화사 터의 설경이 아름답다. 무등산 10경을 뽑는다면 한자리 차지할 만한 곳이다.
눈밭의 내리막이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동화사터 - 원효사로 연결되는 신작로 - 바람재 - 무당골 -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오후 4시 40분이다.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무려 6시간 산행이었다.
○ 뒷풀이 : 봉선동 '삼다도' 횟집에서 저녁 식사 겸해 쐬주 한잔씩. 향교초등 졸업 40주년 기념행사 준비모임을 몇차례 했던 곳이다. 맛은 별로지만 가격이 싸서 좋다.
오늘도 행사준비 이야기가 나오자 진지해진다. 행사추진위원장을 맡은 이갑영, 총무 이용남, 정말 고생이 많습니다. 별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백의종군하는 우리의 미는 힘이 약한 것 같아 위원장과 총무에게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