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낚시
지난 팔월 초부터 2박3일간의 낚시 휴가를 잡아 놓았다.
낚시를 간다고 날자를 잡아 놓으면 이틀도 멀고 더디기만 한데,
하물며 20여일이야 얼마나 길고 하루가 여삼추 같을까.
길고 긴 날을 지나 드디어 출발 날의 아침,
일찌감치 눈을 뜨고 장보러 다니고 열두시 경에 일백팔십키로의 목적지로 출발을 하였다.
가는 길에 강촌유원지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아직도 그곳에는 젊은 남녀들이 많이 있었다.
어쩌면 “강촌유원지” 라는 명성도 이제는 퇴색해 버린 듯도 싶었으나 나름대로의 저력은
아직 남아 있는듯했다.
강촌유원지를 지나 구곡폭포입구에 다다라 춘천의 관광지도에 나온 두레마을로
가려고 하였으나 더 이상 차량은 진입을 할 수가 없고 걸어서 40분을 올라가야 한단다.
그곳의 산채비빔밥이 맛이 있다고 하여 일부러 중간에 밥도 안 먹고 달려 왔건만, , , ,
어쩔 수 없이 원래의 목적지로 가기로 하였다.
걍계의 물색은 흐리고 물살은 내 마음 만큼이나 빠르게 흘럿다.
아마도 소양호가 방류를 한 듯하다.
의암댐을 지나니 소문난 낚시터가 우측으로 보였다.
( 소문난 좌대)
잠시 들어가 구경을 하고 조금 더 오르니 광명낚시터가 있다.
배타는 곳이 독특하게 사무실의 안쪽까지 들어와 있었다.
(광명낚시터)
의암댐의 본류권 에는 황톳물이 거칠게 흐르고 있었지만 낚시터 주변의 가장자리는
물색도 괜찮았고 잔잔했다.
조금 더 상류로 올라 소문난 낚시터를 둘러보고 춘천댐을 지났다.
(방류중인 춘천댐)
주린배를 채우러 기왕에 춘천을 왔으니
막국시나 먹고 가자고 덕두원 닭갈비집을 들어 가 막국수로 배를 채웠다.
(덕두원닭갈비집)
그리 쫄깃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나름대로 먹을 만했다.
닭갈비를 주문을 하면 택배로 보내준다고 했다.
(막국시)
다시 급한 발걸음을 재촉해서 가다가 세월낚시터로 구경을 갔다.
아무리 낚시가 급하다고는 하나 그리 쉽게 올수 있는 곳이 아니니 가능하면
이리저리 구경도 하고 싶은 마음에 , , ,
(세월낚시터)
이 근방의 낚시터가 다 그러 하듯 서너명이 할 수 있는 좌대와 스카이 라이프가 달려 있고
바닥난방 그 정도 이다.
그리고 한두개의 대형좌대. 이곳의 대형 좌대에는 에어컨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금 우리의 목적지인 “신포리좌대”에 도착을 하였다.
(우리좌대 좌측)
(배터 좌측)
(배터좌측의 상류방향)
마치 충청도사람같은 인상을 풍기는 주인이 뭐 잡으러 오셨냐고 묻는다.
당근 “붕어 잡으러 왔는데요?
쥔장 왈 “붕어 없는데요?
“그래요? 그럼 이슬이나 잡지요 뭐 , , , ,^^
“붕어가 열한마리 있었는데 내가 어제 열 마리 잡아서 한 마리밖에 안 남았어요,
“ 뭐 그럼 한 마리만 잡고 가죠 뭐 , , ,
“사짜 잡으시면 좌대비 공짜입니다, 한다.
“네, 내일 그냥 나가도록 할께요 , , ,^^;
호기있게 큰소리를 쳐 놓고 좌대로 진입을 했다.
총무가 이리저리 바닦을 이야기를 해 주었고 우리는 참고삼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수심은 1.5미터 내외.
3.2 2.8 2.3 이렇게 세대를 널어놓고 일단은 일잔을 하였다.
어스름히 어둠이 내려앉고 찌불을 밝혔다.
한 마리면 되지 뭐 , , , , , 요렇게 황당무계한 마음가짐으로 임 했으나,
올라 오는건 오로지 누치뿐 , , , ,
그것도 잔챙이들로만 , , , , ,
옆 좌대에는 부부가 함께 들어와 있었는데 낚시대를 다섯 대를 널고, 조금 있으니
릴대 까지 한대를 던진다.
그나마도 다섯 대 모두 인찌끼 이다 일명 멍텅구리 낚시 , , , ,ㅠㅠ
게다가 아침에는 견지대 까지 들고 왔다 갔다 했다.
참으로 한번에 다양한 장르의 낚시를 구사하시는 분이 었다.
밤에 잠시 올림픽을 보려고 들어갔는데 “덜컥” 하고 소리가 난다.
나는 원래 뒷방울을 안다는 스타일인데 그날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석에 쳐 박혀 있던
방울을 세대에 다 달아 놓았다.
후다닥 나가보니 2.8대의 방울이 뒷꽃이에 걸려 있고 이미 내 낚시대를 비롯해서 동원이의
낚시대까지 이미 설거지가 끝난 상태이다.
억수로 힘을 쓰는 놈을 건져내고 보니 누치 “멍짜” 한참을 걸려 줄을 푸르고 결국은
한대의 줄은 끊을 수밖에 없었다.
간간한 누치의 입질 이외에는 별다른 입질은 없었다.
해가 지면서 서늘해지기 시작을 하였고, 새벽녘에는 겨울용 티셔츠와 덧바지를 입었어도
추웠다.
방에는 전기온돌이 깔려 있어서 잠시 몸을 녹이고 아침장을 보려 했지만,
별다른 입질이 없었다.
잠시 생각을 하고 “우리여기 더 있어야 똑같을 거 같으니 괴산으로 가자,
그리고는 복잡한 짐을 다 접고 싸고 해서 철수를 했다.
나오는 길에 총무의 말에 의하면 간밤에는 전혀 다른 좌대도 조과가 없었다 한다.
하다못해 누치도 안 나온다고 투덜거렸다고 한다.
괴산의 “신흥지”를 네비에 찍어보니 185km 가 나온다.
너무 먼가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오직 토종붕어 에다가 골짜기의 조용한 곳 이라고 해서
일단은 가기로 했다.
달리고 달려 어렵사리 찾아 가게 되었다.
(상류)
(중류)
(관리소쪽 중류)
비교적 아담한 저수지였지만 도착을 해서 한 바퀴 빙 돌아보고는 암담했다.
무너미 공사는 진행 중이었고 사진에서 보던 낚시자리에서 물가까지는 5m이상 물이
빠져 있었다.
낚시 자리도 몇 개 나오지도 않아 보였고 그나마 관리실 쪽은 전혀 자리가 없었다.
상류쪽으로 좁디좁은 길을 돌고 돌아 장소를 정했는데 이제는 내려가는 길이 45도정도의
내리막에 대각선으로 10여 미터 정도를 오르락내리락 해야 했다.
덕분에 동원이가 내짐을 가지고 오르내리느라 고생 많이 했다.
수심은 세칸대 기준으로 2m정도.
상류는 산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수질은 최상급 1급수였다.
상류에서 맑은 물이 계속 유입이 되고는 있었지만 두 시간 정도에 한마디정도의 물이
빠졌다.
일단은 투척을 해보니 피라미들이 던지자마자 찌 세울 틈도 없이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
도저히 낚시가 불가능 했다.
그 와중에도 동원이는 붕어 한 마리를 걸어 냈는데 힘이 장사란다.
날은 더웠으나 그늘아래 서면 시원하였다.
잠시 더위를 식히고 있는데 갑자기 한두 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을 한다.
나는 늘상 가지고 다녔기에 파라솔을 폈는데 동원은 차에서 우산을 가져다 들었다.
비는 생각보다 많은 양이 내렸다.
낚시를 포기 하고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을 먹었다.
다행히 해가지면서 피라미들은 들어갔고 찌불을 밝히면서 옆에서는 붕어의 입질을
보며 몇 마리를 걸어 내고 있었다.
크기는 네치에서 다섯치 정도,
잠시후 나에게도 입질이 왔는데 수심이 깊어 비교적 장찌를 썻었다.
그런데 찌톱만 50cm에 이르는 찌를 끝까지 다 올린다.
걸어내니 힘이 장미란급 이다.
크기는 네치정도, 네치되는 녀석의 힘이 일반저수지 일곱 여덟치 정도의 힘이다.
잠시후 장사급의 힘을쓰는 여덟치 정도의 붕어를 잡았는데 정말 손맛이 좋았고
붕어의 때깔이나 상태도 아주 훌륭했다.
날씨는 신포리 만큼 춥지는 않아서 긴팔에 긴 바지 정도면 견딜 만 했다.
잠시 후 또 한번의 입질, 더 더 더 를 외쳤지만 그대로 끌고 들어가 버린다.
제어를 못해서 또 낚시대 두 대가 엉켜 버렸다.
40cm정도의 잉어,
어제 멍짜의 엉킴이후 계속되는 엉킴, 던지다 엉키고 잡다가 엉키고 그거 푸느라 시간은
다 보내고 , , , ,, , 아~~ 된장
두어마리 정도 더 포획을 하고 피곤하여 눈을 좀 붙이려 차로 올라가는데
새파란 불빛이 숲속에서 깜빡 거린다.
흠칫 놀랐으나 가만히 보니 반디불이 이다.
올라 올 때 개스를 넣어가지고 왔어야 하는데 게이지의 눈금이 하나가 미쳐 안남았다.
차에 들어가 누웠으나 추워서 잠이 안왔다.
연료라도 있으면 히터를 틀겠으나 그것도 안되고 억지로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 하다가
어렴풋이 날이 밝아 다시 대를 던지니 피라미가 벌써 일어나서 난리이다.
새벽 다섯시에 대를 접었다.
아침을 먹고 곧바로 철수길에 올랐다.
또 인천까지는 180여 키로.
올라오는 길에 옥수수를 사려고 갔으나 팔게 없단다.
주문 받은 것도 없어서 취소를 해야 한단다.
사정을 해서 작은 것 들이 모아져 있는 것을 한 대야를 까드리고 두 봉지를 만원에 사고
한 봉지는 인건비로 받았다. ^^
항상 떠날때는 기대에 부풀어가지만 돌아 올때는 아쉬움이 남는게 낚시 인가보다.
의암댐이나 춘천댐은 기대에 못 미쳤다.
물론 사짜나 월척을 하리라 생각을 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너덧치 정도의 붕어가 댐 붕어 특유의 힘을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었다.
피라미도 없는 오로지 누치만 있는 댐 , , , , , ,
붕어가 없기야 하겠는 가만은 개체수가 상당히 적은 듯 하다.
어찌 되었든 2박3일간의 낚시휴가 짧지도 길지도 않았지만 나름 즐거웠다.
오며가며 운전을 한 신동원 에게 다시한번 고맙고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