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끊어진 팔공산 南지맥"[초례봉~환성산]
《 산 행 요 약 》
"대구의 진산!" 하면 꼽을 수 있는 게 바로 '팔공산(八公山,1192.9m)이다.
1980년 5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동화사의 '통일대불'과 영험의 상징인 갓바위의 '석조여래좌상'등 수많은 문화유적과 고찰들이 즐비한 곳으로 그 유명세는 전국적이며 새삼 설명이 필요 없는 산이라 하겠다.
따라서 이 지역 민들의 긍지와 사랑을 또한 한 몸에 받고있는 산이라 할 수 있는데....,
오늘 산행은 근교 산행지로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팔공산전체를 한눈에 관망하면서 여유롭게 거닐 수 있는 정겨운 능선길을 소개하는 기분으로 산행기를 정리하였다.
시간도 많이 걸리지도 않으면서 교통 또한 좋은 편이어서 가족산행이나 친목산행의 적격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날은 날씨 또한 좋아서 중간중간 나타나는 전망대는 쉬어가기가 제격 이였으며, 초례봉과 환성산의 중간 암릉길은 산행의 다양성을 맛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숲길과 암릉의 조화가 좋았으며, 능성고개넘어 관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생각 해 봄직한 곳이었다.
그리고 와촌에서 하양까지 택시비는 합승요금으로 1인당 2,000원이 싼 편이였다.
◆ 산행일시 : 2000년 12월 02일 土요일, 08:30분 경, 날씨 : 맑음,
◆ 산행코스 및 시간 : 상인역(07:45)~반여월역(08:33)~못둑들머리(08:55)~체육공원(09:20)~초례봉(10:30)~656봉(10:55)~성령공터(11:38)~환성산(12:02),중식(12:07~12:32)~능성고개삼거리(13:01)~618봉(13:52)~불굴사삼거리(14:05)~불굴사(14:17)~와촌삼거리(14:45)
◆ 총산행시간 및 거리 : 약 7시간(이동시간, 중식, 휴식 포함), 약 13Km
《 산 행 기 》
2001 년 12 월 02 일, 土 요일, 날씨: 맑음 ,
집을 나선 뒤 슬슬 걸어서 '상인역'까지 온다.(07:45)
등산복 차림에 배낭을 메고 지하철을 타려 온 사람은 나 혼자 뿐이다.
왠지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아 약간 쪽 팔리는 기분이다. 머쓱~
하기야 토요일 날 남들 출근하는데 배낭 메고 등산복 차림이니 왠 실직자인가 하고 쳐다보기도 할 법하다.
내일은 조카딸년 혼사 날이라 가계 일을 직원에게 대충 맡기고 토요산행을 하게된 것이지만 어색한 건 어쩔 수 없다. 하기야 "황새가 봉황의 뜻을 모른다고 해야하나....?"후후
'반야월역'에서 내린다. 거의 약 50분 가량 걸리는 거리다.(08:33)
도로를 건너서 '반야월 철도역'을 향해 곧장 가면 '각산사거리'가 나온다.
좌측으로 가면 반야월 철도역이고, 곧장 건너편 굴다리 밑을 건너면 '성지아파트'가 보인다.
다시 우측 개울길을 잠깐 가다 왼쪽 농로길을 따라가면 고속도로 굴다리를 또 한번 건너게 되고, 곧 이어 산아래 동네 어귀에서 작은 소류지(못)를 만난다.
바로 이곳 못 둑으로 오르는 길이 산행들머리이다.(08:55)
처음부터 부드럽고 정겨운 낙엽송 솔밭길이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완만한 능선길을 오르니 운동시설이 있는 작은 체육공원이다.(09:20)
인근 주민들이 올라와 운동을 하는 모습이 몇몇이 눈에 띈다.
숲길을 벗어나면서 완만한 봉우리에 가볍게 올라서니 앞에 시야가 훤히 터진다.
뒤쪽 아래 고속도로의 소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리고, 전방 좌우로 뻗은 능선이 눈앞에 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소나무 숲과 바위가 있는 정갈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아무 데나 걸터앉아도 다 쉬기 좋은 곳이다. 잠시 배낭을 내리고 귤을 까먹고 간다.
앞에 뽀쭉하게 보이는 '초례봉' 그리고 그 뒤로 멋진 암릉들과 가야할 '환성산'이 다 보인다.
초례봉이 잠시 사라지는가 싶더니 억새밭 한곳을 지나 직전 봉우리에 올라서고, 곧 바위가 있는 '지릉삼거리'가 나온다. 왼쪽길이 '매요동' 골짜기에서 올라오는 길인 것 같다.
초례봉 오름길이 시작된다. 제법 까다로운 암릉길을 씩씩거리며 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돌아 초례봉(635.7m) 정상에 오르게된다.(10:30)
정상은 바위봉으로 되어있고 쉴 수 있는 작은 공간과 조그마한 정상석이 있다.
이곳 전망은 사방으로 거침없다. 전방 환성산 뒤로 갓바위(관봉)에서 북서로 달려가는 팔공산 줄기들이 한눈에 관망되고, 오른쪽 하양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엔 산길이 다 보인다.
골짜기 깊숙이 올라온 도로는 철탑이 지나가는 산등성이까지 올라와 있고, 산자락 끝엔 '효성여대'건물과 '하양시내'가 적나라하게 다 보인다.
정상에서 노란 국제신문 표시기가 돋보이는 북쪽아래를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지금까지 좋았던 산길이 다소 희미한 산길로 이어진다. 그러나 길을 찾아가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정상건너편 봉우리엔 헬기장이 있고, 성가신 가시나무길을 잠시 가니 거대한 철탑이 보이면서 그 쪽으로 길이 한참을 빠진다. "에그~ 이렇게 빠지는걸 보니 나를 가엽게 내려다보는 듯한 저 육중한 봉우리를 또 올라가야 하는가 보다."
내심 중얼대며 가파른 급경사 길을 씩씩거려 오르면 억새밭이 펼쳐있는 '656봉'이다.(10:55)
멀리서 보았던 암릉들이 전개된다. 한번 내려서면서 곧장 올라서면 걷기 좋은 암릉길이 아기자기하게 이어진다. 그러다가 다시 내려섰다가 또다시 올라선다.
마치 파도 타는 듯한 그런 암릉길이다. 너 댓 번을 그렇게 오르내리다 보면 순탄한 산길을 만난다.
콧노래가 절로 나올 것 같은 그런 길을 가다보면 능선이 갈라지는 사거리 한곳을 만난다.
왼쪽 희미한 길은 '매여동' 하산길이고, 직진 잘 나있는 길은 방화선을 따라가는 대구 ' 평광동' 또는 '공산저수지'쪽 가는 길이다. 그리고 바로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환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전망이 흐린 날이거나 하면 언 듯 직진하기 쉬운 곳 같았다.
오른쪽으로 잠깐 내려서면 너른 공터가 있고 시멘트길이 올라와 있는 '성령'고개다.(11:38)
오른쪽 '경산시 하양읍 대곡리'에서 올라온 시멘트포장길이 이곳까지 올라와 있다.
길은 정면 소나무 숲길을 올라가면서 이어진다. 솔잎이 깔려 푹신푹신해서 좋다만 된비알 길을 한참 쳐 올려야하는 길이다.
답답한 비탈길을 씩씩대며 올라가니 능선에 서게되고 거기서 다시 바위 꼭대기를 향해 올라서면 '무선통신안테나'가 서있는 환성산(環城山,811m)정상이다.(12:02)
정상은 바위덩어리로 되어있고 통신안테나와 작은 시설건물이 하나있었다.
시원한 바람에 땀을 씻으면서 사방팔방 펼쳐지는 전망들을 쳐다보고 있자니 혼자라는 게 너무나 아까웠다.
눈앞에 대구의 진산, '팔공산'의 줄기들이 바위 병풍같이 전개된다.
영험한 힘을 가졌다는 갓바위 가 코앞에 보이고, 서북으로 이어진 팔공산줄기가 멀리 '가산(901m)'까지 관망된다.
시간도 그렇고 바위아래 양지바른 빈터에 앉아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12:07)
보온도시락과 몇 가지의 반찬을 꺼내놓고 山頂에서 식사를 하는 맛이 가히 별미 그것이다.
여유롭게 식사를 마친 뒤 별로 춥지도 않고 해서 웃옷을 그대로 매달고 간다.(12:32)
건물의 '접근금지'간판 옆을 지나 억새밭을 벗어나자 헬기장 한곳을 지나고 살짝 내렸다가 산등성이 한곳을 오르니 '능성고개'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13:01)
직진길이 발아래 '경산시 와촌면'과 '대구시 동구'와 경계가 되는 '능성고개' 도로로 떨어지는
길이고, 오른쪽이 '무학산(574.5m) 불굴사'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팔공산 갓바위에서 남으로 이어진 이 산줄기는 능성고개를 넘어 이곳 '환성산~초례봉'까지 이어가야 하지만 도로가 지나가는 능성고개 영양 탓에 실상은 끊어진 줄기로 그 인식이 남아야하는 것에 마음이 약간 아팠다.
여기서부터는 호젓한 숲길로서 걷는 맛이 아주 좋다.
숲길이 계속 이어지는가 싶으면 이따금씩 전망이 탁 트이는 늘씬한 바위길이 잠시 나타나고 숲길과 바위들이 적당히 어울러진 정겨운 능선길이다.
아무도 없는 이 길을 혼자서 걷는 이 맛이야말로 나 자신 산에 끌려 산을 오르게 하는 마력이 아닌가 싶다.
얼마를 갔을까? 머리가 허전해서 보니 조금전 근사한 곳 한곳에서 쉬다가 모자를 둔 채 그냥 와 버렸다. 산길에 도취되어 정신이 깜박한 모양이다. 길도 좋은데 돌아가지 뭐!
얼마안온 것 같았는데 돌아가니 한참을 가는 기분이다.- 모자를 찾아 쓰고는 또 열심히 걸음 품을 판다.
굴곡 없이 잘 이어가던 길이 서서히 비탈길로 이어지면서 막바지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봉우리 한곳을 열심히 올라선 이곳이 '618봉'이다.(13:52)
다시 내리막을 내려서면 숲길로 들어서고 저만치 '무학산'이 시야에 들어오는 한곳에서 길은 우측으로 돌아 아래로 서서히 빠지는 느낌을 받을 때, 흙 길이 약간 드러난 곳에 왼쪽 하산길이 보이는 삼거리에 도달한다.(14:05)
왼쪽 국제신문 표시기가 달려있는 급사면길이 '불굴사'쪽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이다.
가파른 흙 길을 급하게 내려서니 이내 넓다란 풀밭이 나오고 길 한쪽엔 농장가옥인지 집 한 채가 있다. 여기서 얼마안가 차도와 만나면서 길 왼쪽엔 넓은 마당과 바위암자가 있는 '불굴사' 절 집이다.(14:17)
도로를 따라 얼마간 내려가니 아스팔트 포장이 올라온 지점에 규모가 큰 연수원 건물이 잘 지어져있고 운동장 축대는 엄청난 자연석으로 조경시설을 해 놓았다.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고속철도'가 이곳을 지나는지 공사현장사무실과 함께 산을깍아 교각을 세우는 대규모 공사현장을 지나게된다.
산 위의 세상과 산 아래의 세상이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곳을 황급히 벗어나자 경산 '와촌'에서 '능성고개'넘어가는 지방도로에 도달한다.
"와촌삼거리!", 오늘산행이 종료가 되는 지점이다.(14:45)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조금가면 삼거리도로가 나오고 하양을 거쳐 대구로 가는 버스를 탈수 있다.
길 건너편 '두리수퍼'에서 버스매표를 할려고 할 때 마침 택시 한 대가 들어오길래 하양까지 합승을 하여 갈 수가 있었다.(요금: 2,000원)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