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백두대간7차(무령고개~영취산~육십령)
1. 산행일시: 2013년8월 24일(토요일), 날씨:처음부터 끝까지 비
2. 산행구간: 무령고개~영취산~덕운봉~깃대봉~육십령
3. 산행거리: 궤적이 끊어져서 정확하지 않아 기재하지 않음
4. 산행시간: 4시간06분(10:16~14:22)
5. 평균속도: 휴식포함 2.85km
6. 참가인원: 길님 외18명
[산행궤적 및 기록]
[느낌표]
차가 무령고개에 도착하자마자 곧 바로 비옷을 챙겨 입는다.
아마도 오늘 산행은 비로 시작해서 비로 끝날 것 같다.
오랫만에 비에 흠뻑 젖어 볼 생각이다.
그 동안 비에 많이 굶주렸었다.
대간 7차 무령고개에서 육십령까지 구간을 비와 함께 시작한다.
10:16 무령고개 출발
영취산까지 별 대화도 없이 비옷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묵묵히 올라간다.
오늘 일기예보에 무안 장수 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내렸는데 산 속에 들어오니 오히려 비가 적게 내리는것 같다.
비 오는 날 산행의 장점은 평상시 보다 훨씬 집중이 잘 되는 점이 아닌가 싶다.
맑을 때는 주위의 풍경 때문에 주의력이 분산되어 정신이 조금은 산만해 지는데 비가 올 때는 주위의 풍물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또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비가 오면 일부러 주섬 주섬 등산복을 입고 뒷산에 자주 올라 가곤 한다.
근데 요즘 여름 가뭄이 너무 심해 그럴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오늘은 우중 산행을 마음껏 할 수 있어 오히려 기분이 업 됨을 느낀다.
10:25 영취산
2주 전 햇볕이 뜨거울 때 본 영취산과 비가 올 때의 영취산은 또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온다.
오늘은 비가 와서 우리 팀 외엔 산행하는 사람도 없이 고즈넉하고 또 사방이 안개로 덮혀 있어 시야도 차단되니 앞 전과 다르게 영취산 정상석이 그냥 무덤덤하게 다가온다.
나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산인데 기상과 기후에 따라 사람의 기분도 이렇게나 달라지니 참 사람은 믿을 바가 못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언뜻 든다.
비가 와서 감상적이 되어서 그런걸까?
비가 오니 사진들도 대충 찍는다 ㅎㅎ
산행시간이 많이 단축 될 것 같다 ㅎㅎ
11:03 덕운봉 갈림길
산행 속도가 빠른 것 같다.
비가 오니 사진도 대화도 없이 그냥 앞만 보고 걷는다.
비옷을 입고 있으니 GPS 오류가 잦다.
궤적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덕운봉 이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에 도착했다.
사실 덕운봉은 대간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데 누가 착각을 한 것 같다.
안개 때문에 덕운봉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13:32 구시봉(깃대봉)
덕운봉 갈림길에서 시작 된 산죽길이 구시봉 정상에 이르기 까지 지긋 지긋하게 따라 다닌다.
허리어림 산죽,어깨높이 산죽,키 높이 산죽등 다양한 산죽이 앞을 막아 선다.
이렇게 산죽이 많은 산도 드물지 않을까?
산죽이 계속 길을 막더니 이젠 새파란 억새풀까지 가세한다.
꼴뚜기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는 격일까?
길이 보이지 않는다.
대충 감으로 발을 디딘다.
신발은 벌써 물에 젖어 걸을 때 마다 맹꽁이 소리를 연신 들려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햇볕 강한 무더운 날이 아니고 비가 오는 날이어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한 여름 무더위에 만약 이 곳을 지난다고 생각해 보면 "악" 소리가 절로 나올 것 같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근데 억새풀이 콧구멍을 쑤신다.
코피는 안나지만 코안이 얼얼하다.
우~~쒸
깃대봉에 도착했지만 태극기가 없다.
봉만 덩그러니 우릴 쳐다보고 있다.
나도 눈싸움 하듯 한참 쳐다 봤다.
졌다 ㅠㅠ
14:22 육십령 도착
깃대봉 부터 육십령 까지는 연인들이 데이트를 해도 좋을 만큼 길이 좋았다.
넓은길,좁은길,오솔길,낙엽길,돌길,푹신한길,마사토길 등등
비록 옷과 신발은 모두 비에 젖었지만 마음은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것 같이 기쁨이 솟아나고 있음을 느낀다.
이 느낌 좋은데...
근데 목적지 육십령에 벌써 도착해 버렸네..
비에 젖은 육십령 주차장(노래 제목 같네)
왠지 어느 날 문득 비 올 때에 이 느낌이 다시 살아 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첫댓글 모처럼 비 맞으면서 기분좋은 산행이었고 이제 지리산구간도 끝났고 다음차수 덕유산부턴 대간 맛이드는 산행입니다..저녁에 명동갈비에서 회식하면서 백두대간 끝까지~~!! 회이팅~~!! 외치면서 건배했던 기분을 백두대간 끝날때까지 이어가길 바라면서~~~땅두대장 산행기 잘 보고갑니다..^^
지리산권을 끝내면서을 받는 느낌입니다
겨울에 덕유산을 많이 다녀 봤지만 가을엔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설레이기도 하네요
오랫만의 雨中산행..여름 무더위에 지쳐있던 대간길이 시원한 비님 덕에 한결 편하게 7구간을 마쳤네요
산죽, 가시덤풀, 억새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주신 땅두대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담부턴 산죽구간 갈때 밀림용 작두칼 준비하셔서 대원들 편않게 해 주세요 ㅋㅋ
비속에 7구간을 무사히 마친 대원님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가야지님
내년엔 우리 수요만남의 작두님이 계신데 그 분을 픽업하겠습니다
7구간에서 멋진 추억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데 어떻게 만족하셨는지 ..
백두대간 시작하고
명동갈비에서 각자 간단한 자기소개와 결의들을 들어보고
그렇게 또 상대방을 이해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결의들이 진부령까지 이어지기를 희망하면서....
대원들 전부들 각오가 대단해서 책임이 더 막중함을 느낍니다
진부령이 점점 가까와 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