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계획은 장성 축령산의 세심원을 들러서
서해 왜목마을을 가는 것이었다.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수 있는 왜목마을..
먼저..
세심원으로 출발했다.
축령산 자락에 있는
마음을 씻어가는 곳이란 뜻의 "세심원"
변동해 선생님이 이곳 세심원을 지으시고
누구나 조용히 마음과 영혼을 쉴수 있도록 배려하신곳..
이곳을 어떤 책자에서 보게 되었다.
왠만하면...혼자서..
아니면 두 세사람 정도로 이곳에 머물며
마음을 쉬고 고요히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는
선생님의 좋은 배려의 뜻과
눈덮힌 편백나무 풍경이 내 마음을 끌었다
어떤 곳일까......
기대하며 간곳은...
산을 휘휘 돌아 영화마을 제일 윗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아주 자그마한 단촐한 집
문패가 맘에 든다..
"아니온듯 다녀가소서.."
다음에 올 사람들을 배려해서 자신들의 흔적을
깨끗이 하고 떠나라는...
집 주춧돌 근처엔 차나무가 심겨져 있었고
지난 봄 탐스럽게 피었던 수국의 흔적이
빛바랜 모습으로 더 멋지게 자리하고 있었다
옆 작은 청마루에 걸쳐앉아 때늦은 점심을 먹었다
마루 바로 앞과 마당주변
매화 나무가 몇그루나 있었다
'주인장께서 매화를 무척 좋아하시나보다'
그러고 있는데..
한 청년이 왔다. 어떻게 오셨냐고..
그러더니...나중에 저 위에 선생님이 계시니까
차 한잔 들고 가시라고 했다.
세심원 윗쪽에 편백나무와 황토로 지은
귀틀집이 6채였던가 ...있었다
제일 첫째방은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그런곳 같았다.
변동해 선생님과 손님 세분과 차를 드시고 있었다.
염치불구 끼어서 차를 마시고..
선생님께서 고구마랑 얼음 홍시랑 베풀어 주셨다.
이런 저런 얘기랑..
축령산의 편백나무를 배경으로 TV에 출현하셨던 선생님의 동영상을 보았다
눈덮힌 편백나무숲의 모습은 정말 환상이었다.
한쪽 구석에 멋진 도자기가 있어서
참 느낌이 좋다고 했더니
이름이 '달항아리' 라고 하셨다
도자기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이 도자기는 정말 느낌이 좋았다
뭐라 말할수 없는...착한 '선' 빛깔..겉 표면의 순박함..
선생님께서 제일 아끼는 항아리라며
그 작가가 근처에 산다고 하셔서 뵙고 싶다했더니
편백나무숲 근처에 사신다며 앞장서셨다.
편백나무숲을 돌아돌아...대나무숲 뒤쪽..
대나무숲 바로뒤에 가마터가 있어서
대나무를 자르면 차를 바로 가까이 대서 도자기 싣기도 쉬운데
자연을 전혀 해치지 않고... 불편하더라도 지게에 지고
돌아서 차에 도자기를 실으신다는 작가
저 초가 오두막에서 전기도 없이 지내신단다
삼만원도 들지 않은 저 초가집..
다 손수 지으셨다고 하신다.
문 창살이 재미있었다 어떤나무 가지인지
가지를 옆으로 잘라서 얼기설기 엮은...
그래서 자연스런 '선'이 감동이었다
주인도 없는 부엌을 선생님께서 열어주셔서
잠시 사진에 담았다.
가슴에 감동이...징~~하고 왔다
부엌 나무문은 시골 부엌나무문 반쪽만했다.
얼마나 좁은지 내 몸이 들어가면
겨우 움직일 정도 였다.
요긴.....화장실...
뒤쪽 가마터...
가마터는 세칸
아기자기 참 이쁘단 느낌이 들었다.
주인이 없는 곳에 이렇게 사진을 들이대는것이
너무 죄송했는데...변선생님께서 괜찮다고 하셔서
이렇게 무례하게 이곳저곳 찍었다.
가마터랑...작가선생님의 초가를 두고 돌아서는 내 마음은
뭐라 말할수 없는 감동속에 휩싸였다.
자연속에서 자연을 거스리지 않고
자연처럼 도자기를 만드시는 선한 마음...
그 마음이 도자기에 그대로 들어가 보는이의 마음에도 느껴지나 보다...
이 여행을 마음먹은 계기가
작품을 하면서 내 속의 의문..이유..
뭔가 갑갑하고 막히는 기분
그래서 떠났었다.
근데... 이 달항아리와......그 항아리를 만든 작가에게서
깨달아지는게 많았다.
-들길-
첫댓글 좋지요? 희뫼선생님의 재가불자로써 어느 선방 수좌 못지않게 치열하게 저자거리에서 중생들과 부딫치면서 무서운 수행정진의 터가 가슴속에 확 다가올 겁니다. 자연속에 동화되어 반찬그릇은 나뭇잎하나에 들어서 먹고는 자연으로 돌려 보내고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은 정작 자기가 쓸 그릇은 집뒤의 넓은 나무 잎사귀라....차도 집뒤의 풀들이라...그렇게 맑게 사시는 분입니다. 즐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