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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13:1 <가나안 땅 정탐(신 1:19-33)>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민13:2 사람을 보내어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는 가나안 땅을 정탐하게 하되 그들의 조상의 가문 각 지파 중에서 지휘관 된 자 한 사람씩 보내라
민13:3 모세가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바란 광야에서 그들을 보냈으니 그들은 다 이스라엘 자손의 수령 된 사람이라
민13:4 그들의 이름은 이러하니라 르우벤 지파에서는 삭굴의 아들 삼무아요
민13:5 시므온 지파에서는 호리의 아들 사밧이요
민13:6 유다 지파에서는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요
민13:7 잇사갈 지파에서는 요셉의 아들 이갈이요
민13:8 에브라임 지파에서는 눈의 아들 호세아요
민13:9 베냐민 지파에서는 라부의 아들 발디요
민13:10 스불론 지파에서는 소디의 아들 갓디엘이요
민13:11 요셉 지파 곧 므낫세 지파에서는 수시의 아들 갓디요
민13:12 단 지파에서는 그말리의 아들 암미엘이요
민13:13 아셀 지파에서는 미가엘의 아들 스둘이요
민13:14 납달리 지파에서는 웝시의 아들 나비요
민13:15 갓 지파에서는 마기의 아들 그우엘이니
민13:16 이는 모세가 땅을 정탐하러 보낸 자들의 이름이라 모세가 눈의 아들 호세아를 여호수아라 불렀더라
민13:17 모세가 가나안 땅을 정탐하러 그들을 보내며 이르되 너희는 네겝 길로 행하여 산지로 올라가서
민13:18 그 땅이 어떠한지 정탐하라 곧 그 땅 거민이 강한지 약한지 많은지 적은지와
민13:19 그들이 사는 땅이 좋은지 나쁜지와 사는 성읍이 진영인지 산성인지와
민13:20 토지가 비옥한지 메마른지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를 탐지하라 담대하라 또 그 땅의 실과를 가져오라 하니 그 때는 포도가 처음 익을 즈음이었더라
민13:21 이에 그들이 올라가서 땅을 정탐하되 신 광야에서부터 하맛 어귀 르홉에 이르렀고
민13:22 또 네겝으로 올라가서 헤브론에 이르렀으니 헤브론은 애굽 소안보다 칠 년 전에 세운 곳이라 그 곳에 아낙 자손 아히만과 세새와 달매가 있었더라
민13:23 또 에스골 골짜기에 이르러 거기서 포도송이가 달린 가지를 베어 둘이 막대기에 꿰어 메고 또 석류와 무화과를 따니라
민13:24 이스라엘 자손이 거기서 포도를 베었으므로 그 곳을 에스골 골짜기라 불렀더라
민13:25 사십 일 동안 땅을 정탐하기를 마치고 돌아와
민13:26 바란 광야 가데스에 이르러 모세와 아론과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나아와 그들에게 보고하고 그 땅의 과일을 보이고
민13:27 모세에게 말하여 이르되 당신이 우리를 보낸 땅에 간즉 과연 그 땅에 젖과 꿀이 흐르는데 이것은 그 땅의 과일이니이다
민13:28 그러나 그 땅 거주민은 강하고 성읍은 견고하고 심히 클 뿐 아니라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으며
민13:29 아말렉인은 남방 땅에 거주하고 헷인과 여부스인과 아모리인은 산지에 거주하고 가나안인은 해변과 요단 가에 거주하더이다
민13:30 갈렙이 모세 앞에서 백성을 조용하게 하고 이르되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 하나
민13:31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은 이르되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하고
민13:32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정탐한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민13:33 거기서 네피림 후손인 아낙 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민수기 제 13장
==========13:1-14:45
이 부분은 가나안 여정의 분기점을 이루는 '가데스 바네아'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기록한 부분이다. 이스라엘이 가데스에 이를 때까지를 가나안 여정 중 오르막길(비록
몇몇 범죄 사건이 발생했지만)이라 한다면, 이후 부터는 절망과 회한의 내리막길이라
할 수 있다. 실로 12정탐꾼 파송 사건 이후 진행된 일련의 불행한 결과(구세대의 가
나안 입국 금지와 광야에서의 죽음 및 40년 뒤로 보류된 가나안 입국 등)는 불신앙과
불평이 하나님의 백성에게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잘 보여 준다.
==============================13:2
가나안 땅을 탐지하게 하되 - 가나안 정탐은 백성들의 요청(신 1 : 19-23)을 하나
님께서 허락하시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즉 신명기 기록을 보면(신 1 : 19-23), 모
세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백성들로 하여금 바로 올라가 취하도록 하였으나 백성들이
그 땅을 먼저 정탐하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모세가 이 요청을 받아들여 하나님께 물
었고, 하나님께서는 그리하도록 명령하셨던 것이다(Keil). 그러므로 사실상 백성들은
가나안을 기업으로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거듭된 약속(창 17 : 8 ; 50 : 24 ; 출 3 :
8, 17)을 확신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그들의 신앙에 이상(異常)이 생겼음을 반영
한다(히 11 : 1, 2). 그러나 하나님은 연약한 이스라엘을 책망치 않으시고 정탐꾼을
파견케 하여 그들에게 당신이 약속한 그 땅을 친히 목격하게 하심으로써 모든 의심을
떨쳐 버리도록 인도하셨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성도를 위해 베푸시는 모든 조처는 궁
극적으로 성도의 신앙 성숙과 유익을 위한 것이다(요 16 : 7 ; 18 : 14 ; 히 12 :
10). 한편 '탐지하다'(* , 투르)란 말은 '장사나 정탐을 위해 먼저 알아보러
보내다'란 뜻으로, 목적한 지역의 사정을 면밀히 조사하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각 지파 중에서 족장 된 자 - 여기서 '족장'이란 각 지파를 대표하여 특별한 과업
을 수행하던 유력한 인물을 가리킨다. 그리고 3절에서는 '족장'이란 말이 '두령'으로
대치되고 있는데, 이 두 호칭은 각 지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공식 직함의 소유자(1
: 5-15 ; 2 : 3-31)가 아니라 비정규적으로 '일'을 위해 각 지파의 종족들의 두령들
가운데서 선임된 지도자급 실무자를 가리킨다<1 : 16>. 그런데 본장에 언급된 대로
그들이 수행해야할 직무는 긴 시간 동안 정탐하는 일로써 힘과 용기와 신앙과 지혜가
요구되는 일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나같이 힘과 신앙적 열정과 기상(氣像)이 넘
치는 젊은이들로 구성되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13:3
모세가...그들을 보내었으니 - 모세가 각 지파 중에서 선출하여 보낸 족장들은 1 :
4-16에 명기된 바 인구 조사를 위해 하나님께로부터 지명받았던 족장들과는 구별된다.
==========================13:4-15
본문에는 가나안 정탐 임무를 부여받은 12지파의 족장들이 그들의 이름과 함께 열
거되어 있다. 그들 12명은 모두 거룩한 백성의 길잡이로서 중책을 부여받았으나, 안
타깝게도 갈렙과 호세아(여호수아)를 제외하고는 누구의 이름도 더 이상 언급되지 않
는다. 왜냐하면 신앙의 위인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신앙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는 자는 적다'(마 22:
14)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연상케 해준다. 한편 12정탐꾼의 명단을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다.
지 파 명 이 름 이 름 의 뜻
르 우 벤 삼 무 아 알 림
시 므 온 사 밧 재 판 관
유 다 갈 렙 공 격 자
잇 사 갈 이 갈 그가 속할 것이다
에 브 라임 호 세 아 구 원
베 냐 민 발 디 구 속
스 불 론 갓 디 엘 하나님의 기쁨
므 낫 세 갓 디 복 됨
단 암 미 엘 하나님의 백성
아 셀 스 둘 감추어진 비밀
납 달 리 나 비 숨 기 다
갓 그 우 엘 여호와는 도움이시다
위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레위 지파'에서는 정탐꾼이 선발되지 않았다. 이는 레위
지파가 지니는 특수성<1 : 47-53 ; 3, 4장> 때문인 바 곧 가나안 땅 분배시 레위 지파
는 그들만의 영토를 분배받지 않고, 각 지파 영토 내에 얼마간의 거주지를 할애받아
거주해야 하는 특별한 신분과 직능 때문이었다(35 : 2). 즉 그들에게는 이스라엘 백
성들을 대신하여 성막에서 봉사하고, 백성을 교육시키며, 여호와의 영광을 보존하는
등의 더 중요한 직책이 있었기 때문에, 가나안 정복 전쟁 및 땅 분배를 위한 정탐 활
동이 요구되지 않았던 것이다.
=========================13:6
갈렙 -성경 다른 곳에서는 그나스(그니스) 사람(Kenizzites) 갈렙이라고 나타난다
(32 : 12 ; 수 14 : 6). 그런데 그나스 족속은 일찍부터 팔레스틴 주변에 거주하고
있었던 에돔족속 중 하나(창 36 : 11, 15)로, 아마 이들 중 일부가 이스라엘의 유다
지파에 합류되었던 것 같다. 그러므로 갈렙도 순수 히브리 혈통은 아니었다. 그러나
갈렙을 통해 보듯이 유다 지파 내에서 이들의 역할은 컸다.
============================13:11
요셉 지파 - 정확히 표현하면 '요셉 자손'(1 : 10 ; 34 : 23)이다. 보통 '요셉 자
손'이란 '므낫세'와 '에브라임' 두 지파 모두를 포함하는 말이지만, 간혹 한 지파만을
지칭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겔 37 : 16 ; 계 7: 8).
===========================13:16
호세아를 여호수아라 칭하였더라 - '여호수아'(* )란 '여호와는 구원이시
다'란 뜻으로서, '구원'을 뜻하는 '호세아'(* ) 앞에 언약의 하나님을 강조하
는 칭호 '여호와'(* )의 첫자(字) '예'(* )가 붙어서(그리고 모음 'e'가 'u'로
바뀌어서) 이루어진 말이다. 한편 출 3 : 14, 15에는 이 '여호와'란 이름의 의미('스
스로 있는 자')가 밝혀져 있는데, 곧 하나님은 타인에 의해 존재하거나 피조된 존재가
아니라, 영원토록 스스로 존재하는 인격적인 존재이자 모든 존재의 근원 되심이 밝혀
져 있다. 특별히 이 단어가 언약과 연관되어 쓰일 때는, 그 약속하신 바를 영원히 지
키시는 분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므로 모세가 '호세아'를 언약의 하나님과 연관된
이름인 '여호수아'로 개명(改名)한 것은 향후 가나안 정복 전쟁의 지휘자로서 호세아
(여호수아)가 앞으로 수행해 나가야 할 책무가 어떠함을 보여 준다(출 24 : 13 ; 33 :
11). 한편 히브리인들의 이름은 각 개인의 품격과 그 신분 및 그 삶의 방향과 연관된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본문의 개명 사건은 여호수아의 생애에 일대 전환기를 맞았음
을 의미한다. 즉 그는 한 지파의 지도급 인사에서 이스라엘 전체의 지도자로서 서서
히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난제가 있다. 그것은 본절에 앞서
이미 성경 여러 곳에서 '호세아'는 개명된 새 이름인 '여호수아'로 불리워지고 있다는
점이다(출 17 : 9 ; 24 : 13 ; 32 : 17 ; 33 : 11 ; 민 11 : 28). 따라서 문서설 학
자들은 여기서 성경 저자의 다양성을 주장하나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고 앞서 언급된
'여호수아'란 이름이 미리 예상하여 사용된 것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따라서 '시간상
으로' 호세아의 개명(改名) 사건은 그가 여호수아란 이름으로 처음 언급되는 아말렉
전투(출 17 : 8-13) 전후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Keil & Delitzsch, Vol.
I- . pp. 85-86). 그런데 그 개명 사건을 본절에서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각 지파
를 대표하여 선발된 정탐꾼들의 이름이 그 지파 및 족보에 따라 명부에 등재되는 과정
에서, 여호수아의 본 이름이 호세아로 나타나는 점에 유의하여, 그의 개명(改名) 사실
을 분명히 밝혀둘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Pulpit Commentary).
==============================13:17
남방 길로...산지로 - 여기서 '남방'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네게브'(* )는 가
나안땅의 광활한 남부 지역을 총괄적으로 가리키는 말인데, 문자적으로는 '메마르다'
'건조하다'란 뜻의 '나가브'에서 유래하였다. 다시말하면 가나안 남부 지역은 그 메
마른 풍토 여건으로 인해 '네게브'(건조한 곳)라 불려졌다(Keil). 그러므로 이곳은
소위 수목 대신 작달막한 관목 및 잡초들만 자라나는 스텝(Steppe) 기후 지대로서 농
경지로는 별로 사용되지 않고, 우기(10-4월)에 목초지로 사용된다. 그리고 산지는 가
나안 중심부를 관통하고 있는 산악 지역을 가리킨다. 이 지역은 약 900m에 이르는 남
쪽의 유대 산지로부터 중앙 고원 지대인 에브라임 산지 및 서쪽으로 뻗어가는 에스드
렐론(Esdraelon) 평원, 그리고 동쪽으로 뻗쳐있는 이스르엘(Jezreel) 계곡이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막강한 철기 문화로 무장한 헷 족속, 여부스 족속, 아모리 족속등이
거주하였다(29절). 결국 모세가 '남방 길'과 '산지'로 올라가라고 명한 것은 요단 동
편으로 우회하여 들어가 탐지하지 말고, 가나안을 가로지르고 있는 산지를 타고 바로
북상(北上)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접수하게 될 가나안 땅의 실상을 똑똑히 알아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13:18,19,20
모세는 12명의 정탐꾼을 가나안 땅으로 파견하면서 다음 여섯 가지를 알아 보도록
명령하였다.
(1)그 땅 거민의 강약 - 가나안 원주민들의 군사적 능력을 알아보게 했다는 것이
다. 그러나 비록 그들이 강대하다 할지라도 하나님께로부터 가나안 땅에의 약속을 허
락받은 이스라엘에게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었다.
(2)다소(多少) - 즉 그 땅의 인구 밀도와 그로 말미암아 전쟁에 나설 수 있는 남자
의 숫자가 많을 것이냐 혹은 적을 것이냐를 살펴보라는 것인 듯하다.
(3)땅의 호불호(好不好) - 가나안의 지대와 지형이 어떠하며 그리고 그 땅의 기후
조건이 살기에 적합한가의 여부를 조사하라는 뜻이다.
(4)성읍이 진영인지 산성인지 - 여기서'진영'은 군사적 방어물이 없는 마을이나 자
연 촌락을, '산성'은 군사 시설로 방어가 완비된 도시를 가리킨다. 즉 원주민들이 사
는 곳에 방어 울타리가 쳐져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라는 것이다.
(5)토지의 후박(厚薄) - 정탐꾼들은 가나안 땅의 지질(地質) 정도 곧 농사가 잘되
는 옥토인지 그렇지 않은 박토인지도 조사해야 했다.
(6)수목(樹木)의 유무 - 나무의 생태에 관한 조사로서 나무가 자랄 수 있을 만큼
수분이 충분한 지역인지를 알아보도록 했다.
===============================13:20
담대하라(* , 히테하자크템) - 이는 '지속적인 용기를 가져라',
'(승리를 확신하고) 용맹스럽게 행하라'는 뜻으로써, 곧 그들이 탐지하는 모든 사물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바라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정탐꾼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이는 것만 보는 현상적(現象的)
인 시각이 아니라, 그것을 모두 주시기로 약속하신 하나님을 의뢰하고 믿는 믿음을 통
해 보는 신앙적 시각이었다(히 11 : 3).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각을 가지고 그 땅을
본 자는 여호수아와 갈렙 둘 뿐이었고, 나머지 열명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그 땅
을 보았다.
그 땅 실과를 가져오라 - 포도, 석류, 무화과 등(23절)의 실과를 통해 모세는 그
땅이 과연 하나님께서 약속하신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지를 정탐꾼들에게 확인하
게 했으며, 그리고 그 증거물을 백성에게 보일 수 있도록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포도가 처음 익을 즈음 - 팔레스틴에서는 포도를 몇 차례 걸쳐 수확하는데, 그 첫
수확기가 보통 7, 8월(빠르면 6월에도 가능)이며, 가장 수확이 많을 때가 9, 10월이라
고 한다(Robinson).
==================================13:21
신 광야에서부터 하맛 어귀 르홉 - '신 광야'는 팔레스틴 남쪽, 사해(死海)와 아카
바 만 사이의 광활한 광야 지대로서 가나안땅 제일 남쪽 경계를 이룬다(34 : 3). 그
리고 '하맛'과 '르홉'은 약속의 땅 가장 북쪽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수 13 : 5 ; 삼하
10 : 8). 특별히 르홉(Rehob)은 사사 시대 이후 '단'이라고 불리우던(삿 18 : 28,
29) 라이스(Lais) 성읍 주변에 있는 도시이다. 결국 본절은 12명의 정탐꾼들이 팔레
스틴 지역을 남쪽부터 북쪽까지 철두 철미하게 정탐했음을 보여 준다. 한편 정탐꾼들
의 거쳐간 진행로를 추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13:22
또 - 이 말은 정탐꾼들이 르홉까지 갔다가 다시 방향을 바꾸어 남방으로 갔다는 뜻
이 아니다. 21절은 먼저 전체적인 정탐 과정을 총론격으로 말한 것이며, 뒤이어 나오
는 본절은 보다 상세히 그 정탐 여정을 언급하기 위해서 '또'라는 접속사를 붙인 것이
다.
헤브론 - 이 도시는 아브라함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족장시대에 자주 언급된 것으
로 보아 고대 세계의 문화 중심지로 이해할 수 있다(창 13 : 18 ; 23 : 19). 한편
'헤브론'보다 7년 뒤에 세워졌다는 '소안'은 애굽 나일강 삼각주 동쪽의 한 지류에 위
치했다(Keil). 그 지명의 뜻이 '낮은 땅'이라는 사실에서 그곳은 나일강 뚝보다 저지
대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후일에 타니스(Tanis)로 불리워졌는데 힉소스
(Hyksos) 왕조 때 건설되어 애굽의 수도 내지는 바로의 거처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전
한다. 그런데 여기서 모세가 어떤 이유로 '헤브론'과 '소안'을 연결시켰는지에 관해
서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 그렇지만 이는 헤브론 성읍의 오래된 역사성을 지적함
으로써 그 성읍의 견고함을 미리 암시하려는 듯하다. 아울러 이는 결과적으로 모세가
애굽의 도시 '소안'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는 것도 암시하는데, 아마도 그는 애굽 궁중
생활에서 그러한 학문을 배웠으리라 추정된다.
아낙자손 - 가나안 족속 보다 훨씬 전에 그 땅에 존재했던 원주민을 가리킨다.
이들은 헤브론을 중심하여 생활했다. 아낙의 아비 아르바(수 14 : 15)가 아낙 자손의
창시자로 여겨지지만(수 15 : 13), 그 기원에 대해서는 불명확하다. 즉 이들이 살고
있던 헤브론의 옛 명칭이 '기럇아르바'로 되어 있었던 점으로 보아 '아르바'가 아낙
자손의 창시자로 생각될 뿐이다. 한편 아낙 자손은 신체가 크고, 강한 거인 족속이었
다(33절).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은 이들로 인해 기가 눌릴 수 밖에 없었다(신 9 :
2). 하지만 믿음의 용사 갈렙은 후일(약 50년 후) 이들을 몰아내고 이스라엘 영토를
확장했다(수 14 : 12 ; 15 : 13, 14).
아히만과 세새와 달매 - 거대한 아낙 자손의 강력한 세 지도자 였다. 그러나 12지
파의 영토가 각기 분배되고 헤브론이 갈렙의 기업으로 돌아갔을 때, 갈렙은 담대한 신
앙과 굳센 믿음으로 이들을 용감히 쫓아내었다(수 15 : 14 ; 삿 1 : 20).
===========================13:23
에스골 골짜기 - '에스골'(* )은 '포도 송이'라는 뜻을 지닌 곳으로, 헤
브론에서 가까우며 과일 농사에 적합한 곳이다. 그리고 '골짜기'(* , 나할)란
겨울 우기(10-4월)에만 생기는 골짜기의 개울, 곧 '와디'(Wady)를 가리킨다. 이 '와
디'는 종종 건기(乾期)에는 지표면에 물이 말라버리지만 땅속에는 과수(果樹)가 자라
기에 충분한 수분을 품고 있다. 결국 '에스골 골짜기'란 이스라엘 백성들이 직접 확
인하고 감탄했던 만큼(24절) 포도 농사가 잘되던 곳이었다. 지금도 이곳은 가나안에
서 가장 좋은 품질의 포도를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Robinson).
포도 한 송이...둘이...메고 - 이것은 가나안 땅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이 매우 풍요
로왔음을 대변해 준다. 지금도 팔레스틴에서는 무게가 4-5kg 정도 나가는 포도 송이
를 볼 수 있다고 한다(Tobler Denkblatter). 한편 포도 송이를 '막대기에 꿰어' 운반
한 것은 그 무게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을 손상시키지 않고 운반하기 위해서이기도 했
다.
석류와 무화과 - 정탐꾼들이 포도 송이와 더불어 이것도 운반한 것은 가나안 땅의
실과를 가져 오라는 모세의 명려에 충실했음을 보여 준다. 아울러 이것은 그 땅이 각
종 농산물에 적합한 옥토(沃土)임을 증명해 준다.
================================13:24
에스골 골짜기라 칭하였더라 - '에스골 골짜기'란 옛날 이곳을 통치했다는 족장
'에스골'(창 14 : 13, 24)의 이름과 연관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이름은 또한 풍성한 '포도 송이'와 관련하여 비옥한 약속의 땅 가나안에 대해 경탄
을 발했던 이스라엘의 기쁨을 반영한 이름임에는 틀림 없다.
=================================13:25
사십 일 동안 - 약속의 땅 가나안의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의 거리를 보통 160km정
도로 보고 있다. 이 거리는 일반 성인(成人) 남자가 산악 지역을 감안한다 할지라도
일주일이면 충분히 주파(走破)할 수 있는 거리이다. 그러므로 왕복 기간이 '40일'을
경과했다는 것은 가나안 곳곳을 충분히 정탐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성경 문학적 표
현으로 '40'이란 숫자는 충분한 기다림과 인내의 기간을 뜻하므로(출 24:18;눅4:1,2),
12정탐꾼들이 자신들의 정탐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13:26
회보하고 - 여기서 '회보(回報)하다'(* , 다바르)는 말은 '진술하다', '대답
하다', '사물의 원인을 말하다' 등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12정탐꾼들은 자신들
이 목격한 바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낱낱이 보고했음을 가리킨다. 그리고 자신들의
보고를 더욱 신빙성 있게 하는 자료로 '그 땅 실과를' 백성에게 내보였다.
============================13:27
젖과 꿀이...흐르고 - 약속의 땅 가나안에 대한 수사학적 표현으로(출3:8;렘11:5).
곧 '풍요롭고 기름진 땅'을 의미한다<신 11 : 9>.
===============================13:28
그러나(* , 에페스 키) - 이 말은 매우 강한 반의(反意) 접속어로써 KJV
에는 '그렇지만'(nevertheless)으로 번역하였다. 그러므로 이는 뒤이어 나오는 정탐
꾼들의 보고에서 발견할 수 있듯이(32절), 그들의 불신앙적 견해를 단적으로 보여 준
말이다.
강하고...견고하고...클 뿐 아니라 - 정탐꾼들은 가나안 땅이 기름지고 풍요로운
반면에 매우 강력한 방어 진지와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사실(fact)대로 보고했
다. 그러나 갈렙과 여호수아를 제외한 10명의 정탐꾼은 그 '사실'을 근거로 '악평'
(32절)함으로써, 가나안을 반드시 기업으로 주시겠다던 하나님의 약속을 업신여기고
말았다. 이처럼 10명의 정탐꾼들은 2명의 정탐꾼(여호수아와 갈렙)과 동일한 '사실'
을 놓고도 '믿음'의 결핍으로 인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말았다.
아낙 자손 - 22절 주석 참조.
==============================13:29
아말렉인...헷인과 여부스인...아모리인...가나안인 - 이 족속들은 가나안 땅의 강
력한 족속들로서 이스라엘이 가나안 정복 전쟁 당시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겼던 그곳 원
주민들이었다<수 서론, 가나안의 여러 족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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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렙이...안돈시켜 - 여기서 '안돈(安頓)시키다'(* , 하사)란 말은 '잠잠하게
만들다'는 뜻으로(삿 3 : 19). '조용히 !', '쉿 !'(hush)을 뜻하는 감탄사 '하스'
(* )에서 유래한 것이다. 갈렙은 정탐꾼들의 겁먹은 보고와 그에 동요하는 백성들
을 진정시키고, 그들에게 가나안 땅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환기 시키며 믿음
을 재무장시킬 의향이었다. 이처럼 그가 백성 앞에 나서서 담대히 외칠 수 있었던 근
거는 인간적인 회유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한 '믿음' 때문이었다. 한편
여기서 여호수아 대신 갈렙이 대표적으로 말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 백성들의 눈에 모
세의 수종자 여호수아 보다는 갈렙이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있는 것으로 비쳐졌기
때문인 듯하다(Pulpit Commentary).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 - 갈렙의 이 말은 결코 만용(蠻勇)에서 우러나온 말
이 아니라, 여호와의 약속을 굳게 믿는 신앙에 기초한 말이다. 이와 같이 참 신앙인
은 환경을 초월하여 오직 하나님만을 신뢰하기에 항상 담대히 전진할 수 있다(요 16 :
33 ; 히 11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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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 - 갈렙과 여호수아를 제외한 10명의 정탐꾼을 일컫는
다. 한편 백성들의 설득 작업에 '여호수아'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14 : 6의 정황으로 보아 이때 여호수아는 분명 갈렙과 견해를
같이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당시 여호수아는 모세의 부관 으로서 모
세의 입장을 대변해야 했기에 공정성을 지니기엔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가
장 객관적인 입장에 있는 갈렙이 전격적으로 나서서 긍정적인 보고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 노예의 신분을 막 벗어난 이스라엘 백성들로서는 막강
한 군사력과 방어벽을 구축하고 있던 가나안 원주민들을 상대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
이다. 그러나 그들이 수행해야 할 전쟁은 단순히 무기와 병력에만 의존하는 일상 전
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 건설이라는 거룩할 목적을 지닌 영적인 전쟁이었다. 더욱
이 그들에게는 군대의 대장으로 전능하신 하나님이 계셨기에 주저하거나 낙담해 할 필
요가 없었다. 그러나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임을 확신하지 못했던(삼상 17 : 47)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미약함과 상대의 강함만 보일 뿐, 살아계셔서 역사하시는 하나님
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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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지한 땅을 악평혀여 - 여기서 '악평'(* , 다바)이란 '은밀한 행동'이라는
뜻의 '다바브'(* )에서 유래한 말로써 '모욕', '중상', '나쁜 소식'이란 의미를
지닌다. 그러므로 그들은 약속의 땅에 대해 나쁜 평가를 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들
어가 살 '기업'으로서는 부적합한 곳이라는 평가를 내렸던 것이다. 즉 그들은 근본적
으로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 불신하며 모욕했던 것이다.
그 거민을 삼키는 땅 - 이는 가나안 땅이 원래 생존 불가능한, 즉 박토(薄土)이거
나 기후 조건이 나쁘다거나, 각종 질병이 만연하는 땅이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앞
의 보고대로(26, 27절) 그 땅이 매우 비옥하고 군사적으로도 요충지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열국들이 그곳을 서로 쟁취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펼칠 것이며 따라서 수많은
희생자가 계속 발생될 곳이라는 뜻이다(Rosenmuller, Gerlach).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 - 여기서 '장대한 자들'(* , 아느쉐 모
도트)이란 '장신(長身)의 사람들', '두 사람 크기의 사람들', 곧 '키가 매우 큰 자'란
뜻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몸집이 크다는 뜻만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감히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족속들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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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피림 후손 아낙 자손 대장부들 - '네피림'은 노아 시대로부터 그 명성을 떨치던
강폭한 거인족으로서<창 6 : 4주석 참조> 정복과 수탈을 일삼던 난폭한 무리들을 가리
킨다. 그러므로 여기서 10정탐꾼들은 아낙 자손들의 위용에 기가 질려 그들을 고대
세계의 '대장부'(네피림)를 연상하여 묘사하였던 것이다(아낙과 네피림과의 연간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후에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 과정에서 무찌른 바산 왕
'옥'<신 3 : 11>의 신장이나 다윗이 죽인 블레셋 거인 골리앗(삼상 17 : 4-7)등을 보
더라도 몇몇 가나안 원주민들의 육체적인 탁월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0명의 정탐
꾼들이 32절에서 말한 것처럼 그 땅의 '모든 백성'이 그와 같은 장대한 체격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10정탐꾼들의 보고에는 불가능을 미리 전제하고 있었기 때문
에 모든 보고가 과장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메뚜기 같으니 - 이는 전쟁도 하기 전에 이미 정신적으로 패배한 자들의
연약한 소리이다. 10정탐꾼들의 보고에는 신앙적인 요소가 한 마디도 첨가 되지않았
다. 그러므로 모든 정탐 결과가 부정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그들의 회의와 불
신은 계속되는 14장에서 전 이스라엘 백성에게 파급되어 끝내 여호와의 진노를 사고
말았다. 이처럼 '여호와 신앙'을 내팽개친 자들에게 남는 것은 절망과 비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