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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마지막 날
꼴랑 3일동안 여행했던 도시지만 막상 떠나려니 서운함이 감돈다.
우연히 서로 한곳에 모여 만난 한인민박 사람들이지만 모두 너무 따뜻하고 좋아서 더욱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연령대도 제각각이고 가족단위, 커플, 교환학생 등 여러 스펙트럼의 사람들이 한 식탁에 앉아
별 시덥잖은 정보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던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예외도 있겠지만 역시 해외에 나가면 대게 한국사람들이 가장 의지가 되고, 믿음이 간다. (이런 점을 악용하는 사람도 엄청 많다)
한인민박 바로 맞은편에 벨트나 가방같은 의류 도매점이 있었는데 평범해보이는 골목길에 있어서 새로웠다.
여기서 대충 몇개 떼어 한국가서 "Made In Italy" 달고 팔면 그대로 이태리 벨트 되겠지.
리옹 역(GARE DE LYON)
레옹 역에 기차 타러 왔다. 어제 밤에 급하게 예매해서 인당 90유로 가까이 들었다.. 미리미리 예매해두면 유럽 기차표를 많이 아낄 수 있다.
우리 기차 편 '9269 로잔'행이 보인다. 그 옆으로는 TGV LYRIA라 적혀있고 Hall2로 가서 타라고 알려준다.
우리가 있었던 곳은 Hall1이었으니, 저 화살표 방향대로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되게 이해하기 쉽게 잘 만들
Hall1에서 대기 중인 기차들.
유럽에서 처음 타보는 기차에 촌스럽게 한컷..
그 옆에는 기차 티켓 출력기기들이 늘어서있다. 현장 예매도 가능하다.
왼쪽 상단에 변환가능한 언어들이 표기되어있다. 유럽이다 역시. 미국 국기가 아닌 영국 국기가 영어를 상징하고 있다.
Hall1로 왔다.
오호 타야되는 번호만 확인하면 되겠다 싶은데...
이놈의 번호가 좀처럼 공개되지 않는다... 계속 화면은 Hall1만을 말하고 있다.
근처 신사분께 여쭤보니 이게 보통 좀 늦게 뜬다고 한다. 이제야 하나같이 시간표만 바라보며 멈춰있던 군중이 이해가 된다.
상쾌한 아침공기와 햇살의 조화가 기다림을 짜증나지 않게 해준다.
결국 13번에서 타는 것을 확인 후,
탑승하러 고고~
중간중간 다른 정류장에 잠시 멈춘다.
6번 코치의 75번 좌석이다.
리옹역에서 12시경에 출발하여 오후 3시반정도나 되야 로잔에 도착한다. 로잔 관광은 대충해야된다는 거다..
표 검사시에는 스마트폰으로 파일을 보여주니 OK였다.
아무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좌석들이 서로 마주보게 되어있다.
덕분에 옆자리에 앉아있던 체코 여인에게 수시로 날리는 반대편 흑형의 윙크를 나도 봐야했다.
흑인 전통 음악을 들으며 아이패드를 만지작거리던 흑형이 내리고 난 후에야,
체코 여인과 흑형은 서로 무관한 사람들임을 알았다.
체코 출신으로 프랑스 국경 근처에 거주하고 있던 그녀는 직장은 스위스로 다닌다고 했다.
스위스에선 체코 급여의 7배 정도를 받는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낯선사람임에도 굉장한 친밀감을 보이며 서슴없이 사적인 얘기를 하던 이 친구의 느낌으로 체코를 짐작해보게 된다.
으악 흑형 얼굴 못찍은줄 알았는데 살짝 나온게 있었다.
스위스 로잔(Lausanne)
스위스 로잔 도착!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가 있는 로잔답다.
아시아 익스프레스. 공격적인 활자체가 중국 식당이 아닐까 짐작케한다...(다이나믹하다는 거죠)
기차역 앞에 바이크들이 빼곡이 정렬되어있었다.
로잔 게스트 하우스
아무 준비를 못하고 왔던지라 전날 급하게 찾았던 로잔 게스트하우스(Lausanne Guesthouse)가 이번 숙소였다.
역에서 엄청 가까워 편하고, 조용하고 깔끔하다.
개인 담요, 배게, 사물함, 방문키까지 모두 주어진다. 유로도 받지만 유로를 받고 체코돈 프랑(CHF)으로 거슬러준다.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지만, 잠깐 묶을 도시를 위해 환전을 하긴 더 애매하다.
대부분의 상점에서도 같은 정책을 고수하고 있었다. '유로로 받고 프랑으로 주기'
출입구부터 도도한 맛이 있는데, 야간에는 번호를 누르고 들어와야된다.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방은 이렇게 뻔한 도미토리 형식
어라 익숙한 돼지코인데? 안들어간다... 준비해가자.
간간히 오기를 부려 플러그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사람들 꼭 있다.
여유롭게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작은 발코니도 있고,
저 멀리 로잔 호수가 보인다.
A로 표기된 로잔 앞에 보이는 호수가 바로 저 로잔 호수다.
원래는 파리에서 리옹을 갔다가 로잔을 오려했으나, 파리 일정을 하루 늘리면서 리옹을 날려야했다 ㅠ
게스트하우스 부엌. 어느덧 5시가 되간다..
자판기, 커피머신도 있는데 여긴 유로가 안먹는것 같다.
냉장고를 열어보면 장기투숙자들것으로 보이는 마크가 앙증맞게 이곳 저곳에 붙어있다.
아무튼 이 스위스의 첫인상이 파리와 너무 다르다.
휴양 도시로 사람들이 거의 안살고 있는거 아닌가하는 인상을 갖게 된다.
덕분에 파리에서 날카롭게 곤두세웠던 신경들에게 잠깐의 자유를 허락할 수 있었다.
밍기적거리며 느긋하게 짐을 풀고 슬슬 도시 마실을 나가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