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술"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환자나 보호자는 아주 큰 수술이고 생명이 위험한 수술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뇌수술도 병에 따라 간단한 뇌수술부터 정말로 생명의 위험성이 높은 뇌수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서는 뇌수술의 종류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겠다.
1. 천공배액술(Burrhole Drainage)
이는 뇌수술중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머리뼈와 뇌표면 사이의 공간에 물이 고이거나(경막하 수종), 피가 고인 후 시간이 지나 고인 피가 물처럼 되었을때(만성경막하 혈종)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수술이다.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수술수기도 어렵지 않기 때문에 환자와 협조가 잘 이루어지면 국소마취로도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부위의 두피를 소량 절개한 후 머리뼈에 오십원짜리 동전만하게 구멍을 뚫고 뇌막을 일부 절개한 뒤 그 구멍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집어넣어 고인 피나 물이 이 관을 타고 지속적으로 제거되도록 하는 수술로써 수술로 인한 합병증, 후유증의 발생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얼마전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이 과로로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다고 보도된 바 있는데 그 뇌수술이 바로 지금 설명하는 천공배액술이다. 아마도 뇌수술중에 가장 간단한 뇌수술일 것으로 생각된다.
2. 뇌실외 배액술(Extraventricular drainage)
이 수술도 천공배액술과 유사하나 도관이 뇌조직을 뚫고 뇌실까지 들어간다는 차이점이 있다. 주로 뇌실내출혈이나 혈압으로 인한 뇌출혈시 피가 뇌실까지 확산되어 뇌실에서 뇌척수액 흐름이 막힌(급성수두증) 경우 응급으로 자주 시행하는 수술이다.
뇌실은 뇌안의 물주머니와 같아서 여기서 만들어진 물(뇌척수액)이 정상적으로 흐르지 못하고 그 흐름이 막힐 경우 물주머니가 커지게 되고 이로 인해 뇌의 압력이 갑자기 상승하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물을 뇌 밖으로 빼주는 수술이다. 장기간 도관이 삽입되어 있게 되면 감염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대개는 단기간에 걸쳐 일시적으로 뇌압을 조절하고 뇌실내 피를 제거할 목적으로 사용되며 관을 제거 후 다시 수두증이 생기면 영구적으로 관을 삽입하는 뇌실-복강 단락술이나 뇌실-심방 단락술 등을 시행해야 한다.
3. 뇌실-복강 단락술(Ventriculo-Pritoneal shunt)
이 수술은 수두증시에 비교적 많이 하게 되는 수술로 말 그대로 머리속의 물주머니(뇌실)와 복강간에 도관을 통해 통로를 만들어 주는 수술이다. 수두증은 여러가지 원인으로 올 수 있는데 어릴때부터 뇌 발육의 이상으로 인해 생기는 선천성 수두증과 그 외에 뇌출혈이나 두부외상 후에 나타나는 후천성 수두증이 있다. 대개는 뇌실로부터 생성된 물이 빠져나가는 길이 막히거나 좁아져서 증상을 일으키게 되므로 그 치료 또한 이 막힌 길을 뚫어 주느냐 아니면 우회로를 만들어 주느냐 둘 중에 하나를 택하게 된다. 최근 내시경을 이용해 직접 뚫어 주는 방법이 일부병원에서 시행되고는 있으나, 대부분의 의사들은 주로 두번째 방법인 이 수술을 선호한다. 결국 이 수술은 막힌 하수도를 뚫지 않고 그 옆으로 새로운 하수도를 놓는 공사라고 할 수 있다.
4. 개두술(Craniotomy)
이 수술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뇌수술에 해당할 것이다. 말 그대로 전신마취 후에 머리뼈를 크게 열고 뇌막을 절개한 후 뇌의 병변(혈종, 종양, 이물 등)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고 뇌를 직접 조작하는 수술이므로 다른 과의 수술에 비해 위험성이 높기는 하지만, 최신 장비의 도입과 수술수기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수술후 사망이나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많이 줄어 들었다.
이러한 개두술을 응급으로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는 교통사고 후에 발생한 급성 경막외혈종, 급성 경막하혈종, 양이 많은 뇌실질내 출혈 등이 있다. 이런 응급개두술의 대상이 되는 환자를 이병원 저병원으로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며, 가능하면 빠른 시간 안에 수술받는 수 있도록 뇌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바로 이송되어야 한다.
5. 수술현미경을 이용한 뇌수술(Craniotomy under the Operating Microscope)
수술현미경의 도입으로 인해 뇌신경외과 수술은 가히 혁명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술현미경은 수술부위를 수배에서 수십배까지 확대하여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수술시 주변조직과 혈관과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수술 중 신경이나 혈관 손상의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어 최근 거의 모든 뇌수술과 척추 수술에 필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수술현미경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뇌수술로는 뇌동맥류, 뇌동정맥기형, 고혈압성 뇌출혈등 대부분의 뇌혈관질환 수술과, 뇌종양 수술, 두개저 수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