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년전부터 시작된 상극의 시기를 거쳐온 인간은 피를 움켜쥔 채 오늘날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되었다. 빼앗고, 훔치고, 남을 죽여야만 내가 사는 살벌한 상극의 시대에 폭력, 살인, 강탈은 모두 무죄였다. 하지만 이제 남을 도와야 내가 사는 상생의 시대를 맞았다. 그럼에도 저 더러운 수백년 전, 혹은 수천년 전의 <짐승 같은 본능>이 남을 따돌리고, 업신여기고, 학대한다.
얼마 전 중학생 자살로 유명한 대구시에서 또 고등학생 한 명이 또래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투신자살했다. 이 학생이 자살하기 직전 참담한 상황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가는 CCTV 화면이 조선일보에 의해 유뷰브에 공개되었다. 축구공 하나를 가슴에 안은 채 엘리베이터에 쪼그려앉아 번민하고, 엘리베이터 문을 만지막거리며 결단을 다지고 있는 이 중학생의 참담한 심정을 함께 느껴보자. 학생은 7시간 뒤 15층에서 내려 몸을 던졌다. 이 아이가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은 무엇일까. 대답할 수 없다면 눈물을 닦지 마시라.
- 나는 누구이며, 우리는 무엇인가? - 인간의 사악함은 어디까지인가? - 인간은 아직 짐승의 피를 씻지 못했는가? ......
조선일보가 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이유
- 본지는 지금까지 학교폭력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파헤치면서도 자살학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진을 1면에 싣는 것을 삼가왔습니다. 청소년 모방자살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대구지역의 경우 지난해 12월 20일 중학교 2학년생 A군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모두 7건의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본지는 고심 끝에 지난 2일 학생 폭력으로 숨진 대구 고교 1학년생 김모(16)군의 마지막 모습을 1면에 싣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소년이 얼마나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는지 이 한장의 사진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살 당일 오전 11시28분 대구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 잡힌 사진 속의 김군은 힘없이 쪼그려 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습니다. 김군은 7시간30여분이 지난 뒤 결국 이 아파트에서 목숨을 끊었습니다. 조선일보는 학교 폭력의 고통이 근절될 때까지 보도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 하늘 정원에 핀다는 전설이 있는 모란꽃
* 이 블로그의 관련 글 <너는 왜 불의에 맞서 싸우지 않았느냐? - 투신 자살한 대구 중학생 유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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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알타이하우스 원문보기 글쓴이: 알타이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