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白龍, 5人의 勇士 만나다.
초봄 4월12일 아침 08시경, 설래임괴 기대를 잔뜩 마음에 담은채 회룡역 전철에 오르다. 오늘 몇달 동안 고대하고 기다렸든 강원도 횡성 안흥을 향해 길을 나선 날이다.
40여년전 남십자성 하늘 아래 폭연[爆燃]이 가득한 월남의 격전지[激戰地]에서 生과死의 위기를 벗어나 살아남은 전우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우리는 전에 얼굴을 마주친 일도 전혀 머리 속에 아무 기억도 없는 사이다.
다만, 참전 戰友일 뿐이지만, 오로지 그 "戰友"라는 두글자가 오랜 친구 처럼 우리를 질긴 밧줄로 연결 지어 주는 관계이다.
## 휘돌아 흐르는 소양강
운길산 역을 향해 달리는 전철 안에서 이원재[노들강변] 전우에게 전화를 연결한다.
"반갑습니다, 저는 까만 모자에 검정색 상의를 입고, 전철 두째 칸 두번째 창문에 서 있습니다" "알겟습니다, 나는 검은 썬 글라스에 특공대 작업모를 쓰고 있습니다'
마치 첩보영화의 간첩 접선을 연상하는 통화가 이루어 졌다.
덕소와 운길산역 앞에서 김덕교[라이언킹]전우, 이렇게 3명 전우의 접선작전은 한치의 실수도 없이 완수 되었다. 오늘 여행은 솔선하여 차량 운전을 지원 하신 라이언킹님이 수고하시기로 하였다.
약간 흐리지만 전형적인 봄날 여행길은 상쾌하다.
차창 밖으로 아름다운 강변을 따라 휘돌아 감아 내리는 소양강이 유유
히 흐르고 있다. 누구나 한두번은 즐겻을 강과 산이 어우르는 빼어난 풍광에 잠시 넋을 빼았긴다.
지금은 향년94세로 故人되신 가요계의 巨木반야월 先生의 "소양강 처녀"가 문득 듣고 싶다. 소양강 강변에 살았던 처녀[박경희로 알려짐]가 거제도로 돈 벌러 떠난 애인을 그리워 하는 내용을 담은 가요다
"해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너마저 몰라 주면
나
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이미자의 간드러진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는 가히 우리의 보배다.
## 드디어 횡성 땅을 밟다
흐르는 강물에 모든 시름 흘려보내는 사이 우리 일행은 횡성군 공근면으로 접어 든다.
횡성은 100~1,200m의 고지로 형성된 내륙으로 낮과 밤의 일교차가 뚜렷한 지역이어서,
한우로 옛부터 유명한 곳이다.
쾌적한 공기와 오염 없는 水質이 한우 사육의 최적의 환경으로 육질이 풍부하고 감칠 맛나는 부드러움과 식감[食感]을 자랑 하는 한우의고장으로 명성을 얻고 있으며,
안흥의 찐빵 또한 이름난 곳이기도하다. 1988년경 부터 현 면사무소 일대에 자리잡기 시작한 35년 전통의 면사무소앞 찐방(백용이 이집 찐방을 선물함)집,도로변에 심순녀 찐빵은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곳이다.
백용과 여러번의 통화를 통해 위치를 알려가면서 첫째 목적지인 새말 톨게이트로 향한다.
전파를 통하여 목소리만 듣던 보고 싶었던 백용/ 윤용식 님을 먼저 만났다. 사나이 다운 당당한 체구와골격 멋지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서 느끼는 첫인상은 왠지 어둡다. 오랜 투병 생활에서 감당했을 인고[忍苦]와 人生 역정을 보는듯하여 마음이 얹짠다.
이어서 청산/양동영, 반디/김윤식전우와 같이 동행하신 사모님들과 반가운 조우가 이루어 졌다. 아~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꿈속에서 한두번 만났을 전우들을 지금
눈앞에서 만나다니 정말 즐겁고 반갑다.
만남의 흥분을 잠시 억재하고 횡성군에서 참전자들의 공헌을 기념하기 위하여 조성한 '참전 기념공원"을 관람하기 위해 성지에 도착하였다.
6,25 한국전에 펑화군으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었든 네델란드 참전군인들을 위한 기념탑과 6,25참전용사 기념탑과 나란히
베트남 참전 기념 탑이, 혹 전사하였거나 생존한 참전자들의 이름석자가 새긴 비석 뒤로 우뚝 서있다.
한국전과 먼나라에서 세계 평화수호를 위해 참전하신 베트남 참전자들, 그리고 네델란드 참전 전우들께 冥福과 生存해 계신 전우들께 건강과 행운을 빌어본다. 참전자를 제대로 알아주는 횡성에 살고싶다.
## 안흥골 안방 마님을 만나다
드디어 우리 일행은 백용의 선두차를 따라 안흥 2리 최종 목적지인 波平 尹龍植宅에
도착하다.
아늑한 산골짜기, 소나무 오솔길을 따라 계곡을 이어 흐르는 청정수 계곡물과 조잘거리며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는 방금 발걸음을 내린 방문객의 五感을 거침없이 유혹한다.
참으로 아름답다. 좋다.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고싶다
.
길옆에 일행이 도착하자 마치 버선 발로 반가워 뛰쳐 나온듯한 느낌을 풍기는 尹氏 家門 안방마님 께서 두손을 공손히 모으시며 우리를 영접해 주신다.
조금전 이 宅 바깥 주인에게서 느꼈든 첫 인상과 전혀 새로운 소박하면서도 밝고 꾸밈없는
느낌이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보는이의 마음이 순간 솜털 처럼 홀가분 해져
기분이 상쾌하다. 사모님을 만난 첫 느낌이 너무 좋고 감사할 따름이다.
6년전 발길 닿는 데로 여기저기 둘러보다 정착하기로 맘 굳히고, 콘테이너 생활을 하며 지었다는 전원주택은 주변 자연 풍경과 조화되어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주변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할 요량이 였으나, 주인 부부의 진심 어린 권유에
그야말로 초면에 염치를 무릅 쓰고 점심 초대에 잘차려진 만찬을 대한다.
인공 조미료 절대 사용금지라는 안주인의 철칙으로 자연이 묻어나는 정갈한 음식은 아침
상을 가볍게 마친 客의 입맛을 완전 사로잡고도 남는다.
청정 계곡물에 일주일 여를 가둬두어 완전 불순물이 녹아내린 싱싱한 송어 회는 먹는이들의 젓가락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별미다.
잘 저장하여 적당히 익은 갖 김치 역시 맛있다. 이어서 소화 시킬 틈도 없이 내주신 닭 매운탕, 씨알 좋은 횡성産 토종닭은 횡성 한우의 맛을 견줄만한 육질과 식감을 즐기게 한다.
## 戰友,그리고 武勇談
특공대 팀장(대위)으로 파월 되어 마치 검은 썬그라스에 차돌같이 당당한 모습하며, 카랑카랑한 경상도 말투는 朴通을 보는 듯 착각을 일으키게 한 이원재 대선배의무용담은
섬뜻함을 느기고도 남는다.
팀원 12명으로 구성된 특공팀이 적진 깊숙히 침투되어 2명만 살아 탈출하였다는 戰史는 가슴이 뭉클하다.
수송병으로 백마부대 28연대 근무하였다는 김덕교전우의 인간미 넘치는 전우愛는
감동이다. 작전투입을 위하여 작전지로 전우들을 후송 침투케 한후 귀대한 다음날
어제 눈 말동말똥하든 전우의 처절한 시체를 수없이 보았다면서 지금도 자기 손에 의하여 전우들을 적진에서 죽게 하였다는 죄책과 미안함에서 헤어나지 못하겠 다는 그의 고백은 마음이 숙연해진다.
그날 백용전우가 전한 생생한 목격담에서 밝혀진 다른 내용은 여기서 기록하지 않겠다.
아니 도저히 기록할수도 없을 뿐아니라 머리 속에서 완전히 지우고 싶다.
비인간적이고 상상 할수도 없는 만행이 세계평화를 내세운 월남전 바로 그 현장에서 자
행되었다니 참으로 할말이 없다.
양동영/청산 전우는 역시 人物 이다. 베인전의 살림꾼이고 재능꾼인 그는 이제 없어서는 않될 보배다.
열정과 다감함, 그
리고 재능은 아마 오랜 세월 다양한 위치에서 연륜과 경험으로 이뤄낸 결과물이라 생각된다.
현직 보험실무를 감당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그의 앞날은 나이를 초월하는 무한한 발전이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제 필자는 2011년 그에 대한 소개를 하려고 한다. 내가 만난 그는 과묵하다. 필요한 말만 하고 또 하고 싶은 말만 한다. 그래서 그의 전력에 대하여는 아는 바도 들은 바도 없다
.
그러나 꼭 나서
야 할 일은 대단한 사명감을 가지고 전념을 다한다. 우리는 작년 고엽제추가 질병 입법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헌신적 봉사를 기억한다.
김윤식/반디 이야기다. 훌적한 키에 건장한 체구다. 질병이 오기 전에는 아주 멋 있는
사나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와 별 대화 없이 헤어졌다. 아마 또다시 그가 필요할 때 우리를 위하여 주저없이 앞장설 것이다.
## 白龍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
님의 집 앞 뜰에 놓인 넓고 밥상 처럼 평평한 자연석 바위돌, 듬직히 위용을 뽐내며 묵묵히 자리 잡은 큰 바위 말이요.
나는 그 바위에서 당신을 모습을 봤습니다. 그리고 우측으로 이름은 알수없지만 작지만
아름다운 나무 한 그루가 생각 납니다
인연으로 만나 인생 동반자로 여정을 시작한 후 병상에 누은 시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셨고, 그렇게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이제는 지아비를 위하여 15년여를 병 간호에 자신을 포기한 한 여인을 바로 그 이름모르는 나무에서 만났지요.
옆에 서있는 나무와 가지들은 사랑하는 부인 그리고 자녀와 토끼 같은 손주자식 아니 겠소.
집앞 마당에 당당하게 자리잡은 바위[槃石]가 되어 천년만년 변함없이 모진 풍파에서 당신만을 의지하여 옆에 기대서있는 작은
나무인 아내와 자손들을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디 병환의 올무에서 벗어나서 내일이 생의 마지막일지라도 백년 살겟다는 마음으로 밝고 화통하게 살아보면 어떻겠소.
"마음에 즐거움은 양약[良藥]이라도 심령[心靈]의 근심은 뼈로 마르게 한다." 는 聖句를 가슴에 담아 두십시요.
언젠가 다시 기회가 되어 당신을 만나게될때 솔향기 그윽한 집옆 오솔길을 근심이
사라진 맑고 밝은 얼굴로 다정히 부부가 손잡고 힘차게 산책하는 정겨운 모습을
보고싶 습니다.
**글쓴이 윤원영/가보원은 백용과 모든 전우들이 속히 질병의고통으로 부터
놓여나서 평안을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