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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T 여정의 6 일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어제 Wanda Lake 까지 올라오는 바람에 내심 오늘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램이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Wanda Lake 에서 Muir Pass 까지는 큰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고, 이 고개를 넘으면 Le Conte Canyon 까지 7.9 마일은 내리막이니 조금만 노력하면 오늘 충분히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Wanda Lake 에서 Bishop Pass Trailhead / South Lake 까지는 약 23 마일의 거리가 남아있어 가는데까지 가고 나머지는 내일 오전에 끝내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을 하였습니다.
산 넘고 물 건너 부지런히 발 걸음을 재촉하여 Bishop Pass 바로 앞 Dusy Basin 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5:00 가 조금 안되었습니다.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도 역시 데니 선배님께서 목적지까지 7 마일 정도 남았다는 것을 아시고 오늘 그냥 끝내자고 하시면서 먼저 출발하는 바람에 마지막에는 헤드렌턴을 착용하고 야간 산행을 한 끝에 밤 10:00 에 Bishop Pass Traillhead / South Lake 에 도착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인데 데니 선배님과 장 선배님은 이미 텐트를 다 걷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아침 밥을 준비하여 늦게 일어난 저희 부녀에게 배급을 해주는 상황... ㅎㅎ
역시 우리 팀의 살림을 맡아 하시는 장 선배님의 작품이지요.
아침 식사를 끝낸 두 분은 오늘도 역시 먼저 출발을 하십니다.
출발 시간은 6:40 am
빨리 준비하고 따라오라고 일성을 날리시고 Muir Pass 를 향하여 출발 합니다.
텐트를 걷고 베낭을 꾸려서 출발을 하려는데 오전 7:00 가 가까워 지니 Wanda Lake 에 산세가 너무 아름답게 드리워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아.. 이런 제 카메라가 고장이 났습니다. 작년 High Sierra Trail 에서도 마지막 날에 카메라가 고장이 나 가장 아름다운 구간을 찍지 못해 아쉬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니 조금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이때 옆에 있던 딸이 자기 Cell Phone 을 주며 이것으로라도 사진을 찍으라고 하여 아쉬운데로 Cell Phone 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Wanda Lake 에 비친 산세를 찍다가 문득 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Muir Pass 를 가운데 두고 서쪽에 있는 호수는 Wanda Lake, 북동쪽에 있는 호수는 Helen Lake 입니다.
Wanda 와 Helen 은 John Muir 의 딸 이름이라고 합니다.
후대의 사람들이 JMT 를 만들면서 Muir Pass 옆에 있는 호수의 이름을 왜 Helen 과 Wanda 로 지었을까?
산세가 흐르는 지점이 Muir Pass 에서 만나고 그 산들이 호수 위로 비추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하는 딸들과 가깝게 있고 또한 늘 그리운 딸들을 이렇게라도 만나 보살피라는 뜻으로 이름 지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갑자기 숙연해지며 후대에 호수에 이름을 붙힌 사람들의 사려 깊은 마음이 전해져 오는 것 같아 살짝 울컥 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딸과 같이 JMT 를 걷고 있으니 그 마음이 더 와 닿은 것 같습니다.
벌써 시간이 7:30am ...이제 Wanda Lake 사진 그만 찍고 우리도 Muir Pass 를 향하여 출발!!
조금 걷다 보니 1930 년 Sierra Club 에서 지은 Muir Hut 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이곳은 해발 11,955 ft 비상 대피소 - Shelter 로 쓰이기도 하고 John Muir 를 기념하는 장소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The John Muir Memorial Shelter was conceived by William E. Colby and designed by Berkeley architect Henry Gutterson. Colby worked for the Sierra Club for more than sixty years in various capacities including lawyer, director, recording secretary, outings leader, president, and supporter. He is credited with beginning the Club's annual hiking or "High Trips" that initiated their outing programs and became the training ground for emerging club leaders. Colby contributed substantially to the establishment of Kings Canyon and other national parks in the west, as well as to the California State Parks System, and was the first recipient of the Sierra Club's John Muir Award in 1961 Architect Henry Gutterson translated Colby's seminal idea into buildable architectural form at a ~12,000 foot high Sierra Nevada elevation.
Inspiration for the John Muir Memorial Shelter occurred in early 1930, when the secretary of the Sierra Club William Colby opened his February, 1930 issue of National Geographic Magazine and discovered an article entitled "The Stone Beehive Homes of the Italian Heel." Impressed by the exotic vernacular stone architecture, Colby envisioned a granite version of the Trullo hut to be constructed at Muir Pass as a commemorative memorial to John Muir as well as a functional shelter for hikers and backpackers. The strategic setting at the apex of Muir Pass was intentional: to place the memorial at the proximate midpoint of the John Muir Trail in honor of Muir's contributions to the Sierra Nevada's wilderness conservation movement. Colby reported how the initial stones for the construction were actually laid out during the Sierra Club's annual High Trip in 1930, telling how the group traveled over Muir Pass, "where the site for the John Muir Memorial Rest Hut was selected, and where many willing workers piled up stones to be used in the construction later in the summer. The rugged scenery characteristic of the High Sierra seems to reach its climax at this spot, so fittingly named for John Muir."
John Muir Memorial Shelter 를 뒤로 하고 Le Conte 를 향하여 우리의 발 걸음을 재촉합니다.
앞서 출발한 두 분을 빨리 만나야 하기고 하고요.
내려오는 길에 Muir Pass 쪽을 돌아보았는데 그 웅장한 산세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제 입에서 나즈막히 나온 말은 "참 좋다" 였습니다.
옆에 있는 나무의 형상이 기도하는 여인 같아 그걸 쳐다보고 있는 제 딸과 함께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바위에 돌들을 쌓아 이빨처럼 만들어 흡사 큰 물고기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형상이 너무 재미있어서 사진에 한 장 담았습니다.
예전에 이곳을 발견한 하이커들이 그들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돌을 하나씩 쌓아서 만들어 놓은 이 형상이 그 후에 지나가는 하이커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주는 것 같아 아주 유쾌하였습니다.
Bishop Pass 로 들어서는 길목인 Le Conte Canyon 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이곳에 도착을 하였는데 앞서 간 두 분을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Muir Pass 를 넘어서고 나면 내리막 길이라 무척 앞서간 것 같습니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오르막이니 Bishop Pass 전에는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부지런히 발 걸음을 옮겼습니다.
Bishop Pass 로 가는 오르막 길에 보이는 Creek 은 참으로 장관이었습니다.
넓은 길 같은 곳을 유유히 흘러내리는 물을 보고 있으니 자연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 넓은 물길도 한 방울 한 방울 흘러내리던 물이 만들어 놓은 것이니 그 어찌 위대하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주위에 보이는 산세 또한 대단히 웅장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 당하는 느낌을 받게 하기에는 충분한 것 같았습니다.
한 폭의 동양화를 실제로 보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동화 속에나 나오는 작은 다리를 보는 느낌의 나무 다리입니다.
사진으로는 그 모습을 다 담을 수 없음이 너무나도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 조금 더 가서 데니 선배님과 장 선배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이곳에서 오늘 하루를 머무르려고 하였는데 데니 선배님께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오늘 끝내자고 하시면서 먼저 출발하시는 바람에 모두 Bishop pass Trailhead / South Lake 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장 선배님 역시 오늘 나머지 여정을 끝내서 이야기 거리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고 합니다.
저 역시도 가능하다면 오늘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역시 한 팀이다 보니 이심전심 마음이 통한 것 같습니다. ㅎㅎㅎ
두 분은 약 30 분 정도를 이곳에서 쉬고 난 후 5:30 분에 먼저 출발하였고 저희 부녀는 약 40 분 정도를 더 쉬고 6:10 pm 에 출발하였습니다.
딸의 새끼 발가락에 커다랗게 물집이 잡혀 그것을 치료하고 가느라고 늦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데니 선배님과 장 선배님은 이미 Bishop Pass 를 지나 South Lake 쪽으로 내려가서 같이 인증 샷을 남기지는 못하였습니다. 마지막 날의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날 하루 동안 우리는 거의 12,000 ft 나 되는 두개의 Pass 를 넘었습니다.
Bishop Pass 정상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있었습니다.
Bishop Pass 를 내려오며 바라본 Bishop Lake 입니다. 참으로 장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벌써 노을이 지기 시작합니다.
아직 5 마일 정도는 더 가야 하는데 벌써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니 발걸음을 재촉해야 될 것 같습니다.
데니 선배님과 장 선배님 두분을 다시 만난 것은 해가 완전히 서산으로 지고 난 후 South Lake 을 약 2 마일 앞 둔 지점이었습니다.
이미 날은 어두웠고 우리 모두는 헤드 렌턴을 한 채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Bishop Pass Trailhead 를 향해 걸었습니다. Bisho Pass Trailhead / South Lake 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00, 오늘 하루 동안 23 마일을 걸었습니다.
Bishop Pass Trailhead 쪽에 도로 공사를 하고 있어서 JMT 를 시작하는 날 회장님께서 Support 팀이 차를 그 곳에 주차하지 못하면 약 3 마일 정도 더 걸어서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을 하셨기에 조마 조마하는 마음으로 차 키를 눌렀는데 주차장에 우리 차가 딱 하니 있었습니다. 어찌나 고맙고 반갑던지....
그리고 차량 뒷 문을 열었을 때 커다란 아이스 박스가 하나 있었고 그 안에는 음료수와 맥주 등이 들어있었습니다.
우리가 산행을 마치고 나오면 마실 수 있도록 Support 팀에서 준비를 해준 것이었습니다.
그 따뜻한 배려가 너무도 고마워서 또 한 번 울컥 하였습니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배려와 힘찬 응원으로 우리 4 명이 무사히 금번 JMT 산행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California Mountain Club 그리고 우리 산우님들 진짜 진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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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는 곳곳마다 비경에 숨어있어서 딱히 어느 곳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어요.
하지만 마지막 날이 클라이맥스로 보이는군요.
가 보지 않은 길이 신비스럽게 다가오기에... 제게는 더욱더 그래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을뿐더러 체력적으로도 감당이 안 되는 5박 6일.
그러나 그것을 해내고 잘 마무리하신 네 분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냅니다.~
20대 초반의 갸날픈 몸으로 씩씩하게 앞장서서 잘 걸어준 유진이,
이번 기회에 상남자 별명을 얻은 데니 님의 추진력.
매번 식사를 알뜰하게 챙겨주신 장기철 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사진은 물론이고 후기를 맛깔나게 올려주신 리처드 님께 큰 감사드립니다.
휴~~ 제가 왜 이리 힘들죠
23마일을 같이 걸은 느낌입니다
대단하신 분들, 칼산에 역사를 세로이 만드신 세명에 상남자분들과 유진 대단하십니다
멋진 풍광을 보고 느끼고 가슴에 담아 오신 분들께 큰 박수를 보넵니다.
다녀오신 분들께는 추억을 더듬은 시간이였고
아직 못가신 분들께는 미지에 세계를 보면서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멋지게 포스팅 해주신 리차드님 수고하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