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로봇대전64 리뷰 및 개인적인 팁 등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다른 분들이 게임을 진행하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량상 경어는 생략할테니 양해해 주세요.
* 슈퍼로봇대전64만의 특징들
지금이야 에뮬로 즐기는 유저들이 늘면서 게임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해도 슈퍼로봇대전64는 비운의 콘솔 때문에 빛을 못 보던 비운의 명작이었다. 슈퍼로봇대전64의 대략적인 특징을 먼저 알아보자.
1. 강하지 않은 로봇은 없다 - 유닛 차등 개조로 인한 넓은 선택의 폭
어느 로봇대전이나 밸런스 문제는 끊임 없이 제기되었다. 아무로 없이 클리어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오리지널 2차부터 무기 개조가 없어서 네오그랑존을 격파하려면 반드시 키워야 하는 기체가 정해져있던 오리지널 3차, 빔 병기 위주의 MS들이 피를 봤던 EX, 마징가 계열이 눈물을 흘렸던 4차, 슈퍼로봇대전보다는 슈퍼건담대전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은 "역대 최악의 밸런스" F(정확히는 F 완결편)에 이르기까지 로봇대전 시리즈의 밸런스는 꽤나 엉망이었으며, 따라서 자연히 유닛 선택의 폭도 그리 넓지 못했다.
슈퍼로봇대전64는 이러한 문제점을 유닛 차등 개조로 극복한 최초의 시리즈라는 점에서 기억될 만 하다. 물론 최근 등장하는 로봇대전 시리즈는 차등 개조 시스템은 물론이고 기타 다양한 방법으로 밸런스의 개선을 지향하고 있지만, "최초"라는 점에서 "획기"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슈퍼로봇대전64에서 결국에 강하지 않은 로봇은 없다. 최초 스펙은 차이가 있을 지언정 최종 스펙은 어짜피 비슷해 진다. 오히려 최초 스펙이 약하면 약할수록 최종 스펙이 강하다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유저의 선택은 자유롭다. 적은 돈을 투자한 뉴건담에 아무로를 탑승시켜 화려한 연출을 즐겨도 되고, 풀튠된 RX-78에 태워 알짜배기 능력을 발휘해도 되며, 아무로를 아예 쓰지 않아도 된다. 모든 것은 즐기는 사람에게 달린 것이다.
2. 단순함의 즐거움 - 절묘한 시스템
슈퍼로봇대전64의 시스템적인 특성으로는 유닛 차등 개조, 합체 공격 존재, 아군 레벨에 맞춰지는 적 레벨, 격추 수에 따라 추가되는 자금 입수 보너스가 있다. PP 시스템도 없고 원호공방도 없고 숙련도도 없고 소대 시스템도 없다. 사격 계열로 밀어주기 위해 격투 계열의 무기를 봉인한다던지, 조금이라도 더 큰 능력 상승을 위해 약한 무기를 자주 활용한다던지, 누구를 어떤 방향으로 키울 것인지를 고민한다던지 등의 "복잡함"이 없다는 것이다. 유저는 단순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예전보단 복잡하지만 예전의 맛이 남아있는 로봇대전 정도로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3. 새로운 시나리오, 새로운 재미
어정쩡하게 시나리오가 종료된 상태인 본편의 식상함을 처음으로 탈피한 시리즈 역시 슈퍼로봇대전64다. 새롭게 시작된 시나리오의 매력은 얼마 안 가 알파의 등장으로 인해 바래지지만 역시 "최초"의 리셋이었다는 점은 인정할 만 하다. 게다가 오리지널 2차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샤아를 절대로 동료로 만들 수 없는 작품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엔딩은 아쉬움이 "아주 많이" 남는다. ;;
4. 원작에 충실한 캐릭터 일러스트
역대 슈퍼로봇대전 중에 슈퍼로봇대전64만큼 캐릭터 일러스트 표현이 원작에 충실한 시리즈가 있던가. 슈퍼로봇대전64는 캐릭터 일러스트의 표현 방식 자체가 해당 작품에 따라 모두 다를 정도의 성의를 보여주며 그 중에서도 특히 W건담 팀의 일러스트는 그냥 원작을 갖다 쓴 거라 해도 믿을 정도의 유사함을 보여준다. 알파 시절 리리나의 얼굴을 보고 혹시 글자를 잘못 읽었나?라는 생각을 했던 게 불현듯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슈퍼로봇대전64의 캐릭터 일러스트를 아직까지도 역대 최강이라 생각한다.
* 슈퍼로봇대전64 진행 관련 팁
1. 최종 엔트리 15인을 가능한 한 빨리 정하자.
슈퍼로봇대전64에서 적의 레벨은 아군 상위 15인의 레벨에 맞춰진다. 따라서 가능한 빨리 누구를 키울 것인지를 결정하는 편이 레벨을 올리기에 편하다. 새로 등장하는 동료들의 레벨 역시 상위 15인에 맞춰지기 때문에 고급 정신기나 특수능력을 원하는 유저라면 상위 15인의 레벨을 높게 유지하는 데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또한 자금 입수에 있어서도 이 편이 더 유리하다.
그러나 시나리오 상 강제출격, 혹은 출격금지 되는 파일럿들을 대비해 종반에 가기 전까지는 16~18명 정도의 파일럿을 키우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또한 일단 키우기로 마음 먹은 파일럿들의 경우에는 최대한 레벨 분포를 고르게 유지하는 것이 고레벨로의 지름길임을 밝힌다.(그래야 적들의 레벨이 더 높게 나오기 때문)
2. 보급 기체 파일럿들의 레벨을 높게 유지하자.
수리는 수리량에 따라 얻는 경험치가 다른 반면, 보급은 보급량에 관계 없이 일정한(상당한) 양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보스보롯 탑승 파일럿이나 코스모크래셔팀의 경우 시나리오가 종료될 즈음에 아군 최고 레벨 파일럿을 이용(두 칸씩 이동하면서 계속 보급만 하면 된다.), 레벨을 항시 아군 최고 수준으로 유지토록 하자.
3. 전투 파일럿은 10명이면 충분하다.
말 그대로다. 격려, 탈력, 보급, 재동, 기도 등 고급 정신 커맨드를 갖고 있는 파일럿들도 같이 키우는 편이 게임 진행을 훨씬 수월하게 만든다.
* 슈퍼로봇대전64 유닛/파일럿 관련 팁
1. 강한 유닛/파일럿들
슈퍼로봇대전64가 아무리 "누구나 강해질 수 있는" 게임이지만, 분명 그 중에서도 특출나게 강한 유닛/파일럿은 존재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가부토 코우지/마징가Z-마리아 프리드/그레이트마징가 커플이다. 링크배틀러를 통해 점보트3의 주인공인 캇페이를 꺼내지 않는 이상 슈퍼로봇대전64 최고의 저력 레벨을 자랑하는 가부토 코우지(캇페이와의 차이도 사실 거의 없다. 저력 레벨 9를 익히는 레벨이 1 차이 난다.)와 슈퍼로봇대전64 최강의 특수능력인 "초능력"(공격력, 방어력, 명중률, 회피율, 크리티컬 확률 상승)을 갖고 있는 마리아 프리드의 조합은 상호 연인 보정이 걸리면서 거의 완벽에 가까워 진다. 마징가Z는 초반에는 약한 편이지만 차등 개조의 혜택을 톡톡히 받을 수 있으며 로켓펀치 풀개조시 보너스로 생기는 대차륜로켓펀지는 슈퍼로봇대전64에 등장하는 모든 무기 중 EN 대비 효율 최고를 자랑한다. 초능력 소녀 마리아 프리드의 그레이트마징가는 중후반만 가면 거의 모든 공격을 회피하는 괴력을 보여주며, 연인 보정이 걸린 더블마징가블레이드는 대차륜로켓펀치를 얻다 보면 거져 얻게 되는 최강 합체기 중 하나다. 말그대로 슈퍼로봇대전64 최강 커플이라 할 만 하다.
그 다음이 HP 12,000의 오라배틀러라 불리는 갇마즈다. 파일럿인 타케루가 레벨 63 달성시 초능력 레벨 9를 습득함과 동시에 "기적"을 익히게 되는 갇마즈는 원거리 공격 능력이 별로 안 좋다는 점만 빼면 거의 완벽하다. 파이널갇마즈가 필요 기력 140이라지만 마즈플래시만으로도 자코들은 원샷원킬이 가능하다. 최종화에서는 격려 한 번 걸어주고 기적을 걸면 순식간에 기력 140이 가능하며, 타케루의 기본 능력도 거의 최고급이다.
단쿠가도 상당히 강력한 유닛이다. 비록 시노부의 능력치는 메인캐릭터들 중 최악을 자랑하지만 전 파일럿 열혈/기합 보유에다 단공검이 겨우 EN 10을 소모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슈퍼로봇대전64에서는 다수 파일럿이 타는 유닛이 은근히 없기 때문에 단쿠가는 매우 매력적이며, 컴배틀러V에 비하면 등장 시기와 효율 면에서, 겟타와 비하면 파일럿 수에서 앞선다. 다만 초반 운동성은 반드시 손을 대줘야 하며 중반까지 하늘을 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강화파츠에 신경을 쓰자.
갇건담은 기력 130이 넘어가면 환골탈태하는 유닛이다. 따로 활용해도 충분히 강하지만 만약 도몬을 키울 생각이라면 레인도 같이 키워주자. 보급, 기도 등 고급 정신기를 익히니 손해 보는 일은 없다.
주인공 4명은 유닛도 몽땅 강하고 파일럿 능력치도 준수하니 특별히 싫어하지 않는 이상 키우는 편이 좋다. 격추수도 높기 때문에 자금상의 이익도 있다.
커스텀化된 W건담 일당들은 사기다.
2. 등장 시기 등 시나리오 때문에 손해 보는 유닛/파일럿들
컴배틀러V는 상당히 강함에도 불구하고 워낙 등장 시기가 늦어 많은 유저에게 버림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일부러 자금을 모아놨다가 등장하자마자 개조 수준을 현재 운영 중인 메인 유닛과 대등한 수준을 만들면 충분히 강력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정신 커맨드 5인분이라서 기도 활용시 효과 만점이며 각성, 교란, 보급 등 고급 정신기도 가득하다. 단쿠가와 함께 셔플의 문장을 손해 없이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며 분리 - 수리 - 합체라는 꽁수도 가능하다.
W건담 일당들, 그 중에서도 트로와와 우페이는 시나리오 신행에 따라 이탈이 심해 특별히 애정을 갖고 엔트리를 비워 주지 않는 이상 메인 전력으로 활용하기가 힘들다.
다이탄3는 중반 내내 팀을 이탈해서 메인으로 활용하기 힘들다. 게다가 차등 개조로 인해 손해를 보는 로봇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혼을 보유하는 매우 드문 슈퍼 로봇이기도 하다.
퀘스는...그냥 패스하도록 하자. ;;
3. 반드시 활용할 유닛/파일럿
코스모크래셔는 보급 유닛이면서 다수 파일럿을 갖고 있는 초고급 유닛이다. 파일럿 모두가 수준급의 보조 정신기를 갖고 있는데다가 기도를 걸어주면 전원의 SP가 +50이 된다는 점, 또한 운동성 및 무기 개조 한계가 굉장히 높게 설정되 있어 돈만 투자해주면 보급과 공격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아이템을 3개나 달 수 있기도 하다. 무조건 활용하자.
4. 활용하기 좋은 유닛/파일럿
비챠 올레그는 전 파일럿 중 최저 레벨 기적 습득 파일럿이다. G 디펜서에 탑승 시키는 게 가장 정석적이다.
행운을 갖고 있는 파일럿이 ZZ건담이나 윙제로커스텀에 탑승하게 되면 돈 버는 기계로 변모한다. 격추수까지 받혀준다면 더욱 효과적.
5. 쓰지 못할 파일럿
딱 한 명 있다. 바로 브라이트 노아. 함장들 중 최악의 정신 커맨드를 자랑한다. 진짜 왠만하면 쓰지 말자. 다른 전함 파일럿들이 "월등"하다.
* 개인적인 조언들
1. 빌바인은 차등 개조로 인해 손해를 보는 대표적인 유닛이다. 빌바인의 풀개조 하이퍼오라베기보다 보츈의 풀개조 오라베기가 더 강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그러나 단바인이나 서바인, 보츈 등에 탑승하기에는 쇼우의 사격 능력치가 너무 아깝다. 게다가 보츈은 트윈오라베기도 발동되지 않지 않은가? 보츈의 하이퍼 오라베기가 아깝다면(사실 아깝긴 아깝다. ;;)톳드나 가라리아를 탑승시키면 된다. 쇼우의 사격 능력치를 썩히지 말자.(추천 개조 무기: 오라빔소드, 오라소드라이플, 하이퍼오라베기)
2. W건담 일당들은 커스텀化시키지 말자. 너무 강해서 게임이 재미 없어진다.
3. 쓰지 않을 파일럿들은 설득도 하지 말자. 경험치와 아이템이 아깝다. 대부분의 설득 가능 파일럿들의 레벨은 높으며, 획득 아이템은 고급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4. 마음에 드는 로봇들을 키우자. 어짜피 슈퍼로봇대전64는 모든 로봇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슈퍼건담대전, 슈퍼로봇대전, 슈퍼마징가대전, 슈퍼이종건담대전 등등 모든 것은 유저 마음이다. 마음 내키는대로 즐겨보자.
5. 가능하다면 큰 화면에서 즐겨보자. 에뮬과 TV의 느낌은 다르다. "가능하다면" TV 화면으로 감상하자.
첫댓글 정말 도움이 되는 팁이네요..^^ 그런데 콤바트라 분리-수리-합체가 무슨뜻인지 잘 이해가 안가네요..
배틀마린(컴배틀러 분리 시 4호기)에는 수리 기능이 달려 있습니다. 분리해서 수리 이후에 합체하더라도 효마의 행동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2회 이동 전에는 1/5, 2회 이동 이후에는 2/5 정도의 HP 회복이 가능한 샘이죠. :D
64는 다 좋은데..역시 끝이 너무 허무했다는 것이라던가,개인적으로는 슈퍼 로봇 연구소들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박사들이 죄다 전함 타고 다니니 원...)
와.. 멋진 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