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무수한 홈스테이 민박이 보인다. 전부 한옥이다.
그 중에서 어느 골목길, 담장을 넘어 나온 가지에 달린 석류의 모습이다. 탐스럽다고 따거나 장대를 들지 말지어다!
걸리면 도둑놈이 되고, 신고까지 당하고, 망신살 뻗친다.
하지만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담장 가까이 과실수를 심곤 했다. 나그네가 따먹는 게 싫다면 정원 조성 시에 나무 위치를 담장과 좀 떨어진 곳에 심으면 될 것인데도, 조상님들은 궂이 가지가 담을 넘어갈 수 있는 위치에 유실수를 심었다.
그 이유는, 길 지나던 나그네가 따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목 마르면 알아서 해갈하라는 선심이고 호의인 것.
지금은 그 의미가 퇴색되어 표지판까지 붙었으니 그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 번쯤 생각해보자. 우리 조상들이 왜 담장 가까운 곳에, 가지가 넘어갈 것을 뻔히 알고도 그 자리에 나무를 심었는지를.
첫댓글 조상들의 삶의 여유와 지혜를 연상하게 한 설명이 넘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