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국토 교통부가 지정한 8∼12일 5일간의 특별교통대책 기간 중 하루 평균 이동량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570만 명으로 예상됐다. 이 기간 전체 이동량은 총 2852만 명이다. 2852만명은 전체인구 5130만명 중 55.6%가 고향으로 귀성하거나 친지를 방문한다고 한다.
자기가 태어난 곳을 찾아 떼지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 처럼 길을 가득 채운 귀성 행렬은 너무나 동양적인 진풍경이라 본 다. 오랫동안 내려온 명절이라 다양한 세습풍속과 문화가 있지만 그 중 백미(白眉)는 귀성(歸省)이라 생각됩니다.
흡사 물 빠진 모래밭처럼 주름 깊은 손으로 기도하던 엄니, 비오는 날 비닐을 대충 뒤집어쓰고 참외상자를 나르던 엄니, 그러면서도 자식들에게는 힘들다는 말씀 한번 하신 적 없는 엄니, 화장품 하나, 옷 한 벌 못사입으시면서도 자식의 초라한 행색에는 눈물을 흘렸던 엄니, 군대 간 아들이 보내온 편지 한 장에 밤새 우셨던 엄니, 이런 엄니가 계셨던 고향.
고향에는 바로 이런 엄니들이 계시고 이런 기억들이 남아 있다. 끊임없이 우리를 고향으로 빨아들이는 힘, 그 힘은 엄니다. 우리를 연어떼로 만드는 건 고향 이라는 존재다. 고향은 정지용의 시처럼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는 곳' 이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다. 그리곤 고향엔 엄니가 있다. 구불구불 뒤덮인 저 육체! 산다는 것은 제 몸속에 길을 내는 것입니다.
그렇다, 엄니의 인생이 만들어 놓은 그 길을 따라 우리는 엄니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엄니가 자기 몸속으로 낸 길을 따라 세상에 나왔듯이 말이다. 엄니의 가슴으로 가시는 님들이여 ... ! 부모님 계실때 잘 하시고 편히 다녀오세요. 부모님께서 하늘나라로 가신지 49년 - 47년이 지났지만, 생전에 목화꽃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던 어머니. 갑진년 설날 도선사
고향
/길손백하
노을이 등성이에 서성대던 어느 날
뒤곁에 강아지는 나를 밀어내
강산은 몇 번의 색채로 바꾸어
거머쥔 세월로 희끗한 머리만 남겼다
손짓만이 냇가로 산으로 활보를
멈추지 않는 뒤란에 내려놓은
어릴적 고향은 아직도
밥 짓는 연기 따라 노을 속에 타고 있다
고향은 기억 속에 사립문,
씨앗들의 텃밭으로
긴 한숨이 깔려있는 신작로
이슬이 감도는 내 엄니의 가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