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시작하고나서부터 산이아빠는 어릴적 자신이 태어나고
초등학교 1학년때까지 자란 황골을 꼭 달려서 가보고 싶다고
입버릇 처럼 이야기 했다.
그 시기를 맞추려고 주말마다 벼루고 있었는데,
토요 마구잡이와 일요 합동훈련 관계로 계속 미루어 졌다.
드디어
본격적인 대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말마다 대회가 열리고 온고을 회원님들은
삼삼오오 무리지어 주말마다 이 대회 저 대회 찾아 다니고
기록을 내기 위한 피치를 올리고 있을때
드디어 산이아빠의 작은 꿈을 이루고자 계획을 세웠다.
황골(이라 들었는데 지금은 황곡이라 써 있더구만)을 조금 지나면
수류성당이라는 아주 오래되었지만 그 자태는 여전히 기품을 잃치 않고 있는
곳이있다.
그 수류성당에서는 지금 한창 " 보리울의 여름"이라는 영화가 촬영되고 있는데
배우들도 쟁쟁하다. 장미희,차인표,박영규등등..
특히 차인표의 경우는 지금까지 영화에서 히트작을 내지 못한 관계로
혼신의 힘을다해 영화촬영에 임한다고 신문에도 나왔다.
하이튼 그 역사와 전통이 깊은 수류성당에서 영화까지 촬영한다니
여러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할만 했다.
특히 풀코스 3인방의 경우는 30KM이상의 장거리를 한번도 뛰어 본 적이 없어서
춘천에 가기전에 필히 뛰어 봐야 될 코스가 되었다.
바로 어제(9월 7일) 사전 답사를 위해 오후 점심식사후에 수류성당으로 출발했다.
농수산물 시장에서부터 거리 측정에 나섰는데
중인리 입구를 지나 주유소에 닿으니 벌써 3KM가 나온다.
그리고 계속되는 오르막 덕화음 표지판이 5,4KM
오르막 정상에 오르니 7,8KM가 되었다.
산이아빠는 수류성당까지 갔다오는데 대충 30KM 조금 넘을 것이라 했는데
수류성당까지는 반절도 못 왔는데 벌써 10KM가 넘으니
결코 만만치 않는 코스임이 느껴지면서 은근히 걱정되었다.
그리고 내리막을 지나서 팥이정사거리가 12,6km고,다리까지가 15km.
다리를 지나니 수류성당 표지판이 있는데 거기서부터 6km란다.
그러면 얼마야!
15+6= 21
반환점이 21km면 돌아오면 모두 42km.
와~ 완전 풀코스 거리네.
기염을 토하고 있는데,
연습에서 풀코스는 너무 무리인지라 처음 출발점을 농수산물 시장이 아니라
주유소까지가 3km정도 되니까 아무래도 주유소에서
최초의 출발점으로 정해야겠다고 이야기하면서 주차 할 공간을 알아보기위해
전통문화예술고등학교로 가 보았더니 학교문이 없어서 다행히
새벽에 와서 주차를 해 놓아도 될 성 싶었다.
그렇게 답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급수문제를 이야기하다가
산이아빠가 자전거로 급수를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산이아빠는 온고을 정기모임에 참석하러 나갔다.
드디어 오늘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물과 빵, 바나나등 분주히 챙긴다.
그리고 산이아빠는 전통고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고
나는 경기장으로 출발했다.
새벽부터 뭐하자는 것인지...
그리고 전통고에서의 출발 멤버는 최종 7명.
회장님,김택곤님,위병기님,정준호님,강기상님,백현경님,이정숙.
미리 도착해서 주유소로 바로 가는 비밀문까지 알아둔 덕에
주유소에 바로 도착.
출발전에 사진 한장 찍고 있을때 이웃 클럽인 힘날의 합동훈련팀이 지나간다.
서로 인사를 하고 서서히 출발.
주유소에서 정상까지는 5km가 조금 못 되는 거리이지만
계속된 오르막인지라 초반부터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정상까지 우리팀들 무난히 오르고 계속된 내리막에서
천천히 몸을 회복하면서 팥이정 사거리를 지나 또다시 오르막의 정상까지
계속된 달리기.
10km에서 급수 - 잠시 휴식을 가졌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것 보다 편안한 달리기였다.
이상하게 나에게 휴식은 휴식이 아니라 그 다음부턴 더 힘든 달리기가 시작된다.
황골 표지판까지는 그럭저럭 따라 갔지만
수류성당을 바로 앞에 두고는 힘에 부친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꼴치로 도착.
어제 영화 촬영팀들은 온데간데 없고 여기저기 촬영 흔적만이 남아있고...
영양갱과 바나나,빵 그리고 물로 충분히 배를 채운 다음
성당앞에서 다시 사진 한장 찍고,
수류성당의 자태를 제대로 감상하기도 전에 회장님의 재촉이 시작되고
다시 출발했다.
5KM지점이 채 나오기도전에 최양열씨와 정종현씨가 포카리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참 정겨운 사람들이다.
뭐를 못잊어 여기까지 쫓아 왔을꼬.
차를 보니 약해지는 마음 다잡기위해 마시자마자
쉴겸해서 먼저 걸어갔다.
금방 쫓아오는 분들을 따라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참고 뛰었다.
또 뛰었다.
그래도 하프지점까지는 무난히 통과한 듯 했다.
이정숙. 많이 발전했군.
사실 대천까지만해도 10KM를 넘으면 종아리가 아파서 정말 힘들게 뛰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픔의 시작이 많이 지연된 듯 했다.
우리 일행은 고향산천을 지나 흥부 바지 걸쳐 입고라는 음식점에서
아점을 먹기로 했다.
흥.바.입구까지가 27KM 도저히 더이상의 오르막을 소화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뽀땃한 식사를 마지막으로 훈련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최초의 27KM 달리기.
심한 오르막을 가만하면 30KM정도 달린 셈이란다.
그렇다면 나머지 12KM가 숙제다.
6KM는 악으로 깡으로, 나머지 6KM는 온고을 남성주자들의 응원의 힘으로
완주하자고 백현경님께서는 바로 정리에 들어갔다.
이제 장거리 훈련도 3번정도 남았고
다음주에는 김제 리허설이 다시한번 있다고 하니 그때 30KM는
뛰어 보자고 이야기 꽃을 피우며,
12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일행들과 헤어졌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훈련때는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끝나고 나면
내 자신이 잘 참고, 견뎠구나! 하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더불어 풀코스의 길이 보이기도 한다.
엄마,아빠의 손길이 못 미쳐있던 몇시간.
산이와 해찬이에게 정말 미안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한다.
특히 어린 해찬이를 생각하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