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은 안산공단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공업도시’와 ‘높은 외국인 범죄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소음과 매연, 범죄율이 높은 무채색 도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안산시가 선택한 것은 바로 ‘예술교육’이다.
흔히 한 도시의 색깔을 문화로 바꾸기 위해서는 양질의 공연예술을 제공해 시민의 문화적 식견을 넓히는 작업과 예술교육을 통해 시민들을 문화예술 서비스의 수용자에서 생산자로 영역을 확대시키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
↑↑ 상록수아마추어 연극제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주부연극교실(사진 왼쪽)과 직장인연극교실(오른쪽)
연극교실 참가한 시민
문화도시 출발의 씨앗
“문화를 가꾸고 꿈을 전달하는 것, 지역민에게 다양한 예술분야를 제공해 그들이 주인공으로 설 수 있게 하는 것이 공공극장의 의무다. 그 중에서도 연극은 신체를 이용해 타인과 협동해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예술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지름길이다”
지역민을 위한 ‘상록수연극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이유에 대한 안산문예당 측의 답이다. 이 답변에서 알 수 있듯이 안산문예당은 상록수연극프로젝트를 통해 시민이 공연제작에 직접 뛰어들게 함으로써 좀 더 적극적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방향을 유도하고 있다.
단순히 공연제작과정을 체험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상록수아마추어연극제’를 통해 공연을 선보이면서, ‘보통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소박한 꿈을 현실화시켜 도시 색깔을 바꾸는 작은 씨앗으로 만들고 있다는 평이다.
2007년 ‘배우며, 만들며, 공감하며’라는 슬로건 아래 주부연극교실 수강생 17명을 배출하며 시작한 상록수연극프로젝트는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성인연극교실과 청소년연극교실, 주부연극심화교실 등 3개 반을 개설해 첫 아마추어연극제를 가졌다.
올해는 ‘잃어버린 웃음 되찾기 프로젝트’라는 슬로건 아래 기존 연극교실에 초등연극교실과 직장인연극교실을 신설해 문화적 공백을 메우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막을 내린 ‘2008 상록아마추어연극제’는 일상이란 무채색 캔버스 위에 연극이란 원색물감으로 삶을 다채롭게 해 호평을 받았다.
공공극장은 방향설정만
시민이 운영주체로 거듭
하지만 고민도 만만치 않다.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안산문예당이 상록수연극프로젝트의 운영주체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공극장의 역할은 에술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운영방향을 설정해주는 것에서 그쳐야 한다. 계속해서 지자체와 공공극장의 지원이 이어진다면 진정한 의미의 주인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상록수연극프로젝트는 시민예술단체들이 자주 운영을 위한 노력을 보이면서 아마추어 예술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주부연극교실 ‘유혹’은 아파트주민연대와 연계해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후원을 구하고 공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들의 예술을 스스로 향유하고 퍼트리면서 ‘진짜 주인공’이 된 것이다.
또 연극제에 참가한 모든 팀이 총합평회를 가지면서 상록수아마추어연극제가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타 지역 아마추어 연극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활발한 교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 등 능동적 주체로 문화예술을 즐기고 있다.
일상에 지쳐 잊고 있던 꿈을 그릴 수 있도록 공공극장이 도화지를 제공하고, 시민들은 원색물감을 이용해 꿈을 그리며 다른 이의 꿈까지 일깨워주는 모습은 기업하기 제일 좋은 도시 양산이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기억해야 할 장면이다.
>>안산문예당의 힘, 자체제작공연
지역소재 활용이 ‘대박’ 터뜨렸다
별망성 몽고항쟁 ‘꼭두별초’ 19회 연속매진
김홍도 이미지극 ‘선동’ 해외진출 추진 중
‘연극특성화극장’이란 운영방향에 걸맞게 안산문예당은 2004년 개관이후 매년 1편씩 지역 전통을 활용한 자체제작공연을 선보였다. 그중 3개 작품이 작품성을 인정받아 자체레퍼토리 확보에 이어 국내외 순회공연을 시작하면서 지역 공공극장으로 보기 드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 안산 별망성 ‘몽고항쟁’
“내 고장 경기 안산의 숨어있는 역사를 지역민들이 합심해 예술로 승화시킨다”
안산문예당이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지난 2005년 공연한 ‘꼭두별초’는 초연 당시 12회 연속 매진이란 기록을 세웠고, 다음해에 시민들의 요청으로 재연돼 역시 7회 연속 매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꼭두별초’는 고려시대 안산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별망성에서 펼쳐진 몽고항쟁에 숨어있는 역사를 대형 뮤지컬로 꾸며 무대에 올린 것으로, 1988년부터 지역예술인들이 발굴, 계승해 온 ‘별초무’란 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별망성을 배경으로 삼별초군과 힘을 합쳐 몽고항쟁의 자주적 민족혼을 드높였던 민초들의 이야기가 작품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별초무는 몽고군을 유인하기 위해 민초들이 검은 옷에 도깨비탈을 쓰고 눈과 볼에는 숯검정을 진하게 바르고 쌍검을 휘두르는 춤으로, 몽고군 100명을 무찔렀다는 내용이 고려사에 언급돼있다.
안산문예당은 자체기금 1억9천만원에 로또기금 1억9천만원을 지원받아 총 3억8천만원으로 공연을 제작했다. 작품은 내일을 여는 젊은 작가로 선정된 이해제씨가 대본을 쓰고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황두진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특히 지역 역사를 소재로 한 만큼 지역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한 점이 의미를 더했다.
올해 삽량문화축전에서 시가 2천만원의 예산으로 박제상가무악극을 시도했지만 짧은 준비기간과 부족한 예산으로 애초 의도보다 저조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 김홍도 이미지극 ‘선동’
안산문예당의 또다른 야심작은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로 평가받고 있는 단원 김홍도의 삶을 다룬 이미지극 ‘선동’이다.
김홍도가 그의 스승 강세황선생으로부터 20세까지 그림수학을 받던 곳이 안산이란 점에 초점을 맞춰 김홍도의 화폭세계를 소재로 탄생시킨 작품이 바로 ‘선동’인 것.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한국적인 분위기로 재탄생시켜 세계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양정웅 연출이 ‘선동’의 연출을 맡아, 김홍도의 삶처럼 자유로운 세계를 표현해 해외서도 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배우의 움직임과 오브제, 비디오 아트와 사운드 등 현대적 연극양식으로 김홍도의 화선세계를 표현해 젊고 생명력 넘치는 어린 신선으로 표현해냈다는 갈채를 받았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진행됐습니다
출처 : vega576.egloos.com/1255001
첫댓글 신의아그네스앨범에선 삭제시켰어^^
'아름다운 사인' 공연 사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