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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법에 맞게 쓴다
좋은 문장은 정확한 문장이다. 어떤 문장이 정확한 문장인가? 어법에 맞는 문장이다. 아무리 재미있고 심오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어법에 맞지 않은 문장으로 꾸며진 소설이라면 좋은 소설로 평가받지 못한다.
우리 작가들 가운데는, 어법이 조금 틀리거나 어긋난다 하더라도, 내용만 좋으면 된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작가가 없지 않다. 대단히 무모하고, 위험한 발상이고, 억지스런 태도이다. 띄어쓰기도 안 맞고, 어법을 무시한 비문도 여기저기 섞여 있고, 형용사나 부사의 위치가 제멋대로이고, 낱말과 낱말이 서로 호웅하지 않아 문맥이 통하지 않는 문장이 있다면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
2. 문장을 짧게 쓴다
복잡하고 심오한 내용을 표현하려다 보면 문장이 간혹 길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짧은 문장으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문장이 길어지면 구성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너저분해지고 글이 늘어지게 마련이다. 잘 짜인 문장이라 하더라도 문장이 길면 지루하게 느껴지고 주제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문장을 간결하게 쓰려면 무엇보다 군더더기를 없애고 수식어를 절제해야 한다. 눈에 거슬리는 군더더기와 꼭 필요하지 않은 수식어를 빼기만 해도 훨씬 깔끔하고 세련된 문장이 된다. 한 문장에 한 정보만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짧게 끊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은 하룻밤에 세 명의 여성과 데이트를 즐긴 바람둥이였다고 1974년부터 그의 경호원과 운전사로 일했던 피에르 투를리가 다음 주 발간될 <왼쪽에서 운전하기>라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더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위 문장을 다음과 같이 고쳐 보자.
★고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은 하룻밤에 세 명의 여성과 데이트를 즐긴 바람둥이였다. 이 같은 사실은 1974년부터 그의 경호원과 운전사로 일했던 피에르 투를리에 의해 드러났다. 그는 다음 주 발간될 <왼쪽에서 운전하기>라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더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보다시피 낱말 서너 개만 삽입했을 뿐이다. 문장이 산뜻할 뿐만 아니라, 힘이 있고 탄력이 붙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단문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소설의 분위기를 가볍게 해주는 위험이 따르는 수도 있다. 성격 창조나 주제 표출에도 부담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 대신 속도감과 박력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많은 호감을 받는다. 요즘의 신문이나 잡지 기사를 살펴보면 문장이 절대로 길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다. 단문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문은 단편소설에, 장문은 장편소설에 어울리는 문장이라고 보면 과히 틀린 생각이 아니다 카뮈의 <이방인>,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이문희의 <흑맥>, 하근찬의 <산에 들에>, 박경리의 <토지> 같은 장편소설은 초보자들이 문장 공부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작품들이다.
송준호는 그의 저서 <문장부터 바로쓰자>에서 장문을 단문으로 고치는 사례를 다음과 같은 요령으로 보여 주고 있다. 초보자들이 눈여겨보아야 할 사례라고 판단해서 여기에 소개한다.
☆시는 언어를 매체로 하고 있는 문학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언어 예술로서 독특한 정리와 조합에 의하여 재구성된 언어,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를 필요로 하며, 다양하고 암시적이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도록 언어의 기능을 심화시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모든 요소를 유기적으로 압축시킨 구조와 형식을 요구하는 문학의 한 양식이라 하겠다.
1)시는 언어를 매체로 하고 있는 문학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언어예술로서 2)독특한 정리와 조합에 의하여 재구성된 언어,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를 필요로 하며, 3)다양하고 암시적이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도록 언어의 기능을 심화시켜 사용할 뿐만 아니라, 4)모든 요소를 유기적으로 압축시킨 구조와 형식을 요구하는 문학의 한 양식이라 하겠다.
★시는 가장 대표적인 언어예술이다. 시가 문학의 다른 장르와 구별되는 점은 독특한 정리와 조합에 의하여 재구성된 언어, 함축적이며 운율적인 언어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시인은 다양하고 암시적이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도록 언어의 기능을 심화시켜 사용한다. 이처럼 시는 언어를 유기적으로 압축시켜 구조와 형식을 구축하는 문학의 한 양식이라 하겠다.
3. 쉬운 말로 쓴다
쉽고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내용을 굳이 어렵고 복잡하게 표현할 필요는 없다. 어렵고 복잡하게 표현하면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게 만들뿐이다. 자기 생각을 정확하고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간단하게 써야 한다. 글을 무게 있게 써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말하듯 쉬운 말로 쓰면 된다.
우리말의 약 70%가 한자어이다. 한자어도 우리말의 중요한 부분이므로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어려운 말을 쓰는 것이 자신의 지식이나 교양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많다. 쓸데없는 현학 취미일 뿐이다.
☆수험생은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지고 생체 리듬을 잃기 쉬우므로 평소 습관대로 최소 다섯 시간 정도의 숙면을 취해야 한다.
★수험생은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지고 생체 리듬을 잃기 쉬우므로 평소 습관대로 다섯 시간 정도 깊은 잠을 자야 한다.
☆여러 사람이 일어서서 대동소이한 내용을 중언부언 되풀이해 정말 따분한 시간이었다.
★여러 사람이 일어서서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바람에 정말 따분한 시간이었다.
☆우리 회사를 단도직입적으로 설명하면 정보기술 분야의 벤처 기업이다.
★우리 회사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정보기술 분야의 벤처 기업이다.
비어(卑語)․속어(俗語)․은어(隱語)․고어(古語)․욕설․유행어․사투리․인터넷 채팅에 나오는 축약어 같은 말은 가급적 쓰지 않아야 한다. 이런 말들을 함부로 쓰면 문장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자칫하면 작가 자신도 천박한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어머님, 애가 땡깡부리면 좀 혼내 주세요.”
“아이고, 우리 사장님은 무데뽀예요.”
“선생님, 이빨이 아프세요?”
“언니, 이거 짜가잖아?”
“엄마 때문에 학교에서 쪽팔려서 혼났어.”
“어때요? 한 커피 하실래요?”
4. 꼭 맞는 낱말을 선택한다
글쓰기의 기본은 바르고 알맞은 낱말을 골라 문맥이 제대로 통하는 문장을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어 선택이 적절해야 한다. 어떤 사물에 맞는 말은 하나밖에 없다는 일물일어(一物一語)의 원칙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1)어머니는 불교를 믿지만 나는 교회를 믿는다.
2)이번 일요일에 나하고 테니스를 치러 가자.
3)국어시험을 많이 틀렸다.
1)에서 ‘교회’는 ‘기독교’로 바꾸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는 건물이므로 믿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2)의 ‘치러 가자’는 ‘하러 가자’로 바꾸어야 한다. 치는 대상은 테니스가 아니라 테니스공이기 때문이다. 3)에서 ‘시험’은 ‘시험문제’로 바꾸어야 한다. 시험 자체를 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틀리는 것은 시험이 아니라 시험문제이다.
5. 뜻이 분명하게 쓴다
문장에 담긴 뜻이 분명하게 파악되어야 한다. 같은 대목을 여러 번 되풀이 읽고, 앞뒤 문장을 살펴야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다면 잘못된 글이다. 단숨에 거침없이 읽고, 그 뜻을 그 즉시 헤아릴 수 있는 글이 되어야 한다.※
1)어젯밤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2)내가 좋아하는 선배의 친구는 나를 싫어하고 있다.
3)그는 소리를 지르면서 달아나는 범인을 쫓아갔다.
꼭 필요하지 않은 수식어의 남발은 의미를 흐리게 만든다. 그리고 의미를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빙빙 돌려서 표현하는 것을 완곡어법이라고 한다. 불필요한 수식어나 완곡어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좀더 세련된 표현으로 의미를 전달하려는 욕심 때문이다.※
1)그야말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인생을 살아왔다.
2)노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말이다.
3)이번 일에는 그의 도움이 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위 문장을 잘 살펴보면, 1)은 불필요한 수식어로, 그리고 2)와 3)은 불필요한 완곡어법으로 글을 장황하게 만들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좀더 세련된 표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장황한 표현이 오히려 의미를 흐트러뜨리고 있다.
1)참으로 힘든 인생을 살아왔다.
2)노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3)이번 일에는 그의 도움이 컸다.
‘~이다’라고 하면 될 것을 ‘~이라고 할 수 있다’로, ‘~이 가장 중요하다’를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없다’로, ‘~해야 한다’를 ‘~해야 마땅한 것이다’로 표현하는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일상적인 완곡어법은 바로 이중부정의 표현이다. ‘~이 있다’를 ‘~이 없지 않다’로, ‘~이다’를 ‘~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로, 그리고 ‘~해야 한다’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로 표현하는 것도 부지기수이다. 모두 군더더기이다. 별 의미도 없이 글을 늘어지게 함으로써 볼품없이 만들고 긴장감마저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는 우리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거니와’ ‘~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군더더기 표현이 쓸데없이 문장을 늘어뜨린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4강 신화는 우리 자신은 물론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쾌거다.
젊음, 뜨겁고 숨찬 이름이여. 젊음, 아프고 외로운 이름이여. 젊음, 향기롭고 현란한 이름이여. 젊음, 마냥 슬프고 그치지 않고 고통스러운 이름. 그 이름 젊음. 열정, 번민, 고독, 분노, 호기심, 절망, 투쟁, 탈선, 야망, 진실, 자학 그리고 사랑.
그 모두의 이름이 함께 녹아 철저하게 대결해 왔던 젊은 날들. 몇 시간이고 유리창에 기대어 어둠 속을 응시했던 내 스무 살의 밤들. 밤들 그리고 새벽 또 새벽. 그렇다. 젊음은 내겐 너무나 힘들게 앓아 치유할 길 없는 무거운 중병이었다.
괴로웠다. 번민은 끝이 없었다.
수사가 화려하기 이를 데 없지만 사실은 별 신통한 내용이 없는 글이다. 지나치게 꾸민[粉飾] 문장이나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문장은 글의 성격이나 핵심을 흐리게 할 뿐이다. 흔히 말하는 미문(美文)이란 곧 미사여구로 씌어진 문장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꾸민 문장은 아름다운 문장도 아니고 좋은 문장도 아니다. 미문이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은, 언어의 유희에만 집착할 뿐이지 그 내용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기도취에 빠져 버린, 홍수처럼 넘쳐흐르는 추상어나 관념어는 오직 언어의 ‘성찬(盛饌)’이나 ‘광란’만 남길 뿐이다.
문장 하나를 이해하려면 이게 무슨 말인지 마치 어려운 외국어 문장을 해독하듯이 한 뒤에야 ‘아하, 그런 말이었구나’하는 문장이 되어서는 근본적으로 작가의 기본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지만, 문장은 정확해야 하고, 정확한 문장이란 곧 문법에 충실한 문장을 뜻한다. 수식어에 또 수식어를 동원하는 분식(粉飾)이나 시적(詩的)인 문장은 산문정신에 맞지 않는다.
6. 동어반복을 피한다
표현이 같거나 의미가 같은 말이 되풀이되는 것을 동어반복이라고 한다. 의도적으로 동어반복을 사용하는 경우는 있다. 의미를 강조하거나 깊은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해 동어반복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예외이다. 같은 단어나 표현이 반복되면 읽기 불편하고 지루해진다. 문장의 기본 요건인 간결성이 떨어져 글의 세련된 맛도 없어진다. 어휘력이나 표현력이 부족해서 이런 경우가 생기기도 하지만, 대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요령이 없어서 중복되는 경우가 더 많다.
☆시는 1월 15일부터 시민단체가 시에 직접 감사를 요구할 수 있는 감사청구제를 마련, 지난달 14일 서울 YWCA 등의 감사 청구를 접수함에 따라 감사 청구 내용을 심의하고 감사 여부를 결정하는 감사자문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오는 1월 15일부터 시민단체는 감사청구제를 통해 직접 시에 감사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시는 지난달 14일 서울 YWCA 등의 건의에 따라 감사자문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7. 논리에 맞게 써야 한다
글은 자기의 감정이나 생각, 주장이나 견해 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런 수단을 동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사람의 공감을 사고 동의를 얻기 위해 글을 쓴다. 남을 설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말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논리가 있어야 한다. 논리는 상대를 설득하는 최상의 무기이다. 글을 논리적으로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논리란 이치를 말한다. 글을 논리적으로 쓰라는 말은 곧 이치에 맞게 쓰라는 뜻이다. 말을 조리 있게 해야 하듯이 문장도 이치에 맞게 써야 한다. 앞뒤 흐름에 적합하지 않는 내용이 오거나 지나치게 비약하면 어설픈 이야기가 되고 만다. 논리에 맞는 글을 쓰려면 낱말의 뜻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낱말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글을 쓰면 논리에서 벗어나는 글이 되고 만다. ‘~고’ ‘~며’ 등에는 대등한 내용이 뒤따라야 하고, ‘~으나’ ‘~지만’ 등에는 반대 내용이 와야 하듯이 낱말과 낱말, 구절과 구절, 문단과 문단의 호웅 관계도 신경을 써야 한다.
☆큰아이는 모범생이며, 작은아이는 미술을 좋아한다.
‘~으며’는 둘 이상의 사물을 같은 자격으로 이어 주는 연결어미이다. 그러므로 대등한 내용이 뒤따라야 한다.
★큰아이는 모범생이며, 작은아이는 우등생이다.
★큰아이는 음악을 즐기며, 작은아이는 미술을 좋아한다.
☆내가 보면 꼭 지기 때문에 이번에는 축구 경기를 보지 않겠다.
축구 경기를 보는 것과 지는 것의 인과관계가 실제로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위 문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배제하고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다.
★내가 본 경기마다 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축구를 보고 싶은 생각이 없다.
☆초여름인데 비가 제법 내렸다. 올여름에는 큰 장마가 올 것임에 틀림없다.
초여름에 내리는 비를 가지고 큰 장마를 확신하는 것은 논리적인 비약이다.
★초여름인데 비가 제법 내렸다. 올여름에 큰 장마가 오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글을 쓰려면 신문과 TV뉴스를 열심히 시청해야 한다.
낱말과 낱말의 호웅 관계에 문제가 있는 문장이다. TV뉴스는 시청이 가능하지만 신문은 시청의 대상이 아니다.
★글을 잘 쓰려면 신문을 꼼꼼히 읽고 TV뉴스를 열심히 시청해야 한다.
☆가장 더운 곳은 대구에서 기온이 39도까지 올랐다.
주어 ‘곳은’에 해당하는 서술어가 없다. ‘대구에서’를 ‘대구로’로 고쳐야 한다.
★가장 더운 곳은 대구로, 39도까지 올랐다.
☆시민단체는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도박장 유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관계 당국에 강력히 항의했다.
‘백지화할 것을 항의했다’는 표현이 어색하다. ‘요구했다’가 호응이 잘 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도박장 유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관계 당국에 강력히 요구했다.
8. 낱말을 정확한 위치에 두어야 한다
온전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문장 성분을 순서에 맞게 잘 배열해야 한다. 문장 성분의 위치가 잘못되면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단어나 구절을 적절한 위치에 두어야 한다.
우리말은 여러 개의 절(節)로 이루어진 복문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성분 간의 연결이 긴밀하고 수식 관계가 분명해야 이해하기 쉬운 문장이 된다. 관형어․부사어 등 수식어는 수식되는 말(피수식어) 가까이에 놓아야 한다. 주어와 서술어 사이가 너무 멀어서도 안 된다. 전체 문장의 주어가 서술어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어느 서술어의 주어인지 판단하기 힘들어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숫자․날짜 등은 위치에 따라 뜻이 달라지거나 오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의미가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게끔 자리 선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진정한 효의 의미를 아는 젊은이라면 이 같은 부모의 마음을 깊이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진정한’이 수식하는 것은 ‘효’가 아니라 ‘의미’이고, ‘이 같은’이 수식하는 것은 ‘부모’가 아니라 ‘마음’이다. 이들 단어를 수식되는 말 가까이에 놓아야 의미가 확실해지고 문장이 부드러워진다.
★효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젊은이라면 부모의 이 같은 마음을 깊이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이쯤 되면 단순한 매표원의 실수가 아니라 버스회사 측이 의도적으로 이중 매표를 한 것이 확실했다.
매표원이 ‘단순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비칠 수 있으므로 ‘단순한’을 ‘실수’ 앞으로 옮겨야 한다.
★이쯤 되면 매표원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버스회사 측이 의도적으로 이중 매표를 한 것이 확실했다.
☆제가 말씀드린 문제에 대한 솔직하고 냉정한 선생님의 답변을 부탁합니다.
‘솔직하고 냉정한 선생님’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므로 ‘솔직하고 냉정한’을 ‘답변’ 바로 앞에 놓아야 한다.※
★제가 말씀드린 문제에 대한 선생님의 솔직하고 냉정한 답변을 부탁합니다.
9. 띄어쓰기를 정확히 한다
우리말의 띄어쓰기 규정은 복잡하면서도 예외 규정이 많아 일반인이 완벽하게 구사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일부 단어는 쓰임새(뜻)에 따라 의존명사가 되기도 하고 조사나 어미가 되기도 해서 그때마다 띄어쓰기를 달리해야 한다.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려면 띄어쓰기의 일반 규칙과 예외 규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헷갈리는 것은 그때그때 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조사(토씨)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
꽃이 꽃마저 꽃밖에 꽃에서부터 꽃으로만 꽃이나마
꽃이다 꽃입니다 꽃처럼 어디까지나 거기도 멀리는
*의존명사(불완전명사)는 띄어 쓴다.
아는 것이 힘이다.
나도 할 수 있다.
먹을 만큼 먹어라.
아는 이를 만났다.
네가 뜻한 바를 알겠다.
그가 떠난 지가 오래다.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한 개 차 한 대
금 서 돈 소 한 마리
옷 한 벌 열 살
조기 한 손 연필 한 자루
버선 한 죽 집 한 채
신 두 켤레 북어 한 쾌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두시 삼십분 오초 제일과 삼학년 육층
1945년 12월 17일 2대대 103동 1403호
80원 10개 7미터
*수를 적을 적에는 만(萬 ) 단위로 띄어 쓴다.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팔
12억 3456만 7898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할 적에 쓰이는 말들은 띄어 쓴다.
국장 겸 과장 열 내지 스물
청군 대 백군 책상, 걸상 등이 있다.
이사장 및 이사들
사과, 배, 귤 등등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그때 그곳 좀더 큰것 이말 저말 한잎 두잎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된다.(가를 원칙으로 하고, 나를 허용함)
<가>
불이 꺼져 간다.
내 힘으로 막아 낸다.
어머니를 도와 드린다.
그릇을 깨뜨려 버렸다.
비가 올 듯하다.
그 일은 할 만하다.
일이 될 법하다.
비가 올 성싶다.
잘 아는 척한다.
<나>
불이 꺼져간다.
내 힘으로 막아낸다.
어머니를 도와드렸다.
그릇을 깨뜨려버렸다.
비가 올듯하다.
그 일은 할만하다.
일 될 법하다.
비가 올성싶다.
잘 아는척했다.
다만,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그리고 중간에 조사가 들어갈 적에는 그 뒤에 오는 보조 용언은 띄어 쓴다.
잘도 놀아만 나는구나.
책을 읽어도 보고……
네가 덤벼들어 보아라.
강물에 떠내려가 버렸다.
그가 올 듯도 하다.
잘난 체를 한다.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이는 호칭어․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김양수 서화담 채영신 씨
최치원 선생 박동식 박사 충무공 이순신 장군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쓸 수 있다.
남궁억/남욱 억
독고준/독고 준
황보지봉/황보 지봉
*성명 이외의 고유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나 단어별로 띄어 쓸 수 있다.
대한 중학교/대한중학교
한국 대학교 사범 대학/한국대학교 사범대학
*전문 용어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나 붙여 쓸 수 있다.
만성 골수염 백혈병/만성골수성백혈병
중거리 탄도 유도탄/중거리탄도유도탄
예문을 통해 띄어쓰기의 규정을 알아보았다. 이 정도만 명백히 공부해 두어도 글을 쓰는 데 큰 지장이 없을 줄로 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애매하다 싶으면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왕도이다. 글쓰는 사람이 사전 찾기를 귀찮아하면 절대로 안 된다.
5. 외래어 표기법을 지킨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 또는 외래어를 우리 글자로 어떻게 적을 것인지를 규정해 놓은 것이다. 우리말의 발음 구조에 맞는 한국적 표기 방식을 정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현실(현지) 발음과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다.
일반인이 이 규정에 따라 외래어를 정확하게 표기하기는 어렵다. 외래어 표기의 기본 원칙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도 글을 쓰다가 외래어 표기와 맞닥뜨리면 어떻게 표기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왕도가 따로 없다. 조금이라도 미심쩍다 싶으면 무조건 사전을 뒤져 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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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떤 글을 쓰든, 유용하다며 문창과 카페에 올려주신 교수님의 교제입니다. 생각 날때마다 읽어봅니다.
ㅎㅎㅎ 재미 있습니다. 참고 하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