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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파에 업로드 했던 글인데, 게시판에 없어진 관계로 춘파이팅에 다시 올립니다. :)
저는 이번에 부산에 최종 0.3X배수(1차_ 교직논술 15/교육과정 57 / 2차_97.57)로 합격한 재수생입니다.
초수때는 경기도를 썼다가 1차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올해는 정말 운좋게 합격을 하게 되었어요.
공부를 하는 내내 '합격하면 반드시 내가 받았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수기를 쓰는 마음이 아직도 얼떨떨하네요.
저는 합격을 했지만 이는 제가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훨씬 점수가 높은 분들도 많으시구요. 그래서 감히 제가 수기를 써도 되나 회의감도 들었지만,
재수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서 다시 시작할 용기를 드리고자 이렇게 부족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저 어떤 사람은 이렇게 공부를 다시 시작했구나, 정도로 참고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목차
1. 회복기간 (~2월)
1-1. 심리상태
1-2. 회복방법
2. 기간제 (3~6월)
2-0. 기간제, 할까 말까?
2-1. 좋은 기간제 선택방법?
2-2. 기간제와 공부 병행하기? / 기간제 기간?
3.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생각할 것들 (5월)
3-1. 나는 왜 떨어졌을까? - 패인분석
3-2. 인강, 들을까 말까?
3-3. 스터디?
1. 회복기간 (12월~2월)
1-1. 심리상태
공부법에 대한 수기를 쓰기 전에 우선 제 이야기를 조금 하려고 합니다.
1차 발표 전, 저는 나름 자신이 있었습니다. 네, 당연히 1차는 붙을 줄 알았어요...^^ 그 때만해도 경기도는 꼬리가 길었으니까요.
그런데 화면에 뜬 문장은 제 기대와는 완전히 달랐어요.
'합격자 명단에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너무나 이해되지 않아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가채점보다 교육과정 점수는 훨씬 낮았고, 교직논술은 15점이었습니다.
떨어질 수도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1차에서 떨어질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오면서 재수를 해본 적도 없었거니와 인생에서 크게 실패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이 '실패'가 너무나 크게 느껴졌고, '교대 입학하면 당연히 임고 합격'이라고 생각하는 주변 가족 친지들에게 변명할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재수생'이라는 타이틀이 마치 낙인처럼 찍혀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꾸 사람들을 만나면 '나 열심히 공부한 거 맞아, 내가 열심히 안 해서 떨어진 게 아니야'라고 변명하고 싶어 마음이 답답했고,
그런 말을 하기 싫어서 점점 사람들을 만나기가 싫었습니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었고, 그 누구의 위로도 마음에 닿지 않았어요.
모든 사람이 원망스러웠고, '내가 왜 떨어졌을까, 내가 부족해서 그런걸까 아니면 이 시험이 부조리해서 그런걸까' 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은 복잡복잡했습니다.
합격한 친구들이나 가족 친지들의 위로를 들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네 일이 아니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 마음이 무너지니 세상 모든것이 삐딱하게 보이더라구요... ^^;;
이 시험을 1년 더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 1년을 또 날리는구나 하는 마음, 시험 자체에 대한 원망감이 너무 커서 아무것도 새로 시작할 수 없었어요.
2차 발표가 난 지금, 어떤 분들은 저처럼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계실거라고 생각해요.
그 어찌할 수 없는 감정들을 저 역시 느껴보았기에, 그리고 어쩌면 저 역시 어쩌면 당연한 절차처럼 삼수를 했을수도 있기에 그런 여러분들께 먼저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정말 수고하셨어요.
이 1년의 시간이 얼마나 길고 힘든 기간이었을지 잘 압니다.
하지만 한 번 해보셨기에 분명히 더 수월할 거예요. 그럴 수밖에 없죠. 여러분은 이미 강의 내용도 다 알고 있고, 강의 교재가 있으니 책도 새로 안 사도 되고, 무엇보다도, 어느 시기에 무엇을 어느 정도로 완성해야 하는지를 경험하셨습니다.
그 경험의 차이는 절대, 절대 무시할 수 없어요.
어느 부분이 부족했는지 분석하고, 그 부분 위주로 조금씩 보완하기만 한다면 1년 뒤 여러분은 반드시 올해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되실 겁니다. 이건 위로하려고 그냥 하는 말이 아니예요. 재수생들은 반드시 전년도의 자신보다 높은 점수를 얻습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진 1년은 점수를 '얼마나' 높일까를 결정짓기 위한 기간일 뿐이에요.
이미 80퍼센트 이상 완성되어 있는 여러분이 20퍼센트를 채우는 데, 이 1년은 정말 충분하다 못해 넘칩니다.
그러니 절대 조급해하지 말고, 2월까지는 아무 생각 말고 푹 쉬세요.
여러분이 하고 싶었던 일들, 만나고 싶던 사람들, 먹고 싶었던 것들 다 먹어보고, 해보면서
스스로 잘 했다고 칭찬해주세요. 여러분은 이 힘든 1년을 버텨온 것 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한 분들이니까요.
1-2. 회복방법
의지력이 굳은 분들은 2월 합격자 발표 직후 바로 공부를 다시 시작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저는 도저히 바로 시작할 순 없겠더라구요.
작년의 경험으로 이 시험이 오래 앉아있는다고 잘 나오는 시험이 아니란 것도 깨달았기 때문에
공부는 6월부터나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인생 최대로 폐인같은 생활을 했습니다...ㅋㅋ
일기를 쓰기도 하고, 그동안 갖고 싶었던 옷을 사기도 하고, 가족들과 여행도 다녀오면서
최대한 시험과 관련 없는 일들 하면서 노닥거렸습니다.
특히 여행을 다녀오면서 마음이 많이 정리되었어요.
2. 기간제 (3월~6월)
2-0. 기간제, 할까 말까?
어느정도 푹 쉬셨다면 이제 몇몇 분들은 공부를 시작하실 것이고,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기간제를 시작하게 되실거예요.
저 역시 4개월 기간제를 했었고(3월~6월), 기간제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추천 드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첫째. 재수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인강, 독서실비 등)
둘째. 떨어진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셋째.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리프레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넷째. 교직을 간접 경험해볼 수 있다.
다섯째. 2차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다.
여섯째. 강의 자료를 자유롭게 프린트할 수 있다.
2-1. 좋은 기간제 선택방법?
기간제를 해야겠어!라고 마음먹으셨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당 교육지원청의 인력모집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입니다.
이제 2월 둘째주~마지막주까지 기간제 구인 글이 많이 올라오게 됩니다.
기간제를 하려고 마음먹으신 분들은 어떤 기간제를 해야 하는지 많이들 고민하십니다.
좋은 기간제를 구하는 방법은 기간제를 하는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재수생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1) 담임보다는 전담 / 작은 학교보다는 큰 학교 (업무가 상대적으로 적다)
2) 집과의 거리는 도보로 40분 이하 or 버스 이용 시 환승 없이 갈 수 있는 정도 (단, 너무 가까운 거리의 학교는 비추천)
3) 전담 중에서는 영어>>34과학>56과학 순서로 추천 (단, 1,2차에서 과학이 약하다 싶은 분들은 과학 전담 추천)
* 체육에 자신있다면 체육도 수월
4) ~3개월 기간제라면 업무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대개 어려운 업무 맡기지 않으심)
5) 전담 수업시수는 주당 18~20시간이면 수월 / 23, 24라면 다소 힘들 수 있다
6) 주당 18시수라도 작은 학교에서 여러 학년, 여러 과목을 맡으면 준비해야 하는 수업이 많아 힘들 수 있음
ex. 3456 영어 과학 / 3학년 영어 도덕 과학
+6개월 기간제라면 반드시 방학포함 (8월 말까지) 기간제 구할 것 (실업급여)
기간제는 여러 학교에 동시에 지원서를 넣을 수 있으니 나에게 유리한 조건을 잘 따져보시고 지원서를 넣으시길 바랍니다.
기간제 업무, 학년 등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 해당 학교 행정실에 전화 문의드리면 친절하게 알려주십니다.
지원서를 넣고 조금 기다리면 학교에 따라 ~5명정도로 지원자를 추려서 (학교와의 거리, 경력 등을 따져보시고) 면접 대상자에게 문자 또는 전화로 연락을 주십니다. 연락을 받으셨다면 면접 날짜에 맞춰 단정한 복장으로 학교에 찾아가 면접 보시고 오시면 됩니다. 면접은 대부분 심층면접에 나올법한 학교 내의 갈등 상황, 해당 학교의 상황에 맞는 질문(소규모학교라면 업무가 많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처법 등) 등을 물어보십니다. 면접 준비하셨던 것처럼 열정을 담아 대답하시면 됩니다.
합격 후에는 도장, 공무원 건강 검진서 등 필요한 서류를 지참하여 다시 학교에 방문하셔서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시게 됩니다. 이 계약서 작성 전에 반드시 신중하게 생각하시고 서류를 작성하시길 바라요. 번복될 경우 교감선생님께서 다시 인원모집을 하셔야 하기 때문입니다...ㅜㅜ
대부분 기간제는 2월 마지막주까지 활발하게 공고가 올라오고, 3월 이후에도 간간히 공고가 올라옵니다.
2월에는 기간제 경쟁이 치열하지만 3월 이후에는 어느정도 모집이 완료된 상태이므로 비교적 쉽게 기간제 자리를 구직하실 수 있을 거예요.
2-2. 기간제와 공부 병행하기? / 기간제 기간?
* 기간제와 공부 병행할 수 있는지?
- 병행 가능합니다. 단, 첫 한 달은 불가능합니다.
학교 왔다갔다 하면서 수업하고 업무 배우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고갈되거든요.
맡으신 학년와 업무에 따라서 상황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전담, 특히 영어 전담을 맡으신다면 공부 병행 충분히 가능합니다.
* 기간제 기간?
- 기간제 기간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길어도 6개월 정도가 안전(?)할 것 같습니다.
저는 불안한 마음에 4개월 정도만 하고 7월부터 공부를 시작했었는데, 6개월 기간제 한 친구가 저보다 1차 성적이 높았던 것을 보면 기간제 기간은 성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3.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3-1. 나는 왜 떨어졌을까? - 패인분석 ★★★★★
기간제 하면서 슬슬 공부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패인 분석'이었습니다.
마음이 아파 꼴도 보기 싫었던 시험지를 다시 들춰보고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왜 틀렸는지'를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문제 유형은 다섯 가지로 나눴어요.
1. 알아서 맞춘
2. 알았는데 틀린 (실수)
3. 헷갈려서 틀린
4. 몰랐는데 맞춘
5. 몰라서 틀린
이 중 '틀린 경우'에 해당하는 2,3,5번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문제를 '왜 틀리게 됐는지'를 다시 다섯 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작성했습니다.
1. 정확한 용어 암기 부족
2. 검토 부족 + 문제 제대로 읽지 않음
3. 답안 작성 요령 부족
4. 각론 지식의 문항 적용력 부족
5. 강사가 강조했으나 제대로 숙지하지 않음
제 경우는 이렇게 다섯가지였네요.
각각에 대한 개선방안에 따라 재수 공부의 방향을 대략 결정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1. 정확한 용어 암기 부족 -> 아웃풋 방법 말터디 + 타이핑 병행하기 / 모의고사 후 스원과 바꿔서 칼채하기
2. 검토 부족 + 문제 제대로 읽지 않음 -> 모의고사 칠 때도 검토 연습 / 모의고사 시 검토 시간 정해두기
3. 답안 작성 요령 부족 -> 단권화 문제집 실전처럼 풀기 + 모의고사 시 스원과 바꿔서 채점- 스원의 답안과 내 답안 작성 방식 비교하기
4. 각론 지식의 문항 적용력 부족 -> 타이틀 + 적용사례 함께 공부하기 / 적용문제 풀이하기
5. 강사가 강조했으나 제대로 숙지하지 않음 -> 강조한 부분 위주로 복습돌리기
정도로 정리했고, 이에 따라 '모의고사 중심(7월부터 매주 한 회씩)', '스터디에 의존하기보다 개인공부 우선시하기' 등으로 중점사항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 혹시 필요하신 분들이 있을까 싶어 양식을 올려둡니다!
3-2. 인강, 들을까 말까?
기간제가 구해진 다음에는 슬슬 인강을 뭘 들어야 할지 고민이 됐습니다.
작년에 들었는데 다시 듣자니 돈도 아깝고, 시간도 아까워서 들을까 말까도 많이 고민했던 것 같네요.
저는 4월까지는 정말 책 한 번 안 펴보고 기간제만 하며 보냈고, 5월 중순부터 슬금슬금 백구 각론 인강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이론은 초수 때 너무 많이 돌렸었기 때문에 인강을 다시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각론은 강의 자료가 많이 바뀐 승기쌤 부분만 새로 들었어요.
자경쌤은 인강 + 프린트 내용 99퍼센트는 똑같길래 바뀐 부분만 작년 자료에 필기 추가했습니다. (사실 필기 추가할 부분조차 거의 없었고 99.9퍼센트는 농담까지 똑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인강을 늦게 듣기 시작해서 제 기억이 맞다면 막판 8월쯤에는 하루에 5강씩 달렸던 것 같아요..ㅋㅋ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굳이 인강을 다시 듣지 않았도 괜찮았을 것 같아요.
그 이유는 첫째, 강의 자체가 똑같은 내용이기 때문이고, 둘째, 필기를 다시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재수생 분들께는 백구 강의는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시험을 보셨기 때문에 느끼셨겠지만, 이 시험은 '남들 다 맞추는 문제만 맞춰도 고득점인' 시험입니다.
즉, 너무 깊은 곳까지 파지 않아도 충분히 고득점이 가능하며, '남들이 못 맞추는 거 하나 더 맞춰야지' 하면서 세세한 것을 공부하려다가 '남들 다 맞추는 문제'를 틀려버리면 오히려 돌이킬 수 없이 큰 손해가 나 버립니다.
왜냐하면 강가 모래알같은 세세한 지식들은 출제 될 지 안 될지도 모를 뿐더러 출제되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저도 현역 때 이를 간과해서 중심지식에 소홀한 바람에 말도 안되는 문제를 왕창 틀려서 재수를 했었습니다...ㅜㅜ.
재수생 분들은 이미 현역 때 백구를 수강하신 분들이 많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백구 강사진이 4명으로 늘어났다고 하니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더 다뤄줘 좋을 것 같지만, 이는 어찌보면 독이 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어짜피 시험에서 빈출되는 부분들은 정해져있고, 시험이 닥쳐오면 어짜피 그런 세세한 부분들은 버려야 합니다. 네, 버려야 해요. 그래야 절대 틀리면 안 되는 중심 내용을 한번이라도 더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런 세세한 부분들을 공부하기 시작하면 이 '버리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듭니다. 3~4월에 공부한 용어를 11월 시험에서 정확하게 기억하고 쓰기 위해서는 9, 10월 한창 바쁠 때 주기적으로 복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데 11월까지 이런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는 것들을 붙잡고 있다보면 중심내용을 소홀히 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다 기회비용 때문에 버리기도 아까워 결국 끝까지 어영부영 붙잡고 있게 됩니다. 따라서 그냥 애당초 안 나올법한 모래알같은 지식들은 처음부터 손도 안 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작년 교재에 있는 내용으로도 이미 충분히 많으니 그 교재에 있는 내용들만 완벽히 숙지하고 계신다면 고득점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래서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짚을 게 뻔한 백구 인강은 추천드리지 않고,
필요하시다면 작년에 부족했던 부분만 부분적으로 수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까지 제가 고민했던 것들을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너무 당연한 것들을 적어두어서 도움이 될 지 모르겠네요..ㅠㅠ
재수는 힘듭니다. 공부 자체는 현역보다 몇배는 더 수월했지만, 멘탈 관리가 정말 힘들었어요.
이 시험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초등 임용은 누구나 붙는 시험이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에 여러분이 떨어졌다고 말하면 당연하게 공부가 부족해서 떨어졌다고 생각할 것이고,
합격한 친구들은 합격했기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가족, 친구, 동료 교사분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여러분의 자존감을 갉아먹을 것이고,
여러분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호해야 하는 여러분 스스로가 너무 가엾게 느껴질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저는 떨어지지 않았다면 절대로 몰랐을 여러가지 사실들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것, 내 인생은 온전히 내가 책임지는 것이라는 것, 나를 진심으로 위해주는 친구들에 대한 감사함...
특히, '실패'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 저는 크게 실패한 적도 없었고, 실패한 사람들은 '노력이 부족해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운까지도 개입할 수 없을 정도로 노력해야 하고, 그렇지 못했다면 어떤 이유에서든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오만한 생각이네요..ㅋㅋ
그런데 물채니 뭐니 하며 다들 19 20점이라는 논술 점수를 보면서 '열심히 해도 어떤 일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이 시험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실패하는 순간을 맞게 되고, 그건 그 사람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닐 수 있겠다고요.
그러니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성공과 실패를 대해야 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불합격하신 것은 절대, 절대로 여러분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예요. 그러니 절대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이 불합리하고 공정성 없는 시험 따위는 여러분의 자질을 절대로 결정지을 수 없으니까요.
끝으로 다시 한 번, 여러분의 1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질문이 있으시다면 댓글이나 쪽지로 남겨주세요. :)
첫댓글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좋은글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기간제로 담임 하면서 재수할 예정인 사람입니다! 이 와중에 운동병행은 불가능 할까요!?? ㅠㅠ 하고 싶은데 운동까지 하는 거는 무리일까봐 걱정이에여 ㅜㅜ
선생님 패인 분석, 앞으로 공부 방향을 잡아가는데에 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Д` )
저도 내년에 이런 도움을 줄 수 있는 합격생이 되도록 해야겠어요!!ㅎㅎㅎ
내용 너무 좋아요 !!!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