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동해시 망상해변에서 지난해 열린 세계모래조각대회는 예산을 낭비한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런데 뒤처리마저 아주 부실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이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5월 동해시 망상해변에서 개막된 세계모래조각대회.
동해시가 2억 5천만 원을 지원한 행사에 34명의 조각가들이 초청돼, 숭례문과 다보탑을 비롯한 15점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일정이 마무리된 지난달 9일까지 3만여 명이 다녀가 5천여만 원의 입장수입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전시 일정이 끝나고 두 달 가까이 지난 행사장. 전시기간이 지났지만 뒤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행사장은 흉물로 변해버렸습니다.
모래조각 작품들은 비바람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고, 울타리에 부착했던 대회 표지판은 백사장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천막들은 무너져 버렸고 의자와 탁자는 녹슨 채 널브러졌습니다.
◀INT▶ 관광객 “방치가 돼 있잖아요. 앞으로 행사가 열릴 건지 안 치우고 그냥 마친 건지 알 수도 없고, 해변에 왔는데 이런 모습을 보면 좀 안 좋죠.”
조직위는 적자가 나는 바람에 철거비가 없어서 정비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고, 동해시는 일단 조직위원회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INT▶ 장덕일 /동해시 관계자 “대회 조직위원회가 공유수면을 임대해 행사를 열었기 때문에 별도의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조직위원회는 올해도 세계모래조각페스티발을 개최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MBC NEWS 이웅입니다.// |
우선 지역사회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전용규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서 지적하신 전용규님의 글 제목(동해시 수억날린행사 또 추진 제정신?)에 일견 공감하며 옮은 말씀입니다. 그리고 어떤 분인지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평소 자유게시판을 통해 전용규님의 글을 잘 보고 있습니다.
■ 지난 세계모래조각대회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자 몇 가지 말씀을 드립니다. 우선 대회예산의 확보 없이, 예산확보의 가능성과 확보될 것이라는 긍정의 마인드로 추진한 점에서 큰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또한 지난 5/16일 개막하자마자 3일후인 5/18일 초속 30m/s이상 거의 태풍에 준하는 강풍이 불어 모래체험시설은 다 날아가고 조각품은 손상되었습니다. 작년은 유독히 강풍이 심한 해였습니다. 곧이어 두분의 전직 대통령께서 서거하시며 관광경기는 다소 실종되었으며 이후 신종플루 확산 등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물론 국내외 경기도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또한 지역사회의 호응을 끌어내지도 못했습니다. 한편 기본적으로 예산이 없다보니, 돈을 들여서 하는 광고는 전무했습니다. 모두가 돈이 들지 않는 기사성 광고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시말해, TV광고를 단 1회도 할 수 없었습니다.(TV광고: 0회), 대회를 알리는 플래카드도 대회 1주일전 단 1회 부착한 것이 전부입니다.(플래카드: 1회), 신문광고도 지역신문에만 대회 1주일전에 단 1회 하였습니다(신문광고: 1회). 이것은 지역의 조그만 행사가 아니고 국제적인 세계대회인데 말입니다.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이유야 어떠하든 이 모든 것이 우리 조직위의 정책적 오류였습니다.
■ 모래조각대회를 추진한 배경에는 과연 우리 동해시의 백년대계를 위한 독창적인 소재가 무엇일까?하는 고민에서 출발하였습니다. 2109년 제100회 동해모래축제(Donghae Sand Festival)를 꿈꾸면서 말입니다. 국내 유명축제를 예를들면, 보령=머드축제, 안동=탈춤축제, 금산=인삼축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함평=나비축제, 이천=쌀축제, 화천=산천어축제, 춘천=마임축제, 양양=송이축제, 평창=효석문화제, 인제=빙어축제, 정선=아리랑축제, 횡성=한우축제가 있습니다. 모든 축제에서 그 지역의 정체성이 담겨있으며, 명백히 차별화 및 특성화되어 있습니다. 그럼 과연 동해=?????무엇이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의 해답을 모래(sand)에서 찾은 것입니다.
■ 그 이유는 동해시 망상은 대단히 독특한 해변입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기에 연안도시들은 모두 해변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변의 백사장이 좋은 도시가 별로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서해의 해변은 거의 뻘입니다. 남해에는 백사장이 있지만 잘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동해쪽에는 입자가 고운 부드러운 모래의 백사장이 비교적 서해나 남해에 비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동해연안 거의 모든 시군의 백사장이 해안침식으로 없어지는데 반해, 우리 동해시 망상의 백사장은 늘어나며 규모도 아주 광대합니다. 이것은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현상입니다. 비치에서 하프마라톤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도 이렇게 넓은 백사장을 가진 해변이 그리 흔치 않을 겁니다. 망상 해변은 우리 지역 최고의 자연 자산입니다. 잘 활용하여야 할 것입니다.
■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모래축제로 유명한 곳이 부산 해운대입니다. 해운대는 작년에 모래축제를 상표등록까지 하였습니다. 해운대는 백사장 폭이 아주 짧으며 백사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백사장의 모래입자는 굵어서 아주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해운대는 행사를 위해 모래를 수만톤씩 백사장에 억지로 깔면서 행사를 합니다. 또한 해운대모래축제에서 모래조각은 바다모래를 이용한 평면형태입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해운대구청이 이전과는 달리 해운대 모래축제를 전세계 유명한 모래조각가들을 초청해 거대하고 입체적인 모래조각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겠다고, 해운대 구청장이 직접 TV를 통해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 이러한 부산 해운대 구청장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인터뷰 모습을 보면서 그당시 동해시지역혁신협의회 의장으로서 마음이 아주 답답했습니다. 해운대보다 우월적 경쟁력을 가진 우리가 대한민국 최초로 소개되는 3D타입의 입체적 모래조각을 해운대보다 먼저 동해시 망상에 세워야 하겠다는 역사성과 절박함이 들었습니다. 동해세계모래조각대회가 지역사회에서 비록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대외적으로는 동해시가 모래도시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확실한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향후 해운대가 막대한 예산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모래축제를 업그레이드 하더라도, 정밀하고 입체적인 3D타입 모래조각을 대한민국에서 해변에 처음 세웠다는 상징성과 제1회라는 타이틀은 영원히 바뀌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 과거에는 해운대가 우리보다 모래로서의 정체성이 5년 이상은 앞서 있었지만, 지금은 동해시가 모래의 도시 정체성이 해운대를 앞섰다고 생각합니다. 해운대구청 모래축제를 담당하는 공무원 9명이 벤치마킹하고 갔으며, 이들은 우리 모래조각을 보고 지난 5월말 해운대모래축제에서 전시된 외국작가의 모래조작품보다 훨씬 정교하고 좋다면서 감탄하며, 여기에 참여한 작가들의 연락처를 가르쳐 달라면서 여러가지 많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모래조각은 동해시 모래도시(sand city) 특성화 방향의 아주 작은 조그만 일부분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 모래속에는,
- 환경적 개념 : 사막화, 해안침식, 사구손실, 친환경건축자재산업(동해화력 유동층에서 나오는 석탄재) 등
- 역사적 개념 : 지구의 탄생과 창조와 소멸, 지속가능한 자원순환형사회 등
- 건강의료적 개념 : 모래찜질(모래온천-sand bath), 모래놀이를 통한 두뇌개발 및 아동심리치료, 화이트견운모 마사지 등
<국내 최초로 모래찜질을 사계절(겨울 포함) 백사장에 누워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 문학적 개념 : 백일장, 사랑, 추억, 그리움 등
- 사회적 개념 : 도전, 협동심, 리더십, 모래깃발쓰러뜨리기 등
- 예술적 개념 : 모래유화, 모래조각, 모래마술, 모래소재 추억의 음악 등
- 샌드스포츠적 개념 : 비치사커, 비치발리볼, 비치골프, 비치세탁파크로, 비치족구, 샌드보드, 서핑 등
- 모래관련 관광소품산업 : 모래시계 미니어처(수십종류), 휴대폰 걸이, 달력(모래조각 사진) 등
- 기타 (모래주제관, 모래열차, 모래속 보물찾기, 바다 관련 각종 해양레포츠, 체험, 공연, 전시 프로그램 등)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모래에 함축된 각각의 개념에 프로그램(스토리텔링)과 콘텐츠를 알차게 만드는 것은 우리 지역 축제전문가 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 세상사 모든 일이 단 1회로 성공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주변을 돌아보면 모든 축제가 정착하기에는 몇 년이 걸렸습니다. 함평 나비축제도 처음 몇 년간은 많은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화천 산천어 축제도 관계자 말을 들어보니 1999년 시작하여 흔히 속된말로 죽을 썼다고 합니다. 겨우 2003년이후에 자리를 잡기시작하였으니 5년이상이 걸린 셈입니다. 지금은 백만명 이상이 찾는 국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화천군의 도시브랜드 상승과 지역경제활성화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만일 동해모래축제의 콘텐츠가 잘 구성되어지고 실효적인 홍보가 이루어 진다면, 수년내에 화천 산천어축제(130만 관광객, 450억원 경제효과)에 버금가는 축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 언젠가 TV에서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는데 1999번의 실패가 아닌 1999번의 과정을 거쳐 2000번만에 성공하였다는 광고를 보았는데, 시사하는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 개인으로서는 동해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축제방향의 큰 화두로 모래(sand)를 던진 것에 의미와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저는 축제 전문가가 아닙니다.
차제 동해시가 동해모래축제의 발전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Road map)을 축제 전문가들로 하여금 조속히 연구용역토록 하여, 명실상부 우리나라에서 모래를 주제로 한 생태관광(Eco Tourism)의 대표적 모델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길 바라며, 가까운 장래에 아시아에서 모래도시의 수도(Capital)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모래(sand)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번 만나 뵙고 싶군요.
전용규님,
경인년 새해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십시오.
2009동해세계모래조각대회조직위 공동위원장 권영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