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전 보느라 비몽사몽 출근해 따분한 오후(월요일엔 스포츠신문편집국이 비교적 조용합니다. 프로스포츠 대부분이 월요일 경기가 없고, 일요일 근무자들이 대체휴가를 많이 간 관계로)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흐미~~~그런데 갑자기 축구팀에서 원정16강을 달성하고 대표팀에서 물러난 허정무감독의 긴급 기자회견이 있다는 설레발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무슨 폭탄선언이라도.........혹시 대표팀감독에 다시 복귀하시겠다는, 남북통일의 초석이 되기위해 북한 감독이라도 맡으시겠다는 폭탄발언이라도......ㅎㅎㅎ
잠시후 정정됐습니다. 갑자기 생긴 기자회견이 아니라 진작부터 요청한 허감독의 단독인터뷰가 긴급히 성사되었다는 이야기더군요. 흐미...천만다행!!
<파부침주 등 사자성어를 통해 자신의 심경과 월드컵 경기에 임하는 심정을 밝히며 화제가 되었던 허정무감독, 이번 월드컵 기간중 자신이 했던 말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바로 "아르헤전 맘껏 즐겨라" 라는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카메라톡스의 강요(?)가 있어 떠밀려 선택한 느낌도 있었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컸었다는 이야기더군요. 허감독의 말처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맘껏 즐기며 우리축구를 펼쳤다면 하는 아쉬움이 허정무감독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더군요.>
사무실엔 저밖에 없고 치안공백이 두려웠던 남아공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복귀한 후배기자는 어딘가에서 쏟아지는 시간차 공격(시차)를 극복하기위해 숨어서 세우잠을 자고 있는 피할수 없는 상황. 간단히 인터뷰를 원할히 수행할수 있는 기본장비..카메라한대에 기본렌즈 두어개를 챙겨 소위 형님(기사아저씨를 부르는 이쪽사회의 호칭)을 대동해 축구팀 후배 두명과 서래마을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 오늘 자로 르노삼성자동차가 저희 회사차(렌터카)로 쓰는 SM3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는 뉴스를 들었는데 딴 곳에 볼일이 있었서 차를 몰고 나갔던 부장이 리콜사항과 똑같은 시동꺼짐현상으로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상한 우연이죠. 그동안 몇개월 몰고다니는 동안 전혀 그런 증상을 느껴보지 못했었는데 말입니다. 별수없이 형님이 핸들을 저에게 맡기고 부장이 당황해하고 있는 곳으로 출동했습니다. 카메라톡스는 무거운 눈꺼풀을 밀어올리며 직접 몰고 갈수 밖에 없는 부득이한 상황이 되고 말았죠.
노들길을 넘어 국립묘지앞을 지나니 약속시간보다 30분이상이나 일찍 도착한 카메라톡스 일행.
빌라형 공동주택이지만 1층에 좁은 공간에도 나무가 빼곡해 보기가 좋았습니다.
외출해서 돌아온 허정무감독의 평상시 모습입니다. 스튜어디스인 둘쨋딸을 공항으로 바래다 주고 왔는데 바로 저 차림이었다고 합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지 얼마안되서 그런지 몰라도 편한 반바지와 나시차림이 너무도 자연스러워보였습니다. 집으로 올라가 인터뷰가 시작되기전 옷을 갈아입고 나왔는데 오히려 저 차림으로 했으면 독자들도 편안해 보이지 않았을까..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ㅠㅠ
그런데 집안으로 들어서자 카메라톡스의 눈에 사로잡는 건...
멋들어진 가구나 넓은 고급빌라의 위용이 아니라 내부공간을 둘러싼 바깥 풍경이었습니다. 식당 바깥 발코니엔 소나무를 위시해 작은 식물이 집안을 감시하듯이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실쪽 발코니
바닥엔 자갈이 깔려있고 그 주변은 온통 선인장들이 주인의 손길의 정성을 보여주듯이 큼지막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저 선인장중에는 이번월드컵 기간중에 기사화까지 되었던 선인장도 있습니다. 수십년만에 꽃을 한번 피운다는 선인장인데 이번 월드컵 첫 조별경기인 그리스전을 앞두고 그 보기도 어렵다는 손바닥만한 꽃을 피웠다고 합니다....ㅎㅎㅎ
궁금하시면 계속 스크롤..........
여기도 분재형태로 가꿔진 소나무가 평풍처럼 발코니 정원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바닥엔 한평도 채 안되지만 잔디가 자라고 있구요.
대표팀감독이라는 짐을 내려놓은 대신 해야할 일이 하나 생긴 듯 합니다. 바로 정원사로 변신한 허정무감독이죠...ㅎㅎ
거실 창을 통해 바라본 발코니 정원 풍경입니다. 이런 발코니정원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있다고 하는데 적당한 공간확보가 가능하고 햇?만 잘 든다면 누구든지 한번 도전해 볼만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카메라톡스가 살고있는 아파트는 ?이 잘 안든다는......ㅠㅠㅠ
제사보다 잿밥이라고.....
카메라톡스의 눈길은 허정무감독의 인터뷰용 사진이 아니라......정원쪽으로 자꾸만 쏠립니다.
짜~~~자아~~~ㄴ
바로 윗 사진 중 가운데 큼지막한(제가 보기엔 디게 못생긴) 선인장이 바로 그 선인장입니다. 언제 손바닥만한 꽃을 피웠냐는듯 지금은 밋밋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최미나여사(허정무감독 부인) 말씀에 따르면 언제부터 피었는지는 몰랐다고 합니다. 거실쪽이 아니라 창쪽으로 꽃이 피어서 처음엔 몰랐던거죠. 그리스전을 앞두고 발견했는데 아쉽게도 발견하고 하룻만에 꽃이 져버려 만감이 교차했다고 합니다. 분명 길조인것 같은데 너무 늦게 발견해 피어있는 걸 하루밖에 못봤으니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16강을 예던한 것이 아닐까요?
우야똥 부인은 원정에서 16강을 달성한 남편, 허정무감독의 활약을 예언한것이라고 믿고싶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하지만 카메라톡스는 감히 주장합니다. 독일엔 승리를 예언하는 문어가 있었다면 한국엔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을 예견하고 그 희귀하다는 꽃망울을 터트린 선인장이 있었다는 것을......
선인장하면 손대기 싫은 가시와 볼품없는 자태라는 편견이 많았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모양의 선인장을 한면에 가지런하게 키우니 나름대로 멋이 있는것 같습니다.
사진엔 안 나오지만 저 중엔 하나는 곧 천정을 뚫고 올라가 기세로 커져있더군요. 성장도 빠르고 다양한 형태의 화려한 꽃들이 볼품없는 몸통과 대조를 이루며 묘한 매력을 준다고 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도전해 봐도 좋은 취미인 것 같습니다. 선인장 키우기....
인터뷰를 마치고 여담을 나누는 허정무감독입니다.
허정무감독은 인터넷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얼마전 사퇴기자회견 전에 부인이 밝혔던 것처럼 가족 모두 기사의 댓글에 거의 노이로제에 걸렸다고 합니다. 허감독 본인은 그런 댓글에 무감각해질만큼 오랫동안 적응해왔지만 가족은 그렇지 못해 무자비한 비난성 댓글에 상처를 많이 입었다고 합니다. 이번 월드컵기간중에도 똑같은 경험을 가족들은 했구요. 인터넷없이 살수 없는 우리생활이라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비판과 비난이 구별되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러나 어떤이는 '무플의 무관심보다는 악성댓글이라도 있는게 낫다'는...카메라톡스도 점점 줄어드는 댓글에 고민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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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카메라톡스 원문보기 글쓴이: 카메라톡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