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객과 자흥노독, 수만거사, 방림풍검, 제주쌍도를 태운 흑두마차가 울돌목 거친 바다 위의 부교를 넘어가고 있었다. 물길이 암초에 부딪혀 튕겨 나오는 소리가 매우 커 바다가 우는 것 같다고 하여 울돌목이라고 불리는 곳이였다.
멀리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명량대첩으로 왜군의 함정들을 섬멸한 이순신의 동상이 해협을 굽어 보고 있었다.
파도에 웃음을 싣고
세월따라 살아온 삶
구름에 웃음을 실어
모든 은원을 잊으니
강산도 따라 웃는다
부귀영화 부질없는 인생사
바람에 미소 지으며
바위에 부딪혀 미소짓는 파도
왜 싸우고 왜 서로 죽이고 죽이는가 ?
이 또한 하늘의 뜻이 아니겠는가?
처량한 바람 고독한 웃음
태산이 웃는다
치졸한 인간들이여
승부는 하늘만이 아는데
세상만사 다 하늘의 뜻
그 파도에 실려 우리 여기에 왔네..
대지가 비웃고
하늘도 슬퍼하는구나.
소오강호의 창해일성소 滄海一聲笑가 바람 속에 실려 나오고 있었다.
무심객의 마음속에는 30년 전의 아픈 사랑의 기억이 떠오르고 있었다.
의사선생과의 결혼예정 소식을 듣고 뜨거운 마음으로 천리 먼길 보물섬 진도에 새벽녘 도착한 청년 무심객………….
목포선녀의 진도 집을 찾아가 차가운 얼굴로 그 동안의 정표와 사연을 담은 서신을 모두 회수하고 그것을 울돌목 바다에 찢어 던지며 뜨거운 눈물을 흘려야만 했던….
그 무정한 바다…………
뜨거운 눈믈이 말라 차가운 눈물로 변해 버린 그 무정한 보물섬 진도…..
변심한 여인을 향한 청년의 순수한 마음은 30년 전 이 울돌목 바다에 버려졌지만, 미래를 향한 희망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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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림산방을 거쳐 야성의 낚시를 위한 사천지에 흑두마차가 멈춰섰다. .
“아..이럴 수가….”
무심객의 입에서 탄식이 섞인 신음소리가 들렸다.
마두들의 야성의 낚시터에는 아무런 문명의 이기들이 없었다.
서울경기 일원에서는 호텔식 좌대에서 우아한 낚시를 즐겼지만 이곳은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는 야생 그 자체였다.
하늘에는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고 있었고, 그것을 가릴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냥 노지에서 자면서 자연과의 맨몸으로 사투를 벌려야 하는 야성의 낚시에 무심객은 낚시를 포기해야만 했다.
“야성…그 자체구만…”
무심객의 야성은 길들여져 있었다. 너무 편해져 있는 자신이 한없이 약하게 느껴지는 밤이였다.
12시간의 자연과의 밤샘 사투 끝에 수만거사, 제주쌍도, 방림풍검은 수십마리의 조과를 올리고 무심객의 마차에 몸을 싣고 수만산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귀향 길에 그 유명한 나주 곰탕의 하얀집을 들러 금성루를 감상하며 한잔 하는 순간 멀리 송도 혈마의 전통이 왔다. 강진에서 강진유협 윤영남과 조우하자는 전갈이였고 다시 마차를 돌린 무심객 일원은 강진의 동해루에서 짱뚱어탕과 소주를 곁들이며 지역 일미를 맛보는 경험을 하게 되엇다.
하지만, 이 한번의 전통이 송도혈마가 제주쌍도를 만나게 되는 운명의 시발점이 될 줄이야……..
혈마와 광마는 섬에서 난다고 했던가…
거제도 거친 바닷속에서 자란 송도혈마가 제주도 바람속에서 자란 제주쌍도가 드디어 수만산장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드디어 수만산장에서 4대 절대고수가 격돌하게 되었다. 그들의 식탁에는 해남과객 김태호가 심형을 들여 제조하고 있는 표고버섯, 흑마늘, 개구리, 블루베리 셋트가 준비 되어 있엇다.
술이 한순배 돌자 고도리 대결이 시작되었다.
송도혈마 조치원, 제주쌍도 오성복, 수만거사 고영국, 냉면무심객 김형호…..
“이 밤을 찢어버리자 “
“3박 4일간만 합시다.”
“그만두자는 말을 평생 해 본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지갑에 가득 노란 신사임당 부적을 채워 왔습니다.”
4인의 손과 머리가 급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고,,,,찌르고 막기를 수백여합….
수만거사가 전날 밤의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도중에 낙오하고 말았다.
최후의 3인이 초식을 주고 받기를 수십합….
새볔녘까지 승부가 나지 않자…냉면무심객이 적절한 타임 중지하고 다음에 한번 다시 한번 하는 것이 어떻게느냐고 말했으나,
“무슨 그런 험한 말을 하시나 “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니오…”
무심객은 머쓱하여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불타오르는 호승심의 마음은 그칠 수가 없는 관성의 법칙으로 중지를 할 수 가 없었다.
중독자의 세계는 일반인의 마음으로 가늠할 수가 없는 세계였다.
멀리 새벽닭이 우는 소리가 들려올 무렵…
“파..파..팍....”
“연환 12수…”
“광박….피박…..광피박…”
제주쌍도의 사시미칼이 송도혈마의 옆구리를 사정없이 파고 들었고….
송도혈마는 미쳐 방비하지 못한 채 계속적으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무심객은 차분하게 쌍도의 칼을 막으며 본연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혈마의 피가 너무 많이 흘러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노란부적만으로는 이를 막을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 들고 말았다.
“아..정말.. 감탄할 만한 무공이시구려….”
“아닐세…오늘은 운이 좋았을 뿐이네….”
혈마가 자존심을 버린 채 긑내 최후의 일격을 당하고 무릎을 꿇고야 말았다.
냉냉한 쌍도의 입에서 득의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아침 뜨거운 식사는 내가 대접하도록 하지요.”
송도혈마의 주머니 속은 이미 비워져 버렸고 목소리는 힘이 없어 졌으며 송도로 돌아갈..기름값까지 바닥이 나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
천하의 고도리 공을 익혀 강호에 주유한 지 30년…
적수가 없어 몰래 인터넷 무림에 잠입하여 익명으로 수련한 지 10 여년…
수 많은 승부의 순간들이 눈앞에서 명멸했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햇던 변방 제주도의 무명검객에게 이렇게까지 수모를 당하다니…..
혈마는 슬펐다…..
“내년에도 보시지요…”
쌍도가 차갑게 내 뱉었다.
혈마가 무심객에게 원망했다.
“다시는 여기 안온다….강원도로 갔어야 했는데…”
무심객은 말없이 무등산 능선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하고…
입으로 흥한 자는 입으로 재앙을 불러 들인다 했는가….
그렇게 또 수만산장의 하루가 지나고 있었다.
첫댓글 소오강호 좋아!